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레브렉스' 끝내 '바이옥스' 뒤따르나?
항암효과 관찰연구서 심장마비 증가문제 제기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12-20 19:23   수정 2004.12.20 19:36
끝내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될 것인가?

관절염 치료제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되어 왔던 화이자社의 블록버스터 드럭 '쎄레브렉스'(셀레콕시브)마저 머크&컴퍼니社가 회수조치했던 '바이옥스'(로페콕시브)의 뒤를 따를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우려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화이자측이 '쎄레브렉스'의 항암효과를 관찰하기 위해 대규모로 진행해 온 시험에서 심장마비 발병위험률이 플라시보 복용群에 비해 2.5배 가까이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시험중단이 결정되었다고 지난 17일 발표했기 때문.

이날 발표는 머크측이 '바이옥스'에 대한 회수를 결정한 후 11주만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 회사의 대변인은 "우리가 시장에서 '쎄레브렉스'를 회수조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그 근거의 하나로 화이자측은 대장폴립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를 관찰하기 위해 진행되어 온 '쎄레브렉스'의 또 다른 시험의 경우 심장마비 발병률이 증가하지 않았음을 상기시켰다.

다만 화이자의 행크 맥키넬 회장은 "이번 연구결과가 예상치 못했던 것임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FDA는 즉각적인 언급을 유보하는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FDA의 캐슬린 퀸 대변인은 다음날인 19일 "TV, 신문, 라디오 등을 통한 '쎄레브렉스'의 광고방영 및 게재를 잠정보류토록 했으며, 화이자측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문제의 이 시험은 '쎄레브렉스'가 항염증제의 일종이고, 염증이 발암의 한 원인을 제공한다는 논리에 입각해 암의 일종인 선종(腺腫) 세포들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지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 400㎎ 또는 800㎎을 매일 복용토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던 것이다.

400㎎ 또는 800㎎이라면 현재 '쎄레브렉스'가 미국시장에서 관절염과 통증 적응증의 경우 1일 100~200㎎, 류머티스 관절염 용도에 1일 200~400㎎이 허용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훨씬 높은 수준의 복용량이다.

'쎄레브렉스'는 '바이옥스'와 마찬가지로 염증발생과 관련이 있는 COX-2 효소의 작용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COX-2 저해제에 속하는 약물. 지난해의 경우 19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지난 19998년 FDA의 허가를 취득했던 '쎄레브렉스'는 또 거의 같은 시기에 데뷔했던 '바이옥스'와 함께 단시일 내에 베스트-셀링 품목 반열에 올라섰다는 공통점도 공유해 왔던 약물이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총 2,700만명이 이 약물을 처방받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화이자는 '쎄레브렉스' 이외에 또 다른 COX-2 저해제인 '벡스트라'(발데콕시브)도 발매 중이다. 지난해 '벡스트라'의 매출실적은 6억8,700만 달러.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쎄레브렉스'와 '벡스트라'가 올해 각각 34억 달러 및 13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으리라 기대해 왔다는 후문이다.

머크측의 경우 또 하나의 COX-2 저해제로 내놓은 '아콕시아'(에토리콕시브)가 미국을 제외한 세계시장에서 계속 발매되고 있는 상태이다. 미국에서는 아직 FDA의 허가를 취득하지 못한 상태.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지원으로 진행되어 왔던 '쎄레브렉스'의 시험결과가 알려지자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화이자의 주가는 오전 한때 14%나 빠져나간 24.80달러를 기록하면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를 밑도는 하락세를 보이는 등 상당한 파장을 미쳤다.

워싱턴 어낼리시스 증권社의 아이라 로스 애널리스트는 "이번에 알려진 사실이 전체 COX-2 저해제들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쎄레브렉스'가 다른 COX-2 저해제들과는 다른 약물이기 때문이라는 것. 하버드大 의대의 존 에이브럼슨 교수도 "아직 '쎄레브렉스'의 안전성 문제나 회수 유무를 언급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뉴욕大에 재직 중인 심장병 전문의 리차드 헤이즈 박사는 "앞으로 '쎄레브렉스'를 비롯한 COX-2 저해제를 처방하지 않을 작정"이라며 우려가 현실화되었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한편 이날 화이자의 폴 피츠헨리 대변인은 "시험중단을 발표한 국립암연구소측이 피험자들에 대한 추적조사 작업을 계속할 방침임을 밝혔다"고 말했다. 현재 피험자들은 더 이상의 '쎄레브렉스' 투여가 중단된 상황.

피츠헨리 대변인은 또 '쎄레브렉스'가 화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바이옥스'와는 다른 약물이며, 따라서 안전성 문제도 동일한 선상에서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화이자측은 심장마비 발병을 경험했던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쎄레브렉스'의 심장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2건의 새로운 임상시험에 내년 중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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