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질환 퇴원 후 30일 이내 자살률 변화. 표=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신질환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 후 30일 이내 자살한 사람이 일반 인구집단 대비 66.8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선민)은 심평원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신질환 퇴원 환자의 자살률 추세’ 연구 결과를 정동장애저널에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채송이 주임연구원, 김경훈 부장)은 2010~2018년 정신질환으로 입원한 15세 이상 환자 157만명을 대상으로 퇴원 후 30일 내 자살률을 비교․분석했다.
정신질환별로 자살률을 산출해 시계열적 변화를 파악하고, 표준화 사망비를 산출, 정신질환자와 일반 인구집단 간 자살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2016~2018년 정신질환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한 후 30일 내 자살한 환자 수는 일반 인구집단에서 자살한 사람의 66.8배였다. 다만 2010-12년 74.9배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 정신질환 퇴원 30일 내 자살률 표준화 사망비. 표=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령 그룹 중에서 20~39세 환자 표준화 사망비는 114.9로 가장 높았고, 80세 이상 환자는 27.3으로 가장 낮았다.
여성 환자 표준화 사망비는 107.5로, 남성(54.0)보다 약 2배 높았고, 우울증(122.7) 환자가 다른 정신질환자에 비해 표준화 사망비가 높았다.
2018년 정신질환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 중 30일 내에 자살한 환자 수는 퇴원 환자 100,000명 당 198.1명으로, 2010년(206.6명) 이후 연간 퍼센트 변화율은 1.2% 감소했으나 뚜렷한 변화는 없었다.
질환 별로는, 우울증 환자 퇴원 후 30일 내 자살률이 퇴원 환자 100,000명 당 364.4명으로, 정신질환 중에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조현병(167.8명), 양극성정동장애(158.0명) 순이었다.
2010~2018년 동안 조현병과 불안장애로 치료받은 환자의 퇴원 후 30일 내 자살률의 연간 퍼센트 변화율은 평균적으로 각각 3.2%, 6.5%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김경훈 부장은 “정신질환자는 다른 환자에 비해 자살률이 높고, 특히 퇴원 후 단기간 내에 자살 위험이 높으므로, 퇴원 후 조기에 외래 진료를 받거나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관리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한 퇴원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심평원 빅데이터와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를 연계해 보건학적으로 중요한 이슈인 정신질환자의 자살률을 세부적으로 비교․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약 10년 동안 조현병과 불안장애 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의 30일 자살률은 유의미하게 감소했지만, 우울증과 같이 일정한 추세를 보이지 않는 정신질환자의 자살률 감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