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쎄레브렉스' 죽느냐 사느냐...
안전성 검증 착수, '바이옥스'와 차별성 부각 의도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12-14 18:25   수정 2005.12.14 18:33
화이자社의 관절염 치료제 '쎄레브렉스'(셀레콕시브)는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12억6,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동기의 22억9,000만 달러에 비해 45%나 실적이 뒷걸음질친 형편이다.

아무래도 같은 성격의 약물인 머크&컴퍼니社의 '바이옥스'(로페콕시브)가 지난해 9월말 회수조치되었던 데다 올초 FDA가 안전성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권고함에 따른 유탄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

이와 관련, 미국 오하이오州 클리블랜드에 소재한 클리블랜드 클리닉이 내년에 화이자의 연구비 지원으로 '쎄레브렉스'의 심혈관계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13일 발표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측은 아울러 이번 임상에서 나프록센과 이부프로펜의 심장마비·뇌졸중 및 사망 상관성과 위험률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도 병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이자는 이 시험의 진행을 위해 충원될 20,000여명의 피험자들에게 참여비용을 지급할 것이며, 충원대상은 관절염 치료를 위한 약물을 복용 중에 있으면서 현재 심장병을 앓고 있거나, 발병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사료되는 이들 가운데서 선정될 것이라고 클리블랜드 클리닉측은 설명했다.

그렇다면 '쎄레브렉스'는 '바이옥스'와 다르다는 차별성을 부각시키겠다는 취지가 읽혀지는 대목인 셈. 게다가 이번 시험을 진행하기 위해 화이자측이 지출할 금액규모만도 1억 달러를 상회할 것이라 예상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클리블랜드 클리닉이라면 'US 뉴스&월드 리포트'紙가 선정한 병원 랭킹에서 심장병 부문 1위에 올랐던 미국 최고의 의료기관 중 한 곳이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이번 연구를 총괄할 학자로는 스티브 E. 니센 박사가 확정됐다.

니센 박사는 이미 지난 2001년 동료인 에릭 토폴 박사와 함께 공개했던 한 논문에서 '쎄레브렉스'와 '바이옥스'의 심장마비 위험성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한 장본인.

니센 박사는 "현재 확보된 정보들은 '쎄레브렉스'나 다른 유명 항염증제들의 심장병 상관성을 가늠하기에 불충분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들 약물의 심혈관계 안전성을 보다 확실히 규명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한편 화이자측은 지난해 9월 '바이옥스'가 리콜된 이후로 '쎄레브렉스'는 '바이옥스'와 화학구조를 전혀 달리하는 약물임을 강조하는 등 차별성을 부각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바이옥스'의 리콜 발표가 있은 다음날이었던 지난해 10월 1일 "총 6,000여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3건의 임상시험에서 '쎄레브렉스'는 심장병 부작용과 아무런 상관성이 없음이 입증됐다"는 요지의 발표를 내놓았던 것은 한 예.

그럼에도 불구, DA는 지난해 12월 다른 약물들에 내약성이 좋지 않은 환자들에 한해 '쎄레브렉스'를 처방토록 의사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뒤이어 올해 4월에는 '쎄레브렉스'가 심장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음을 제품라벨과 별도의 돌출주의문(black box warning)에 명확히 삽입토록 하고, 유명 OTC 항염증제를 발매 중인 메이커들에게도 그 같은 위험성을 소비자들에게 고지토록 지시한 바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이 진행할 안전성 검증작업을 통해 '쎄레브렉스'가 안전성 위험에 대한 우려를 씻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구축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매체들은 이번 검증작업을 두고 대형 도박(big gamble)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해 보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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