건선 치료제들이 다양한 특장점을 확보해 임상 및 마케팅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PASI 100으로 대표되는 ‘건선 증상의 완화’에 올인하는 특성을 보여주거나, 삶의 질과 심혈관계 이점 등 일명 ‘팔방미인 치료제’를 표방하는 트렌드가 나타나 주목된다.
그동안 건선 치료 목표는 건선 면적과 중증도가 얼마나 감소됐는지를 나타내는 PASI(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 수치가 절대적이었다. 대부분의 건선 치료제들의 PASI를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지금은 일부 건선 치료제들이 PASI 100에 도달한 임상 결과를 나타냈다.
그 중에서도 인터루킨-23(IL-23) 억제제 계열 신약인 리산키주맙은 임상 2상과 3상 모두에서 PASI 100에 도달하는 약의 효과를 증명했다.
중등도에서 중증의 성인 판상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12주째 PASI 100에 도달한 비율은 리산키주맙 90mg과 180mg을 투여한 환자군에서 45%에 달했다. 우스테키누맙 투여군에서는 18%에 불과했다.
임상 3상에서는 치료 52주 만에 투여군 절반 이상에서 PASI 100을 달성했다. ultIMMA-1, ultIMMa-2, IMMhance, IMMvent을 비롯한 4개의 임상 연구에서 16주차부터 52주차까지 sPGA 0/1(Static Physicians Global Assessment)와 PASI 90을 기준으로 피부개선을 평가한 결과다.
지난 3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은 해당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중등도에서 중증의 성인 판상 건선 환자 치료제로 리산키주맙을 승인 권고했다.
리산키주맙은 베링거인겔하임과 애브비가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으로, 애브비는 리산키주맙의 향후 개발과 글로벌 판매를 주도할 예정이다.
반면 최초의 IL-17A 억제제인 코센틱스(성분명: 세쿠키누맙)는 지난 3월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2019 미국피부과학회(2019 AAD)에서 환자 삶의 질 개선, 심혈관계 혜택 등을 입증한 임상 데이터들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우스테키누맙과의 두 번째 직접비교 임상인 CLARITY의 결과, 코센틱스로 치료 받은 중등도에서 중증의 판상 건선 환자 중 DLQI(피부 삶의 질 지수) 0 또는 1 반응을 달성해 ‘피부 질환이 자신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보고한 비율은 치료 12주차와 16주차에서 각각 64.0%, 68.4%로 우스테키누맙군의 51.7%, 55.9%보다 모두 높게 나타났다.
또 다른 코센틱스의 주요 3상 임상 연구에서는 높은 공복혈당 수치를 보인 건선 환자들(FPG>125mg/dl)은 코센틱스 치료 52주차에서 그 수치가 낮아졌고(173.8mg/dl→160.7mg/dl) 혈중 High-sensitivity CRP(C-reactive-protein)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고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이 확인됐다(6.2mg/l→3.8mg/l).
이 밖에도 기저선에서 대동맥혈관 염증(TBR) 수치가 높았던 환자들(TBR>1.6) 중 처음부터 코센틱스를 투여한 환자들은 치료 12주차에서 TBR 수치가 감소했고, 이러한 경향이 52주차까지 유지됐다.
건선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그리고 질환의 이환 기간이 길수록 심혈관계 위험은 증가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코센틱스의 연구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코센틱스가 PASI 100에 도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코센틱스는 우스테키누맙과의 직접 비교 3상 임상인 CLEAR를 통해 1차 연구 목적 종료 시점인 치료 16주차에서 절반 가까이(44.3%, 우스테키누맙군 28.4%)가 PASI 100에 도달한 것을 확인 한 바 있다.
한국노바티스 임상의학부 신소영 전무는 “코센틱스는 PASI로 대표되는 건선 증상의 치료 목표를 한 단계 올려놓은 최초의 IL-17A 억제제"라며 "이제는 동반질환이 있거나, 특정 부위 건선의 치료, 투약 편의성 등 건선 환자들의 삶의 질까지 폭넓게 고려한 포괄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선 치료제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라 불릴 만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꾸준히 발전해 가는 치료 목표로 인해 환자들의 삶이 얼마나 변화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