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B'는 다름아닌 '바이오'
바이든 대통령, 사상 최초 유전학자 출신 과학기술정책실 수장 임명
이종운 기자 new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1-02-16 12:05   수정 2021.02.16 12:12
지난 1월 20일 출범한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 과학기술정책의 핵심기관인 과학기술정책실(OSTP) 수장으로 에릭 랜더 MIT 교수를 선임하고 해당 직위를 장관급으로 격상하면서 바이오 중심의 과학기술 거버넌스 및 자문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OSTP에 사상 최초로 내각 수준 지위를 부여하고 수장을 장관급으로 격상시켰다.  OSTP 자문 범위도 국정 전반으로 확대하면서 과학기술분야 이외에도 국가의 주요 의사결정에서 OSTP의 자문을 경청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19개월이 지나서야 OSTP 수장을 임명하고 자문기능을 대폭 축소시키는 등 소극적인 행보를 취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전 OSTP 수장을 임명하고 OSTP의 내각 수준 격상과 자문기능 강화를 추진하는 등 전직 대통령과 명확히 대비되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에릭 랜더 OSTP 신임 국장은 인간지놈프로젝트(HGP)의 주요 리더로 세계 최고 비영리 유전체 연구기관 중 하나인 MIT·하버드 연구소의 창립자이자 회장이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는 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 공동 위원장을 8년간 역임하면서 오바마 대통령 과학 고문을 맡았던 존 홀드렌과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긴밀히 교류한 바 있다.  

기존의 OSTP 수장은 핵·원자력 등 거대 과학기술과 관련한 자문을 수행하면서 주로 물리학자들이 역임했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사상 최초로 유전학자를 지명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 바이오 분야를 최우선적으로 중시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OSTP의 자문 범위가 확대된 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초로 내각 지위가 부여된 OSTP의 자문 범위가 ‘대통령의 모든 의사결정에서 과학 관련 내용’으로 크게 확대되면서 미·중 패권경쟁에서 바이오 분야를 무기로 내세워 전략적 투자를 수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랜더 국장은 또 다른 주요 자문기구인 PCAST의 공동 의장직도 역임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PCAST의 공동 의장에 여성 과학자인 프랜시스 아놀드 박사와 마리아 주버 박사를 지명하면서 PCAST 역사상 여성 과학자들이 공동 의장을 역임하는 최초 사례를 만들었다.

아놀드 박사는 화학자이자 단백질 분야 전문가로 미국 최초의 여성 노벨 화학상 수상자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로젠생명공학센터, 일루미나, 구글 모기업 알파벳 이사직 수행 배경이 있다.   주버 박사는 우주 과학자로 NASA 우주선 임무를 진두 지휘한 최초의 여성 과학자다.  그는 MIT의 기후행동계획을 이끌고 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OSTP 국장과 구성원에게 향후 과학기술 정책방향을 고려해야 할 다섯가지 질문을 제시한 바 있다.  

다섯가지 질문은 △광범위한 공중보건 관련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가능하고 가능해야 하는가 △과학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이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이 될 수 있는가 △미래의 기술 및 산업, 특히 중국과의 경쟁에서 미국이 세계를 리딩할 수 있는가 △과학기술의 성과가 미국 전역과 모든 미국인에게 공유될 수 있는가 △과학기술의 장기적 번영 가능성은 무엇인가다.

바이든 대통령은 OSTP가 해당 질문을 바탕으로 연방정부가 채택해야 할 전략, 실행계획, 구조 등에 권고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바이든 행정부가 바이오 중심의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도 바이든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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