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심장 부작용 미미하다
직접적 원인제공 뚜렷한 증거 불충분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0-03-16 07:15   
'비아그라'로 인해 심장에 유발되는 부작용이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함(extremely rare)을 시사하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14일 LA에서 열린 美 심장학회 학술회의에서 공개됐다.

美 보스톤에 소재한 베스 이스라엘 여전도병원에서 일하는 머레이 A. 미틀만 박사 연구팀은 "지금까지 '비아그라'와 관련하여 수행된 82건의 연구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이 약물을 복용한 후 사망했거나 심장마비가 발생한 사람들은 대부분 중년층 이상의 고령자들로 진작부터 심장관련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경우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발기부전 증상을 지니고 있는 남성들의 상당수가 심장질환(heart trouble)을 앓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발기부전과 심장질환은 당뇨병이나 고콜레스테롤値, 고혈압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주요원인들로 꼽히고 있다.

미틀만 박사는 "발기부전과 심장질환을 지닌 남성들은 당초부터 높은 위험요인을 안고 있었던 셈이며, 이중 상당수는 '비아그라'를 복용하지 않았더라도 심장마비가 발생했거나 사망에 이르렀을 것"이라며 "이들에게서는 性 관계를 가진 것 자체가 심장마비를 유발한 요인이었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비아그라'를 복용한 4,497명과 플라시보를 투여한 3,136명을 비교조사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심장마비 발생사례는 '비아그라' 복용群에서 21명, 플라시보 투여群에서 12명으로 조사됐다. 미틀만은 "그러나 '비아그라' 복용群의 경우 장기간 동안 추적조사를 했음을 감안하면 심장마비 발생률 및 사망률은 결국 두 그룹이 대동소이한 수준이었던 셈"이라고 밝히고 "결국 이같은 결과는 발기부전 치료제나 性 기능 회복제들이 심장병 위험률 증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틀만 박사팀과는 별도로 LA 소재 시다스-시나이 메디컬센터의 산자이 카울 박사는 1998년 4월부터 99년 5월까지 FDA에 보고된 '비아그라' 부작용 사례들을 분석했다. 여기에는 사망 522건, 심장마비 200건, 心정지 94건 등의 발생사례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카울 박사는 그 결과 총 79건 심장마비 및 사망사례들이 니트로글리세린과 '비아그라'를 함께 복용한 경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복부통증으로 인해 니트로글리세린을 복용하는 심장병 환자들의 경우 '비아그라'를 복용하지 말라는 경고가 따라 왔었다. 이는 두 약물들이 상호작용하여 혈압을 위험한 수준으로까지 낮출 수 있기 때문.

카울 박사는 "FDA에 보고된 사례들은 내용이 불충분했고, 많은 경우 의료기록상에는 나타나 있지 않았지만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인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 사례들 가운데 '비아그라'가 사망에 이른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뚜렷한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