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社는 지난 17일 FDA의 허가를 취득한 머크&컴퍼니社의 디펩티딜 펩티다제-4 저해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시타클립틴)의 뒤를 이어 다음달 '가브스'(빌다글립틴)가 발매승인을 얻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노바티스측은 '가브스'의 당뇨병 예방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시험에도 이미 착수한 상태이다. 이 회사의 다니엘 바젤라 회장은 "물론 식이요법과 운동도 매우 중요하지만, 약물도 당뇨병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란셋'誌 최신호에는 "총 5,269명의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임상시험에서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아반디아'(로시글리타존)를 복용한 그룹의 당뇨병 발병률 및 사망률이 11.6%로 나타나 플라시보 복용群의 26%에 비해 절반을 밑돌았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이미 당뇨병 치료용도로 발매되어 나온 약물들이 높은 발병위험성을 안고 있는 이들에게 예방을 위한 목적으로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지 유무에 관심을 돌리는 제약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당뇨병 예방제 시장이 빅 마켓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
실제로 현재 당뇨병 치료를 적응증으로 발매 중인 다수의 제약기업들은 자사제품이 예비 당뇨환자(또는 당뇨병 전기환자)들에게도 효과적인 사용이 가능할 것인지를 가늠키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 글락스소미스클라인社, 스위스 노바티스社, 미국 일라이 릴리社 및 애밀린 파마슈티컬스社(Amylin), 일본 다께다 파마슈티컬스社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 메이커들.
또 미국의 경우 발병위험성이 높아보이는 예비환자들에게 당뇨병 치료제를 예방목적의 '오프-라벨'(off-label) 형식으로 처방하는 의사들이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령 '액토스'(피오글리타존)의 예방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현재 진행 중인 텍사스大 의대의 랄프 디프론조 교수는 일부 소아환자들에게 이 약물을 처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장차 당뇨병 예방제 시장이 한해 150억 달러대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미국에만 당뇨병 전기환자수가 줄잡아 5,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는 미국 당뇨협회(ADA)의 추정통계가 그 같이 예측하고 있는 근거이다.
'당뇨예방제'라는 개념에 대한 관심도가 이처럼 부쩍 확대되고 있는 배경에는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약물로도 가능한 일일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체중감량이나 운동을 실천하기 어려운 탓에 아무래도 약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견해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버드大 의대의 데이비드 네이튼 교수는 "라이프스타일 개선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면 비현실적인 의견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네이튼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연구비 지원하에 진행한 시험에서 '글루코파지'(메트포르민)가 당뇨병 발병률을 31% 감소시켰으며, 엄격한 라이프스타일 개선을 통해서는 58% 낮출 수 있었다는 결론을 도출했던 장본인이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에서 당뇨병·심장병 치료제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로슨 맥카트니 부회장은 "혈당조절에 문제의 징후가 엿보이기 시작하는 초기환자들의 증상을 치유할 수 있음을 입증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FDA가 당뇨병 예방용도를 승인하는 것이 관건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맥카트니 부회장은 자사가 발매 중인 '아반디아'의 적응증에 당뇨병 예방용도가 추가될 수 있도록 허가를 신청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유보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일각에선 기존 당뇨병 치료제들을 예방용도로 사용하는데 부정적인 견해를 내보이는 이들도 없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약물을 통해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한 증상개선에 관심을 기울일 환자들은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우려감이 한 이유.
기존의 당뇨병 치료제들이 치명적이지는 않더라도 심부전 발생과 체중증가라는 반갑지 않은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는 점도 반대론의 또 다른 근거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당뇨협회의 존 뷰즈 회장도 "비용효율성을 입증하는 추가적인 정보들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섣불리 예방을 목적으로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하도록 권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당뇨예방제가 새로운 블록버스터 마켓으로 "위풍당당하게" 부상할 수 있을지에 차후 제약업계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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