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헬스케어 트렌드의 중심에 ‘유전학’이 다재다능한 역할을 하며 트렌드 전반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유전학(Genetics)은 생물학의 한 분야로 생물의 유전자, 유전, 그리고 변이를 주로 연구한다. 부모에서 자식에게 이어지는 형질의 연구가 학문의 전반적인 바탕이 된다.
유전자는 모든 살아있는 생물에 존재하기 때문에 유전학은 세균, 식물, 동물, 그리고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계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덕분에 유전학은 많은 분야와 연관돼 있지만,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분야는 역시 ‘신약 개발’이다.
이는 유전학이 발달하면서 질환 자체에 대한 연구의 진화도 있지만 질환 치료를 위해 표적해야 할 돌연변이 유전자를 발굴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자의무기록(EMR)이 자리 잡으며 유전적으로 관련 있는 질환에서 관련 표현형들을 조금 더 객관적이고 효율적으로 찾아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전문가들은 종양학 분야에서의 신약 개발은 효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유전학적 접근을 통해 항암제의 임상시험 성공률을 2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희귀질환에서의 신약 개발도 가속화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희귀질환은 유전성을 띄고 있지만, 치료 옵션이 많지 않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충분한 R&D를 통해 유전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면 혁신 희귀질환 신약을 개발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유전학은 바이오마커 발굴에도 이용된다. 지난해에는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마크로젠이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유전체 분석법으로 암세포 주변 종양미세환경의 면역 신호를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눈길을 끌었다. 면역 신호가 새 바이오마커인 셈이다.
NGS 유전체 분석법은 암세포 주변 종양미세환경의 영향을 받아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면역 오류를 면역세포 자체의 유전자 발현량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다수 항암제들의 등장으로 환자들의 생존율은 전보다 높아졌지만, 보험 급여 등 일부 한계들로 인해 바이오마커의 역할이 중요해지며 바이오마커 개발은 상용화 여부를 떠나 존재 자체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차세대 암 치료법으로 중요성이 높아지는 오가노이드(organoid) 역시 유전학 분야 연구의 성과물 중 하나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에서 분리한 세포를 3D 배양법으로 재생산한 세포 집합체로, ‘미니 장기’ 또는 ‘유사 장기’라고 일컬어진다. 그 중 인간 오가노이드 모델은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을 보다 잘 반영하고 치료에 대한 반응 예측을 제공해 전임상(Preclinical)에서의 암 예측 모델을 변형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오가노이드에 활용되는 유전 정보는 오가노이드 모델이 기증 종양에 존재하는 분자 변화를 반영하고 어느 정도의 다클론성을 유지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중요한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의학과 과학이 미래를 향해 맞물려 발달해가는 가운데 유전학이 앞으로 또 어떤 분야에서 성과를 낼 지, 인류의 삶은 얼마나 바꿔 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