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사회적인 불황속에 개국가도 유례없는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동네약국은 환자가 줄어들면서 처방감소는 물론 일반약 판매에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전반적인 약국경기는 악화되지 않았으며 약국의 조제료수입이 보험재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심평원의 상반기 건강보험통계지표를 인용, 약국의 월 조제수입이 2,600여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63% 증가했다며 심지어 의료기관의 경영악화의 주요인이 약국 조제료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개국약사는 일반 관리약사에도 못미치는 낮은 수익과 강도높은 노동으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개국가는 전반적인 경기불황으로 인한 일반약 및 기능식품, 화장품 등의 매출 감소와 임대료와 인건비 등 경상비용의 증가, 4대보험 의무가입 등으로 인한 세 부담 증가 등이 경영악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경기 부천지역 한 약국장은 "분업 직전과 비교해 근무약사의 임금이 50%가까이 늘어났으며 처방전을 둘러싼 약국간 경쟁으로 무한정 치솟고 있는 약국 임대료가 큰 부담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기타 약국관리비용도 10%이상 증가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약국 당 월 순수조제수입 802만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0일 발표한 '2004년 상반기 진료형태별 요양기관 이용현황'에 따르면 약국이 올 상반기 벌어들인 건강보험관련 조제수입은 월 평균 802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의 경우 총 요양급여비용은 3조2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7% 늘어났다.
특히 약국은 올 상반기 기관 당 진료비가 1억5,971만원, 월 평균 2,660여만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1억4,436만원, 월 평균 2,406만원보다 250여만원(10.63%) 증가했다.
이 중 약값(약 69%)을 제외한 순수조제수입도 전년동기 8479억원에서 9114억원으로 7.5% 증가했으며, 이를 기관수로 나누어보면 4천602만원에서 4천814만원으로 4.6% 늘어났다.
다시 이를 월 평균 수입으로 환산하면 약국 한 곳당 순수조제수입은 802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만원 증가한 수치다.
△동네약국 수익 300∼400만원에 불과
심평원에 따르면 약국의 월 순수조제수입은 800여만원이다.
하지만 이 금액이 개국약사의 직접적인 수익은 결코 아니다.
심평원이 밝히고 있는 평균수익의 모델케이스라고 볼 수 있는 울산 A지역 한 약국의 경우 월 처방건수 70건 수준을 유지하며 약값을 제외한 월 800만원 정도의 조제수익을 올리고 있다.
약국 규모는 약 20평이며 관리약사 없이 직원 2명을 두고 있다.
이 약국은 인건비로 200만원, 임대료 150만원, 기타부대비용 및 세금 등 경상비가 200여만원에 달한다.
월 기본지출비용 550만원을 제외하면 조제료 250만원과 일반약 판매수익 150만원을 합해 월 수익이 400만원이다.
경기 B지역 약국 역시 마찬가지다.
관리약사 없이 직원 1명만을 두고 있는 B약국은 월 70건정도의 처방을 수용하지만 수도권의 의료기관 인근이라 높은 임대료 등을 제외하고 나면 월 수익은 300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이 약국 약사는 "약국의 근무시간이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12시간이다. 한달에 25일을 일한다고 보면 월 300시간이다. 이를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보면 개국약사는 시간당 1만원 버는 것에 불과한 셈"이라며"전문직능으로서의 지위와 노동강도를 대비해보면 개국약사는 관리약사는 물론 일반 직장인보다 못한 셈"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강남도 '무풍지대' 아니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 지역에 소재한 전형적인 동네약국의 형를 유지하고 있는 10평 규모의 B약국. 1일 평균 20건내외의 처방조제를 수용하고 일반약 매출은 약 10만원 내외이다.
이 약국은 근무약사와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나홀로 운영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1달에 약 500건가량의 처방을 수용하고 공단으로부터 받는 조제료는 250만원 내외, 일반약 매출로 인해 남는 수익은 150만원 가량이다.
인건비 지출에 대한 부담은 없으나 관리비 등 경상비 지출부분 150만원 가량을 제외하고 나면 이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의 한달 수입은 많아야 300만원대이다.
약국 근무약사의 평균 월수입이 300만원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이 약사는 근무약사보다 적게 받는다.
특히 이 약국은 일반약 매출이 갈수록 줄고 있다는 감안하면 약국을 운영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 약사는 약국을 이전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약국자리가 들어 설 상가는 임대료 등의 부담이 많아 이도 저도 결정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다.
△처방의존 문전약국 더욱 심각…오히려 '손해'
대형 문전약국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그나마 동네약국은 일반적으로 전체매출의 10∼20%의 일반약 판매가 이뤄지지만 문전약국은 전적으로 처방에 의존하고 있어 불황에 따른 환자감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있다.
일례로 관리약사 6명을 고용하고 있는 서울 C약국의 경우 월 매출이 2억원 수준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하지만 공단으로 받는 조제료가 4,200만원이다.
하지만 인건비와 임대료를 포함한 고정비용이 이를 상회해 약국장의 개인통장에서 손실분을 보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문전약국의 불황은 이들 약국에 대한 거래를 축소하고 있는 도매업계의 움직임에서도 쉽게 감지할 수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