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아포텍스社(Apotex)가 결국 블록버스터 항혈소판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의 제네릭 정제인 중황산염 클로피도그렐 75㎎ 제형을 8일부터 미국시장에 발매하기 시작했다.
아포텍스社의 배리 셔먼 회장은 "우리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 및 사노피-아벤티스社와 합의했던 내용이 법적 승인을 취득하지 못함에 따라 합의案을 이행해야 할 의무가 사라졌을 뿐 아니라 더 이상 특허권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도 없어졌다"며 제네릭 제형을 발매하고 나서기에 이른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플라빅스'의 미국시장 발매권을 보유한 BMS의 주가가 8일 오후 한때 21.16달러로 7.1%(1.61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플라빅스'의 원보유업체인 프랑스 사노피-아벤티스社의 주가도 같은 날 파리 증권거래소에서 0.4%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아무래도 '플라빅스'의 제네릭 제형의 매출이 오리지널 제품을 빠른 속도로 잠식해 들어올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는 것이 중론이기 때문. 게다가 아포텍스측은 자사의 제네릭 제형이 6개월 동안의 독점발매권 보장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MS의 경우 그렇지 않아도 지난 4일 약국 경영관리업체 메드코 헬스 솔루션스社(Medco Health Solutions)가 올해 안으로 '플라빅스'의 제네릭 제형 발매를 점치는 전망을 내놓자 주가가 4.4% 뒷걸음질친 바 있는 상황이었다.
그럴만도 한 것이 BMS는 미국시장에서 '플라빅스' 한 제품으로 한해 40억 달러대 매출을 올려왔을 뿐 아니라 전체 이익의 30% 정도를 의존했던 입장이다. 사노피 또한 한해 이익의 13% 정도를 이 제품을 통해 창출해 왔다.
지난해의 경우 '플라빅스'는 세계시장에서 60억 달러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린 바 있다.
미주리州 세인트루이스에 소재한 A.G. 에드워즈 증권社의 앨 라우치 애널리스트는 "BMS측이 '플라빅스'의 매출감소에 따라 가까운 장래에 배당금 수준을 50% 정도까지 하향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라우치 애널리스트는 또 "BMS의 이익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23% 및 36% 안팎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BMS의 주가가 한 동안 약세를 지속해 다른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M&A 타깃으로 부상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BMS의 토니 플로호로스 대변인은 배당금 감액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표명을 유보하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BMS가 '플라빅스'의 제네릭 제형이 발매된 후 5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사노피측과 함께 법원에 잠정적 금지명령(preliminary injunction)을 요청하는 재심을 청구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양사가 아포텍스측에 제동을 거는 일이 쉽지 않으리라는 예측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BMS가 아예 '플라빅스'의 위임 제네릭 제형(authorized generic form) 발매로 아포텍스측에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견해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BMS와 사노피, 아포텍스 등은 당초 3자 합의를 통해 '플라빅스'의 제네릭 제형 발매시기를 조정한다는데 동의한 바 있다.
그러나 특허분쟁을 타결짓기 위해 도출되었던 이 합의案은 지난달 말 독점금지조항에 위배될 수 있다는 이유로 법적인 허가를 취득하는데 실패했었다. BMS는 또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의 조사에 직면해 있는 데다 사노피측과 함께 아포텍스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 건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는 별도로 BMS가 8일 공개한 자사의 법무 관련파일 내용에 따르면 양사는 특허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제네릭 메이커측에 매출손실분의 3배를 배상토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기로 올초 아포텍스측과 합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의 경우 '플라빅스' 제네릭 제형이 올린 매출액의 40~50% 수준으로 배상금 액수를 제한키로 했다는 것.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BMS와 사노피측이 특허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기 때문에 아포텍스측에 지나치게 유리한 조항들의 합의案 삽입이 가능했을 것이라 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BMS와 사노피측은 '플라빅스'의 특허권 보호를 적극(vigorously) 강구하는 등 다각적인 대처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앞으로의 추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