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관절염 치료제 '바이옥스'(로페콕시브)의 심장마비 위험성 문제로 주름살이 패인 머크&컴퍼니社에 또 한가지 부담거리가 겹친 셈이 되었다고나 해야 할까?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ACS) 환자들에게서 심장마비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용량의 '조코'(심바스타틴)를 신속하게 투여하기 시작했더라도 이를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기존의 치료법에 비해 제한적인(marginal)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사료된다는 기대밖의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심장마비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사용되고 있는 기존의 치료법은 우선 환자를 안정시키고 低콜레스테롤 식이요법을 진행한 연후에야 스타틴系 약물 등을 투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 텍사스大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제임스 드 레모스 박사팀이 머크측의 연구비 지원으로 진행했던 임상시험의 결론으로 '美 의사회誌'(JAMA)의 인터넷판에 30일자로 업데이트되어 공개됐다. 아울러 30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심장병학회(ESC) 연례 학술회의 석상에서도 발표됐다.
그러나 레모스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도출된 수치는 통계적으로 유의할만한 수준의 것은 못된다"며 "아직 확실한 결론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모스 박사팀은 총 4,500명의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에는 40㎎의 '조코'를 1일 1회 복용토록 한 뒤 30일이 경과했을 때 복용량을 80㎎으로 증량시키고, 나머지 한 그룹에는 4개월 동안 플라시보를 복용토록 한 뒤에야 20㎎의 '조코'를 매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른바 'A to Z 연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조코'는 심장마비가 발생한 후 4일 이내에 투여되기 시작했으며, 연구팀은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6개월에서 2년여에 이르는 기간 동안 추적조사 작업을 계속했다.
그 결과 80㎎ 복용群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눈에 띄게 떨어진 반면 (치명적이지 않은) 심장마비 재발률, 뇌졸중 발병률, 재입원률 등을 합친 수치는 20㎎ 복용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던 것으로 분석됐다.
심장마비 재발률의 경우 80㎎ 복용群이 14%, 20㎎ 복용群이 17%를 각각 기록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할만한 수준의 것에는 해당되지 못했다. 아울러 80㎎ 복용群은 전체의 0.4%에서 근육통과 근육약화 등의 증상을 보이는 근병증이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 레모스 박사는 "심장마비가 발생했던 환자들에게 재발을 막기 위해 스타틴系 약물을 투여하기 시작해야 할 시점에 대한 정보가 부재했던 형편임을 상기할 때 이번 연구결과는 상당히 평가할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피력했다.
면밀한 부작용 모니터링을 전제로 조기에 적정용량의 스타틴系 약물을 투여하기 시작하는 것이 그래도 각종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을 억제하거나, 발병률을 낮추기 위해 효과적인 방법일 것으로 사료된다는 것이다.
반면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스티븐 니센 박사는 같은 저널에 게재한 평가문에서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환자들에게 고용량의 스타틴系 약물을 복용토록 하는 것은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유해할 수도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