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주스와 사과주스가 체내의 항산화 방어기전을 향상시키는 작용을 직접적으로 비교분석한 연구결과가 공개되어 신선한 화제다.
피험자들의 항산화 활성이 석류주스를 음용한 그룹에서는 10% 가까이 향상된 반면 사과주스를 마신 그룹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골자. 그렇다면 전립선암 억제에서부터 연골 손실속도의 둔화, 알쯔하이머 예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효능이 알려져 왔던 석류의 효용성 리스트에 또 하나가 추가될 수 있을 것임을 유력하게 시사하고 있는 내용인 셈이다.
중국 텐진에 소재한 위생‧환경의학연구소의 장지앙 궈 박사팀은 미국에서 발행되고 있는 영양학 분야의 학술저널 ‘뉴트리션 리서치’誌(Nutrition Research) 2월호에 발표한 ‘고령의 피험자들에게서 사과주스를 상회하는 것으로 사료되는 석류주스의 항산화 기능 개선효과’ 논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석류가 나타내는 다양한 항산화 효능은 주로 페놀系에 속하는 엘라기탄닌(ellagitannin) 성분들의 작용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장지앙 궈 박사팀은 평균연령 63.5세의 고령층 피험자 26명을 무작위 분류한 뒤 각각 1일 250mL의 석류주스 또는 사과주스를 4주 동안 음용토록 하는 방식의 시험을 진행했었다.
그 결과 석류주스를 섭취한 피험자 그룹의 경우 혈중 항산화 활성(capacity) 수치가 당초의 1.33밀리몰/리터(mmol/L)에서 1.46mmol/L로 상당정도 향상된 반면 사과주스 섭취그룹에서는 1.36mmol/L~1.37mmol/L 안팎에서 미미한 변화만이 눈에 띄었다. 여기서 항산화 활성의 수치는 제 2철염 감소 항산화 활성(FRAP) 분석법을 사용해 정량화한 것이었다.
연구팀은 또 DNA 손상을 나타내는 지표인자의 하나로 알려진 8-히드록시-2‘-데옥시구아노신(8-OH-dG; 8-hydroxy-2’-deoxyguanosine)의 뇨중(尿中) 수치를 비교검토한 결과 석류주스 섭취그룹이 사과주스 섭취그룹에 비해 21% 정도까지 낮게 나타났음이 눈에 띄었다.
산화(酸化)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DNA 손상이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발생 위험성을 증가하는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음을 상기할 때 상당히 주목되는 결과인 셈.
다만 혈중 아스코르빈산과 비타민E의 수치 변화, 글루타치온의 감소 등은 두 그룹간에 그리 괄목할만한 수준의 격차가 관찰되지 않았다.
장지앙 궈 박사는 “이번에 도출된 석류주스의 효과도 엘라기탄닌 성분들의 작용에서 비롯된 결과로 사료된다”면서도 “시험이 제한된 인원의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단기간에 걸쳐 진행되었던 만큼 보다 큰 규모로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