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처방약 광고 지면>TV>인터넷 順
신문‧잡지류는 19세기型 미디어 지적 무색케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7-05-01 16:50   수정 2007.05.10 10:38

지난 3년여 동안 미국에서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처방약 DTC(direct-to-consumer) 광고에 지출한 금액 규모가 적잖이 증가하는 양상을 지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3년간 부쩍 정치적‧법적 압력에 직면해야 했던 주요 제약기업들이 프라임-타임대의 TV 광고예산을 줄이고, 인터넷으로 광고의 무게중심을 전환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여왔음을 상기할 때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 미디어 리서치 그룹의 계열사로, 광고 데이터 서비스 및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닐슨 모니터-플러스社(Nielsen Monitor-Plu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의약품 광고비 규모가 47억 달러에 달해 2005년에 비해 1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문과 잡지류를 대상으로 하는 지면광고의 경우 24.7%로 가장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18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했던 것으로 나타나 주목됐다. 신문과 잡지류가 한물간 19세기형 매체라는 항간의 지적을 무색케 하는 통계수치인 셈.

인터넷 웹사이트 광고 지출액은 지면광고에 미치지 못하는 9.5%를 기록하며 1억 6,300만 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네트워크 TV는 금액 자체는 16억 달러로 큰 몫을 점유했지만, 증가율은 9.4%에 그쳤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네트워크 TV에 비해 한층 타깃지향적인 광고가 가능하다는 이점을 어필하고 있는 케이블 TV는 예상밖으로 6.1%의 증가율에 그치며 6억 2,100만 달러 볼륨의 시장을 형성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네트워크 TV가 의외로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보인 이유는 제약기업들이 이미지 제고를 위해 프로그램들 사이에 짧은 광고를 끼워넣기보다 한층 직접적인 메시지(direct-response messages)를 전달하는 방식에 주력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뉴저지州에 소재한 의약품 마케팅업체 로세타社의 커트 홀스타인 총괄이사는 “제약기업들이 광고 시청자들로 하여금 웹사이트를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도록 메시지를 띄운 뒤 반응도와 광고효과를 면밀히 체크하는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최근들어 의약품 TV 광고가 부쩍 활발해진 것은 화이자社가 4월들어 관절염 치료제 ‘쎄레브렉스’(셀레콕시브)의 광고를 3년여만에 재개한 것이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머크 & 컴퍼니社의 경쟁제품이었던 ‘바이옥스’(로페콕시브)가 회수조치된 후 중단되었던 ‘쎄레브렉스’의 새로운 광고는 무려 2분 30여초에 걸쳐 복용시 주의사항 등 상세한 내용을 전하고 있다.

게다가 의약품 TV 광고는 앞으로 더욱 활기를 띄게 될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社의 금연치료제 ‘챈틱스’(바레니클린)와 경구흡입식 인슐린제제 ‘엑슈베라’ 등이 2/4분기 중으로 TV 광고캠페인 참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또 머크 & 컴퍼니社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가다실’의 마케팅 활성화를 위해 TV 광고에 지출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가다실’의 접종 의무화와 관련한 논란이 일고 있는 데다 이 제품이 청소년들의 性생활을 부추길 수 있다는 항간의 우려, 발매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경쟁제품 ‘서바릭스’의 존재 등이 광고의 필요성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과민성 대장증후군 치료제 ‘젤놈’(또는 ‘젤막’; 테가세로드)의 경우 TV 광고가 한창 활발히 진행되고 있던 가운데 지난달 초 노바티스社가 FDA의 주문을 받아들여 발매를 전격중단해 민감한 반응을 불러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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