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빼는 약으로 회사를 살찌운다!
사노피-아벤티스社가 체중감소제 겸 금연약으로 개발을 진행 중인 '아콤플리아'(Acomplia; 리모나반트)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그 효과가 입증됐다.
1년 동안 1일 20㎎을 복용해 왔던 비만환자들의 경우 체중이 평균 19파운드 감소했고, 허리둘레가 3.5인치가 줄어들었다는 것. 또 전체 피험자들의 39%가 체중이 10분의 1 이상 빠져나갔을 뿐 아니라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27%까지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내용은 2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심장병학회(ESC) 연례 학술회의 석상에서 벨기에 앤트워프大 부속병원의 뤽 반 가알 박사팀에 의해 공개됐다. 게다가 이번 시험은 총 1,507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것이어서 지금껏 진행된 '아콤플리아'의 임상시험들 가운데 최대의 인원이 참여했던 것이다.
'아콤플리아'가 통합 이후 사노피-아벤티스의 미래를 좌우할 것임은 물론 기존의 간판품목인 항응고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의 뒤를 잇는 후속약물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를 부풀리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상기할 때 주목받기에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는 셈.
이와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부작용 문제만 해결할 경우 '아콤플리아'는 장차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유력하다"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령 코메르쯔 방크는 "오는 2010년이면 '아콤플리아'가 한해 6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을 정도다.
사노피-아벤티스측은 "내년 초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며, 오는 2006년이면 발매가 가능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상당수 애널리스트들도 "사노피측이 기존의 톱-셀링 항응고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의 특허가 만료된 후 불가피하게 입을 손실을 '아콤플리아'가 커버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노르웨이 오슬로 소재 릭쇼스피탈레트大 부속병원의 오토 스미세트 박사는 "많은 의사들이 체중감소제와 금연약을 겸한 '아콤플리아'가 심장마비 및 뇌졸중 예방에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콤플리아'는 부작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남은 관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스미세트 박사는 지적했다. '아콤플리아'가 라이프스타일 드럭에 속하는 약물이고 보면 부작용 문제의 해결은 더욱 절실한 과제라는 것.
실제로 가알 박사팀의 이번 발표내용에서도 '아콤플리아'를 1일 20㎎ 매일 복용했던 환자들 가운데 8명당 1명 꼴에 해당하는 14.5%가 구역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투약을 중단해야 했던 것으로 나타나 스미세트 박사의 언급을 뒷받침했다.
'아콤플리아'는 이에 앞서 공개되었던 임상결과에서도 부작용 때문에 중도에 투약을 중단했던 환자들의 비율이 1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그러고 보면 '제니칼'(오를리스타트)이나 '메리디아'(시부트라민) 등 선배격 약물들의 매출이 당초 기대했던 수준만큼 오르지 못하고 있는 원인도 바로 부작용 때문.
그러나 가알 박사는 "비록 최대용량을 복용하던 그룹에서 투약을 중단했던 비율이 39.4%에 달했지만, 이는 저용량 또는 플라시보를 복용했던 그룹과 대동소이한 수준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임상도중 배제되는 피험자들이 속출하는 것은 체중감소제 분야에서 일상화된 일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따라서 '아콤플리아'의 안전성 문제가 이 약물이 허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
낙관적인 견해의 사유로 가알 박사는 "구역과 간헐적인 현훈 등의 부작용이 눈에 띈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일시적이고 경미한 수준의 것에 불과했을 뿐 아니라 부작용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자료도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콤플리아'는 뇌 내부에서 허기를 느끼는 기전에 생물학적 스위치로 작용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즉, 뇌세포 표면의 카나비노이드 수용체 단백질과 결합해 그 활성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