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자들에게 음주욕구를 억제하는 것으로 각광받고 있는 한 약물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최초로 수행된 임상시험에서 괄목할만한 결과가 나왔다.
15일 열린 美 정신의학협회 연례 학술회의 석상에서 마이애미大 의대 바바라 메이슨 박사는 "아캄프로세이트(acamprosate)가 단순히 음주회수를 줄이려는 애주가들 보다는 완전한 금주를 목표로 시험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서 보다 효과적인 결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프랑스 리옹에 있는 리파社(Lipha)에 의해 제조되고 있는 아캄프로세이트는 현재 유럽· 중남미·아시아 지역 등에서 발매되고 있으며, 복용자 수만도 1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리파社 미국지사에서 임상연구 담당 부회장으로 일하는 애니타 굿맨 박사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이 약물을 미국시장에 발매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허가를 얻어내기까지 1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금주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몇가지 약물들이 이미 발매되고 있다. 이중 하나인 디설피람(disulfiram)의 경우 복용자들이 술을 마시면 매스꺼움 등을 느끼도록 하는 약물이며, 날트렉손(naltrexone)은 뇌 순환과정에 작용하여 음주욕구를 감소시키는 기전을 지니고 있다. 아캄프로세이트는 이들 약물들과는 다른 기전으로 뇌 순환에 작용하는 약물로 알려졌다.
한편 메이슨 박사팀은 601명의 알코올 중독자들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시험참여자들에게는 과음 후 2~10일 뒤부터 무작위로 아캄프로세이트 정제나 플라시보를 1일 2회 복용토록 했다. 이들에게는 또 정신과 치료, 알코올의 영향에 대한 교육 등이 병행됐다. 메이슨 박사는 "이들 가운데 당초부터 완전한 금주를 목표로 시험에 참여했던 이들은 41%에 불과한 241명이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플라시보 복용자들의 58%가 시험기간 동안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매일 아캄프로세이트를 2g씩 복용한 그룹 중에는 70%가, 3g씩을 복용한 그룹에서는 73%가 각각 금주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週間음주량은 플라시보 그룹에서 36%, 나머지 두 그룹에서는 40%가 각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美 국립알코올중독연구소에서 약물치료 프로그램 책임자로 있는 레이예 리텐 박사는 "아캄프로세이트가 날트렉손과 동등한 수준의 금주효과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