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리팍시민(rifaximin)이 이른바 '여행자들의 악몽'으로 불리우는 여행자 설사(traveler's diarrhea) 증상을 치유할 뿐 아니라 사전에 복용할 경우 예방작용까지 발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텍사스大 헬스사이언스센터의 허버트 L. 듀폰 박사팀은 '내과의학誌' 5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여행자 설사'는 선진국 사람들이 개발도상국을 여행할 때 가장 흔히 앓는 증상. 흔히 설사와 복통·구토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매년 줄잡아 2,000만명 정도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이들 중 40% 가량은 유전적으로 여행자 증상에 민감한 체질을 지닌 탓에 기존의 OTC 치료제들로는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리팍시민은 혈류 속으로 흡수되지 않아 장(腸) 감염성 질환들에 효과적인 약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여행자 설사에 효과적임이 입증됨에 따라 FDA가 지난해 리팍시민의 적응증 확대를 승인했었다.
그러나 리팍시민이 여행자 설사를 예방하는 효과도 나타낼 수 있는지 유무는 아직껏 확실히 입증되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듀폰 박사팀은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써머 클래스에 참가한 210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현지에 도착한 직후부터 2주 동안 리팍시민 또는 플라시보를 3가지 다른 용량으로 복용토록 했던 것.
그 결과 플라시보 복용群의 경우 54%에서 여행자 설사 증상이 발생한 반면 리팍시민 복용群에서는 이 수치가 15%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리팍시민 복용群은 또 3가지 용량 모두에서 플라시보 복용群에 비해 괄목할만한 수준의 효과우위를 보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리팍시민 복용群은 아울러 경미한 수준의 설사, 장내(腸內) 경련, 복부팽만감 등의 증상이 발생한 사례도 감소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리팍시민은 이 같은 효과를 발휘하는 반면 항생제 내성은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관찰됐다.
한편 듀폰 박사팀은 여행자 설사를 유발하는 세균의 공격성이 멕시코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진 태국에서 후속연구에 착수할 방침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