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수조치되었던 머크&컴퍼니社의 '바이옥스'(로페콕시브)와 동일한 COX-2 저해제 계열의 약물인 화이자社의 '벡스트라'(발데콕시브)도 심장마비 및 뇌졸중 발병률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화이자社는 지난 15일 의료 전문가들에게 발송한 공문을 통해 "2건의 소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6주에서 52주 동안 '벡스트라'를 복용한 환자들이 심장 우회수술을 받을 경우 심장마비 및 뇌졸중 발병률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날 화이자측은 또 '벡스트라'가 매우 드물지만 자칫 치명적일 수 있는 피부질환의 일종인 스티븐스-존슨 증후군(또는 피부점막안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벡스트라'가 스티븐스-존슨 증후군을 유발할 확률이 같은 COX-2 저해제 계열의 다른 약물들에 비해 높은 편인 것으로 사료된다는 것.
이 같은 발표내용은 '바이옥스'의 회수조치로 인해 COX-2 저해제 계열의 약물들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한창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매우 주목되는 것이다.
스티븐스-존슨증후군 다형홍반의 심한 형태에 해당하는 증상으로 초기에는 발열, 좌우대칭의 홍반 등이 나타나고, 진행되면 수포와 함께 눈·입 등의 점막 부위에 발진이 눈에 띄게 된다.
고열, 두통, 권태로움, 인후 및 구강 내 통증 등의 증상을 수반하며, 세균감염이나 바이러스, 진균, 원충 감염, 교원성 질환, 약물,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임신, 월경 등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벡스트라'의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유발가능성은 화이자측이 이미 지난 2002년 제품라벨 개정을 통해 언급했던 사안이다.
발표가 나오자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오후 한때 화이자의 주가는 80센트(2.8%) 안팎까지 떨어진 28.28달러에 거래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벡스트라'의 매출은 물론이고 주사제 제형의 약물 파레콕시브(parecoxib)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감이 반영되었기 때문.
지난 2001년 미국시장에 데뷔했던 '벡스트라'는 2003년도에 6억8,7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한창 블록버스터급으로 '개발도상중'인 약물이다. 파레콕시브의 경우 미국을 제외한 각국시장에서 '다이나스타트'(Dynastat)라는 이름으로 발매되고 있다.
한편 화이자측은 이날 발표에서 "머크의 '바이옥스'가 회수조치된 직후 총 8,000명의 류머티스 관절염 및 골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임상시험 자료를 재검토한 결과 '벡스트라'를 복용했던 그룹의 심장마비 발병률은 1년이 경과한 시점까지도 증가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수치화해서 제시하기는 시기상조인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좀 더 장기간 동안 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화이자측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클리블랜드 클리닉 재단의 에릭 토폴 박사는 "상대적으로 말할 때 '벡스트라'와 '쎄레브렉스'의 위험성은 '바이옥스'에 미치지 못하며, 보다 안전한 약물인 것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다만 아직 최종적인 결론을 언급하기에는 이르다고 해야 할 것이라며 전제조건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