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폐암용 면역항암제’ 출시…이모저모 따져보니
임핀지, 생존기간 유의 연장…방사선 후 PD-L1 예측은 어려워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3-28 06:00   수정 2019.03.28 08:44

폐암의 치료 역사는 오래됐지만, 개발에 들인 시간만큼 치료법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오지는 않았다. 특히 3기 비소세포폐암(이하 3기 폐암)은 지난 100년의 시간 동안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만이 가능한 병기의 암종으로 여겨져 왔다.

지난 2010년에는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동시항암방사선치료(CCRTx)의 유효성을 검증했던 연구가 당시 의미 있는 데이터를 도출하면서 현재까지도 표준 치료로 권고되는 성과를 이뤘지만, 이것이 전부였다. 다시 말해 지난 20년 동안 폐암 치료에서 이렇다 할 큰 발전은 없었다.

3기 폐암은 새로운 근원지(new origin)에 전이가 되는 성질을 띄는 ‘국소진행성’을 띄기 때문에,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약 30%에 불과하다. 수술을 해서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보니 5년 생존율 또한 굉장히 냉정하다. 최근 통계들에 의하면 3기 폐암의 5년 생존율은 약 10%로, 이 경우도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충실히 잘 병행했을 때의 이야기다.


그러나 완치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27일 열린 임핀지 국내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이대호 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는 “3기 폐암의 치료 목표 역시 완치다. 다만 그 과정이 어려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3기 폐암에 쓸 수 있는 항암제의 개발이 간절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면역항암제 분야에서도 최초의 3기 폐암 적응증을 획득한 항암제가 나타났다. ‘임핀지(성분명: 두발루맙)’가 그것이다.

조병철 교수(연세암병원 종양내과)는 “지난 몇 십 년 동안 3기 비소세포폐암에서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연장시킨 약제가 없었다. 평균적으로 동시방사선치료를 하고 난 6개월 후에는 약 50%가 재발하지만, 임핀지로 치료한 후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을 보면 16.8개월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핀지의 허가 임상이 된 PACIFIC 연구를 보면 한 가지 맹점이 있다. PD-L1에 결합해 효과를 나타내는, 이른바 PD-L1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임에도 불구하고 실험에 참여한 40%가 PD-L1 확인이 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그 이유는 40%의 환자는 관련 조직(tissue) 자체가 없거나 올바르게 검증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체 표지자로 불리는 바이오마커의 기준은 아직까지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라고 전했다.

임핀지의 전임상 결과에 의하면, 방사선에 노출된 종양세포에서 PD-L1 발현이 증가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이 결과는 전임상인 만큼 쥐 모델에서 시행됐던 데이터다.

이를 사람에게 적용할 경우, 방사선 치료 후 해당 세포가 손상을 입게 되면 조직생검을 통해 발현율을 확인해야 하는 PD-L1은 검사 자체가 어렵게 된다. 따라서 PD-L1이 나타났다고 보는 60%의 환자들과 나타나지 않았던 40% 환자들 모두 방사선 치료 이후의 PD-L1 변화는 확인이 어렵다. 임핀지의 개발사인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이와 관련해 별도로 진행한 연구는 없는 상황이다.

백금 기반 동시항암방사선요법 이후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절제 불가능한 국소진행성(3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임핀지의 경우에는 사용 전에 방사선 치료가 필수로 시행돼야 한다.

더불어 이 교수는 ”PACIFIC 임상의 하위분석 결과를 보면 임핀지는 EGFR 변이에서도 효과를 보였지만, 임상에 참여한 EGFR 변이 환자들이 너무 적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고, 그 많은 환자들을 추가로 모집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리얼월드 자료를 통해 결과를 봐야 한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3기 폐암에서 약을 쓸 때 완전 반응(complet response)가 왔느냐는 중요하지않다. 반응 자체를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방사선 치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 병변이 완전히 없어졌는지, 방사선 치료에 의한 폐 경화(fibrosis)가 왔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임핀지는 2주 간격으로 총 1년간 투여됐을 때, PD-L1 발현과 상관없이 기존 치료 대비 유의하게 장기 생존율(long term survival)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이 같은 특별한 이점을 보인 상황에서 하위 분석을 논의하는 것 자체는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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