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5년 전에도 바이오는 미래산업이라고 했는데 지금도 미래산업이라고 한다.”
원희목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부위원장(서울대학교 특임교수)이 제약바이오산업의 구조 혁신을 주문했다. 기업과 정부가 각자의 이익과 권한을 유지한 채 목표만 제시해서는 바이오를 실질적인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원 부위원장은 6일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2026년 한국에프디시규제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반도체 이어, 바이오를 대한민국 성장 동력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자본 순환, 개방형 혁신, 인공지능(AI)·바이오·디지털 융합, 미·중 사이의 전략적 위치 확보, 규제·인재·지배구조 혁신을 5대 과제로 제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환자와 혁신을 잇는 규제과학, 신기술과 데이터로 여는 의료제품·식품·화장품의 미래’를 주제로 마련됐다. 인공지능(AI)과 실사용데이터(RWD)를 활용한 신약개발, 모델 기반 의약품 개발(MIDD),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의 임상 적용과 규제과학 등을 논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규제과학 연구개발(R&D) 성과와 2027년 투자 방향, 의약품·바이오의약품·의료기기 분야의 가이드라인 제·개정 현황도 공유했다.
한국에프디시규제과학회 이의경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가 연구와 정책, 산업과 의료현장을 연결하고, 환자와 혁신을 잇는 규제과학의 새로운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소통과 협력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 안주 벗어나야…공동개발에 보상 설계
원 부위원장은 국내 제약산업이 제네릭 중심의 내수시장에서 안정적인 사업을 이어오면서 글로벌 경쟁에 나설 절실함이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약가 인하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 방식만으로 성장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제네릭 사업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기존 수익구조에 안주하는 경영방식과 의사결정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모두 자기 권리라고 생각하는 것을 지키면서 일을 해결하라고 한다, 그것은 혁신이 아니다”라며 기업과 규제기관 모두 변화의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연구개발부터 임상, 허가, 사업화까지 여러 주체가 연결된 생태계인 만큼 특정 기업이나 제도 하나만 바꿔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기초연구와 임상개발, 사업화 지원이 부처별로 나뉜 구조도 함께 손봐야 한다고 봤다.
해법으로는 개방형 혁신을 실제 공동개발과 공동투자로 연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자기 기술은 지키면서 다른 기업의 성과만 받아들이려는 방식으로는 협력이 작동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당장 어렵다면 프로젝트 단위로 기술과 자금을 모으고, 여기에 정부 지원이 결합하는 구조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협력할수록 이익이 되고 보상을 받는” 구조를 강조했다. 업계와 학계, 정부가 협력 상대와 자금 조달 방식, 시장 진입 경로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투자 회수와 재투자가 이어지는 자본 순환도 강조했다. 기업공개(IPO)에 치우친 투자 회수 구조를 보완하고, M&A로 회수한 자금이 다시 창업과 투자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구개발에 자금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회수 경로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안전성은 지키고 절차는 개선…실패 데이터도 자산으로
규제 혁신에서는 안전성 평가와 행정 절차를 구분했다. 안전성은 엄격하게 관리하되, 안전성과 직접 관련이 없는 절차는 개발을 뒷받침하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규제기관이 기업에 가능한 개발 경로를 안내하는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성을 이유로 불필요한 절차까지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기업이 개발 과정의 문제를 규제기관과 논의하고 해결 방향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AI·바이오·디지털 융합 역시 기술을 단순히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야 한다고 봤다. AI 전문가와 바이오 전문가가 함께 일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연구개발 전 과정에 AI와 데이터를 접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의 시장 주도형 모델이나 중국의 국가 주도형 모델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한국의 강점을 살리는 전략도 제시했다. 상대적으로 시장의 힘이 약한 한국은 정부와 시장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기술(IT)과 제조 역량, 임상 인프라, 의료 데이터를 결합해 미·중 갈등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협력 상대가 돼야 한다고 봤다.
실패한 연구의 기술과 인력, 데이터를 다시 활용하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패했다고 해서 버리는 게 아니다”라며 성공한 결과뿐 아니라 실패한 데이터도 축적해야 후속 연구와 새로운 도전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의 역할도 이 같은 구조 개편을 실제 정책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16일 출범한 위원회는 국가바이오위원회와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를 통합한 국무총리 소속 기구다. 부처별로 나뉜 정책과 사업을 조정하고 연구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지원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원 부위원장은 “각 부처는 자기 권한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 내놓지 않는다”며 위원회 구성만으로 부처 간 조정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각 부처가 고유 권한을 지키는 데 머무르면 전주기 지원체계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는 선언이 아니라 실행을 해야 한다”며 “산업계와 학계, 정부가 각자의 역할을 바꾸고 혁신 과정의 부담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
|
| 01 | 원희목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부위원장 “바... |
| 02 | 1만 5천 곳 난립 의약품 CSO… "우회 리베이... |
| 03 | 인벤테라, LG화학과 나노 MRI 조영제 3종 생... |
| 04 | 디메드, 시린지형 의료기 월 300만개 생산능... |
| 05 | 더데이랩스,엔지켐생명 보유 4개사 인수계약... |
| 06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바이오산업 혁신포... |
| 07 | 안국약품, 셀비온과 방사성의약품 혁신신약 ... |
| 08 | SK바이오팜,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 |
| 09 | 동구바이오제약, 군포 ‘트리아츠지식산업센... |
| 10 | "항암 신약, 임상 현장서 해법 찾는다…연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