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가 허가를 신청했던 체중감소제 '제니칼'(오를리스타트)의 OTC 제형이 미국시장에 발매되어 나올 시기가 좀 더 늦춰질 전망이다.
FDA는 지난 7일 '제니칼'의 OTC 제형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결정했다.
글락소측은 지난 2004년 7월 '제니칼' OTC 제형의 미국시장 독점발매권을 입도선매했었다.
그러나 글락소측은 FDA가 최종허가를 결정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요구한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를 유보했다. FDA의 한 대변인도 조건부 허가를 결정한 구체적 사유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앞서 FDA 자문위원회는 지난 1월말 '제니칼'의 60㎎ OTC 제형에 대해 찬성 11표·반대 3표로 허가권고를 결정했었다. 다만 당시 자문위는 OTC 제형이 발매될 경우 추적조사를 진행하고, 제품라벨에 적절한 사용을 권고하는 문구를 추가토록 주문한 바 있다.
글락소측은 이와 관련, "FDA와 긴밀한 협의를 거칠 것이며, 올해 3/4분기 또는 4/4분기 이내로 '제니칼'의 OTC 제형을 '얼라이'(Alli)라는 이름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제니칼'의 OTC 제형이 발매되어 나올 경우 미국에서 갈수록 심각성이 고조되고 있는 비만인구의 확산에 제동을 거는데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게다가 '제니칼'은 OTC 제형이 발매되면 미국시장에서 유일한 OTC 체중감소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다는 지적이다. '제니칼'은 현재 미국시장에서 애보트 래보라토리스社의 '메리디아'(시부트라민)와 함께 처방용 체중감소제 시장의 쌍두마차를 형성하고 있다.
한편 FDA가 최종허가를 유보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처방약의 OTC 제형 스위치가 여전히 그리 간단한 문제가 못됨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사례라는 지적이 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1월에도 머크&컴퍼니社와 존슨&존슨社가 콜레스테롤 저하제 '메바코'(로바스타틴)의 20㎎ 저용량 제형에 대한 OTC 발매를 승인해 주도록 요청했을 당시 FDA 자문위원회에서부터 찬성 3표·반대 20표로 제동을 걸고 나선 바 있다.
자문위는 '메바코'가 의사의 도움없이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는 약물임이 충분히 입증되지 못했음을 그 같이 결정한 사유로 제시했었다. 이에 따라 '메바코'는 지난 2000년에 이어 두 번째로 OTC 제형의 허가요청이 반려된 셈이 됐다.
FDA는 또 사노피-아벤티스社가 승인을 신청했던 처방용 체중감소제 '아콤플리아'(리모나반트)에 대해서도 지난 2월 구체적인 사유를 공개하지 않은 채 조건부 허가만 결정했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일부 체중감소제들이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점을 노정해 왔던 데다 장기적으로 복용되는 경향이 있고, 오히려 경미한 수준의 과다체중자들이 더 약물복용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는 현실에서 원인을 유추했었다.
'제니칼' OTC 제형과 관련해서도 의사와 상담을 거치지 않고서도 과연 환자들이 적절한 복용법을 준수할 수 있을지 유무에 대해 FDA가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복용을 중단한 후 요요현상이 뒤따를 개연성이 높다는 점과 함께 아직껏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간염이나 담석(膽石), 신장결석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적잖은 전문가들이 주시하는 대목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