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새 광고 컨셉은 '몽정기'
'시알리스' '레비트라'와 유사한 코드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8-18 17:29   수정 2004.08.20 10:51
"악동시절로 돌아가자!"(Get back to mischief)

화이자社가 익살스러운 내용으로 채운 새로운 컨셉의 '비아그라' 광고를 17일부터 내보내기 시작했다.

특히 TV 뉴스와 스포츠 중계시간에 맞춰 전파를 타기 시작한 새 광고는 '비아그라' 브랜드 로고의 첫 글자인 'V'를 한 남성의 머리 뒤쪽에 배치시켜 마치 한쌍의 뿔이 돋아난 도깨비같은(devilish)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다.

새 광고는 같은 날 미국의 전국지와 지역신문에도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화이자측은 내년 1월부터 옥외광고판 전시와 라디오 광고도 계획하고 있다.

'비아그라'의 광고대행사인 맥캔 에릭슨 월드와이드社(McCann Erickson)는 이 제품이 데뷔한 이래 지난 6년여 동안 구사해 왔던 은근하면서도 솔직한 내용의 메시지 전달 방식을 변경해 눈길을 잡아끌고 있다.

새로운 광고전략은 '시알리스'와 '레비트라'가 경쟁에 뛰어든 이래 '비아그라'의 시장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실제로 한때 시장을 100% 독점했던 '비아그라'는 후발제품들의 가세 이후로 마켓셰어가 85%를 거쳐 현재는 74.5% 수준까지 후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형편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시알리스'와 '레비트라'의 경우 '비아그라'에 비해 한결 가볍고(friskier) 부담없는(lighthearted) 내용의 광고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는 점.

性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필라델피아 소재 티어니 커뮤니케이션스社(Tierney)의 켈리 심슨 부회장은 "화이자가 '레비트라'나 '시알리스'와 유사한 코드로 광고의 내용을 바꾸는 모험수를 감행했다"고 말했다.

그 같은 지적에 대해 화이자와 맥캔 에릭슨측 관계자들도 16일 "광고전략의 변경에 다른 위험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새로운 광고는 수많은 발기부전 환자들과 그들의 파트너, 의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시장조사 결과를 근거로 제작된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화이자가 광고전략을 변경한 것이 '비아그라'가 처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가령 화이자는 시장조사에서 도출된 결과를 근거로 편두통 치료제 '렐팍스'(Relpax: 엘레트립탄)의 마케팅 전략을 수정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맥켄 에릭슨의 도로시 웨첼 부회장은 "금맥을 찾으려면 수없이 많은 굴착작업이 필요하다"는 말로 비유해 표현했다.

지금까지 총 2,300만명에 달하는 남성들이 '비아그라'를 복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음에도 불구, 여전히 자신에게 이 약물이 필요함을 미처 깨닫지 못했거나 진단을 받지 못한 환자들이 부지기수라는 것. 그리고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할 때 뭇남성들로 하여금 의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고 적절한 처방을 받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을 찾아야 했다는 것이 웨첼 부회장이 밝힌 광고컨셉 변경의 변(辨)이다.

화이자의 패트릭 홈스 심혈관계·대사계 치료제 담당부회장은 "여전히 우리는 마켓리더이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쟁약물들의 출현으로 분명 봄날(honeymoon)은 지나갔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저 시장잠식을 멈추는데 만족해선 안될 것이며, 아직도 잠재되어 있는 수요층을 끄집어 내고 또 한번의 도약을 실현시켜야 한다는 사실"이라며 웨첼 부회장의 언급을 뒷받침했다.

웨첼 부회장은 "시장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아동틱(?)한 컨셉의 광고내용에 대해 응답자들이 보인 반응은 대단히 호의적이었다"고 밝혔다. 한 여성은 "유머로 가득찼던 예전의 남편이 돌아온 것 같았다"며 박장대소하더라는 것. 아마도 이 여성의 남편은 이젠 "밥 묵자" "자자"는 말만 녹음기처럼 틀어대는 모양이다.

한편 '비아그라'의 새로운 광고는 쇼핑에 여념이 없는 한쌍의 남녀를 등장시키고 있다. 이 광고의 주인공 남성은 구두를 사려는 자신의 파트너 옆에 서서 섹시한 란제리를 걸친 마네팅을 훔쳐보고 있다.

그 순간 분위기가 확 바뀌면서 아나운서의 멘트가 이렇게 뜬다.

"이 사람도 한때는 변강쇠(Wild Thing)였다니 믿어지십니까? 그런데 지금도 그가 첫날밤과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원할까요? 앗, 그가 돌아오고 있습니다.(Yeah, that guy. He's back)"

바로 이 시점에서 '비아그라'의 'V'字가 주인공 남성의 머리 양쪽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곁들여지는 아나운서의 마지막 멘트.

"당신에게 '비아그라'가 필요한지 의사와 상담하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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