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밀의료사업, 명확한 정의 후 제도·윤리적 기준 검토 선행돼야
1차 국민참여 연구자원 개발사업 포럼…법적충돌·개인정보 유출 등 우려
이승덕 기자 duck4775@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7-12-05 06:00   수정 2017.12.05 09:57
국내에서도 정부 주도의 '정밀 의료 자원화' 사업이 첫발을 내딛은 가운데, 정밀의료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리와 제도적·윤리적 기준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 4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미래의료인문사회과학회·한국의료법학회가 공동 주최하고 연세대 의료법윤리학연구원이 주관한 '제1차 국민 참여 보건연구자원 개발사업 포럼(정밀의료 ELSI 중심으로)'에서는 이 같은 논의가 이뤄졌다.

우선 발제에서는 연세대 의대 김소윤 교수(의료법윤리학과장)가 국내에서 진행되는 정밀의료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2016년부터 국내에서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구 미래창조과학부)·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정밀의료'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해당 사업은 5,063억원 규모 사업비로 5년간(2017~2021년) 진행되며, 정밀의료 자원화 10만명, 정밀의료기반 연구·산업화 지원 30건, 암 진단·치료법 3건, 정밀의료기반 병원정보시스템 현장적용 2건, 지능형 정밀의료 예방·건강관리 서비스 실시 5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패널토론에서는 전반적으로 정부 정밀의료 자원화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연세대 의대 김한나 교수는 "사업 설계에 있어 아직까지 유전정보를 이용한 차별이 부각된 적은 없으나, 향후 개인정보 공개 및 정보유출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개인 뿐 아니라 가족 및 친척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대한 논의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연구 참여자들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된 동의체계가 구축돼야 하고, 참여자에 대한 보상논의와 더불어 2018년 시범사업 단계부터 정밀의료 윤리위원회 등 전문가·일반인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주호노 교수(한국의료법학회장)는 "정밀의료는 데이터 기반 의료이기 때문에 핵심은 데이터 오류로 인한 의료상의 오류화라며 "데이터 자체에 오류가 발생하면 의료상 오류로 직결해 그런 부분을 어떻게 사전에 예측하고 시정할 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정밀의료에서의 의료수준이 더 향상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설명의무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며 "정밀의료가 만능인것처럼 용어상 호도되지만 의미를 잘 챙겨야 한다. 기계적 오류에 대한 사전차당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밀의료가 윤곽이 나와있어야 법적으로 대처를 잘 했을 텐데, 아직 모양이 나타나 있지 않아 법률적 검토는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한계를 짚었다.

울산대 의대 구영모 교수(생명윤리학회장)는 올해 1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 발표한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우선 정밀의료가 여러 법들과 부딪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개별법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며 "의료법, 개인정보보호법, 암관리법, 보건의료기술진흥법,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치정보 보고 이용등에 관한 법률 등 7개 현행법과 충돌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번째로 사회적 합의과정이 필요한데, 개인 참여하는 환자는 개인적인 개별동의왑 별개로 사회적 차원 동의를 의미한다"며 "사업의 목적과 결과사용, 파급효과 ELSI(Ethical, Legal and Social Implication Study) 연구결과를 일반대중과 공유하는 것과 관련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미 사업이 시작됐지만, 사업 초반에라도 이런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 김옥주 교수는 "발제를 받아도 정밀의료라는 것이 명확치 않아보인다. 그림이 없는데 ELSI를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라며 "첫 과제로 제일 중요한 건 연계성인데, 빅데이터 윤리와 같이 연계성을 어떻게 할것인가, 빅데이터 연계도 법적허들은 어떻게 넘을 것인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결국 누가 데이터를 믿음직하게 거버넌스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개인이나 단체가 아닌 국가 차원에서 집단이 책임지고 퍼블릭 거번너스로 믿을 수 있는 전제가 세워져야지, 사업도 안나왔는데 ELSI를 어떻게 논의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아산병원 유소영 박사는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지만 규제는 3차 산업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이해상충관계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안전하게 연구할 수 있을까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고 발언했다.

유 박사는 "정밀의료는 많은 부분이 법률적 상충되는 가운데 개별연구자들은 정밀의료 큰 컨셉이라는 연계란 과정을 고치기는 어렵다"며 "현재에서는 논의라고 한다하더라도 어떤 프레임을 가져야 하는가 하는고민은 지속된다. 무엇보다 한국의 ESLI연구는 한국 국민의 인식이 중요하다"고 화두를 던졌다.

법률사무소 해울 신현호 변호사는 "정밀의료에 대한 연구개발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문제는 환자 개인정보 유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라며 "전국민이 건강보험 가입자로 지문을 갖고있고, 개인사찰 경험까지 있는 국민정서하에서 반대가 크지않나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새로운 맞춤형 의료사업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굳이 복지부가 산업화에 조급증을 갖고 추진할 필요는 없다"며 "프라이버시 인격권 보장이 산업화 충돌시 조화를 어떻게 이룰것인가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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