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이는 피임패취제 하나가 먹는 피임용 정제 일곱 부럽지 않다!"
피임을 원하는 여성들은 머지 않아 매일 알약을 복용해야 하는 불편한 방식 대신에 패취제를 일주일에 한번 붙이는 간단한 방법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마치 금연을 위해 니코틴 패취를 붙이는 방식과 마찬가지 이치로 말이다.
美 뉴저지州에 소재한 R. W. 존슨 파마슈티컬 연구소에 의해 개발된 '오소 에브라'(Ortho Evra)라는 이름의 피임용 패취제가 임상에서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피임정제 '트리파실'이나 '알레세' '오소-사이클렌' 등과 동등하거나 오히려 앞서는 효과를 나타냈기 때문.
미국과 캐나다 학자들로 구성된 이 연구소팀은 25일 캘리포니아州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美 생식의학회 학술회의에서 연구결과를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시험과정에서 연구팀은 여성들에게 월경기간 동안 10㎠·15㎠·20㎠ 등 3가지 크기의 패취제를 부착토록 한 후 효과를 측정하고, 이를 경구용 피임제 사용 그룹과 비교했다. 이 때 난포와 발달상태와 난소 및 주변세포들의 성장도를 평가하기 위해 초음파가 사용됐다.
그 결과 연구팀은 20㎠ 크기의 패취제를 부착시킨 그룹에서 최고의 피임효과를 나타냈으며, 이는 가장 효과적인 피임정제에 비견되는 수준의 것이었음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R. W. 존슨 연구소의 대변인 마크 몽소는 "7일 동안 패취제를 부착한 결과 정제를 매일 복용토록 했을 때와 동일한 수준의 피임용 호르몬을 체내에 전달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패취제 부착 부위는 팔, 복부, 둔부 등이었다"고 덧붙였다. 부착방법은 처음 3주 동안 매주 교체해 부착한 뒤 일주일간은 부착하지 않는 방식이었다.
생식보건 문제에 주력해 온 비영리 연구단체로 뉴욕에 있는 앨런 굿마커 연구소의 재클린 다로크 부소장은 "이 패취제가 단기간 사용하면서도 효과는 장기간 지속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가 보유한 1995년 이후 통계자료에 따르면 피임정제를 복용한 여성들의 16%가 최근 3개월 동안 2~3차례 복용을 잊고 넘어갔던 경험이 있으며, 15~24세 연령층의 경우 이 보다 더 잦은 빈도로 피임제를 복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음을 상기할 때 패취형 피임제가 각광받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무엇보다 피임패취제는 매일 신경을 써야 하는 경구용 정제에 비해 훨씬 사용이 간편하므로 훌륭한 대안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몽소 대변인은 "R. W. 존슨 연구소측이 올해 말까지 FDA에 '오소 에브라'의 허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으로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