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감소제 '제니칼'(오를리스타트)의 OTC 제형 발매가 가까운 시일 내에 실현될 수 있을 전망이다.
FDA 자문위원회가 23일 '제니칼'의 60㎎ OTC 제형에 대해 찬성 11표·반대 3표로 발매허가를 권고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 다만 자문위는 OTC 제형이 발매될 경우 추적조사를 진행하고, 제품라벨에서 적절한 사용을 권고하는 문구를 추가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FDA는 허가 유무를 결정할 때 자문위의 견해를 수용하는 것이 통례이다.
FDA가 자문위의 결정을 수용하면 '제니칼'은 미국시장에서 최초로 발매되는 체중감소제로 자리매김될 수 있을 전망이다. 처방약 제형의 경우 120㎎ 제형이 지난 1999년부터 발매되고 있다.
로슈社로부터 '제니칼'의 미국시장 독점발매권을 보유한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는 "OTC 제형을 '얼라이'(Alli)라는 상품명으로 발매할 예정이며, 가격은 1주 복용분이 12~25달러에서 책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 인구의 3분의 2 가량이 과다체중 또는 비만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 미국의 현실임을 상기할 때 부푼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대목인 셈.
실제로 글락소측은 '제니칼'이 OTC로 발매될 경우 미국에서만 한해 동안 최대 500~600만명 정도가 이 제품을 구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렇게 될 경우 '제니칼'의 OTC 제형은 한해 15억 달러 안팎의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된다.
허가권고 유무를 심의했던 내분비계·대사약물 자문위원회의 앨러스테어 우드 위원장은 "면밀한 검토과정을 거친 결과 '제니칼' 저용량 제형이 검증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으면서도 수많은 제품들이 발매 중인 체중감소용 기능식품들에 비해 훨씬 유의할만한 수준의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 도달했다"며 허가권고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우드 위원장은 테네시州 내슈빌에 소재한 밴더빌트大 의대에서 약리학 교수로 재직 중인 학자.
그러나 일부 위원들은 '제니칼'을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복용할 경우 유의가 요망된다며 심의과정 중 이견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아州 애틀란타에 소재한 에모리大 의대의 루트 파커 교수는 "청소년층 또는 '제니칼'이 부적절한 이들이 이 약물을 남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제니칼'은 지방 변, 긴박 변의, 복부팽만감 등의 부작용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제니칼'의 매출이 당초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것도 이 같은 문제점들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
이에 대해 글락소측은 "OTC 제형의 경우 용량을 절반 수준으로 감소시킨 만큼 부작용을 수반할 확률도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지방식과 운동 등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동반해야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락소의 존 덴트 R&D 담당부회장은 "체중감소를 위한 마법의 탄환과도 같은 약물은 없었고, '제니칼' 또한 마찬가지"라며 "칼로리 섭취량 조절 등의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중감소제의 황금시장으로 손꼽히는 미국시장에서 '제니칼'의 OTC 제형이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해 나갈 수 있을지에 눈길이 쏠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