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신약, 임상 현장서 해법 찾는다…연구 성과를 실제 환자 치료로"
투여 간격·병용요법 최적화로 항종양 효과와 안전성 균형 모색
PK·PD 분석 정교화·반응 가능성 높은 환자 선별로 임상 전략 구체화
정상조직 독성 관리·글로벌 임상 설계 논의…기업·의료진 협력 강화
허지수, 권혁진 기자 │ suhjs0721@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11-06 06:14   수정 2026.11.06 06:14
'제31회 연세의대 송당암연구센터 암 심포지엄' 현장.©약업신문=허지수 기자
(왼쪽부터)김성곤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CTO 부사장, 전은주 인투셀 개발센터장,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약업신문=허지수 기자
이형기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약업신문=허지수 기자

항암 신약개발 기업과 임상 전문가들이 차세대 치료제의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개발 전략을 논의했다. 이중항체의 투여 간격과 병용요법 설계, 저분자 면역항암제의 최적 용량 선정, 항체약물접합체(ADC)의 독성 관리와 환자 선별 등 실제 임상개발에서 마주하는 과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번 논의는 5일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제31회 연세의대 송당암연구센터 암 심포지엄' 패널토론에서 이뤄졌다. 이형기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김성곤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 전은주 인투셀 개발센터장이 임상개발 경험과 후속 연구 방향을 공유했다.

4-1BB 이중항체, 병용 전략과 글로벌 임상 설계 구체화

에이비엘바이오는 4-1BB 표적 이중항체의 임상 활용 가능성을 넓히기 위한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 객석에서는 최근 다른 4-1BB 기반 치료제들이 확보한 반응률과 반응지속기간을 언급하며, 이러한 성과를 향후 개발 전략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질문했다. PD-L1 등 종양 관련 표적을 활용한 4-1BB 활성화 전략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도 논의됐다.

이상훈 대표는 "4-1BB는 바이오텍과 글로벌 제약사들이 아직 포기하기 어려운 표적"이라며 "CD3와 4-1BB의 병용, CD3와 CD28의 조합, 삼중특이항체 등 다양한 접근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4-1BB 기반 치료제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T세포 활성화 기전과 임상적 효과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PD-L1×4-1BB 이중항체 '라지스토미그(ABL503)'의 단독요법과 병용 전략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는 흑색종의 일부 아형에서 단독요법 가능성을 평가하고, 두경부암에서는 항암화학요법과 PD-1 억제제를 활용한 병용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여 간격 최적화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이형기 교수는 라지스토미그의 투여 간격을 기존 2주에서 6주로 늘리면서 안전성 지표가 개선된 점과 객관적반응률(ORR) 변화에 대한 해석을 요청했다.

이 대표는 "이번 임상에서는 적절한 투여 일정을 찾는 데 중점을 뒀으며, 반응 지속기간에 대한 평가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1BB는 기억 T세포 활성화를 통해 장기 항종양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표적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투여 간격과 안전성, 반응 지속기간 사이의 균형을 찾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클라우딘18.2×4-1BB 이중항체 '지바스토미그(ABL111)'에서는 글로벌 임상 설계가 논의됐다. 객석에서는 미국과 아시아의 항암화학요법 사용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FOLFOX와 CAPOX는 모두 위암 치료에 활용되지만 투여 주기와 유지요법 방식이 달라 지역별 처방 환경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FOLFOX는 플루오로우라실·류코보린·옥살리플라틴을, CAPOX는 카페시타빈·옥살리플라틴을 사용하는 병용요법이다.

이 대표는 공동 개발사인 노바브릿지 바이오사이언스가 지바스토미그의 글로벌 임상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후속 개발에서 지역별 치료 환경을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에서는 FOLFOX 계열 요법과 CAPOX를 모두 허용하고 있다. 공개된 임상시험 등록정보상 CAPOX 투여 환자 비율은 전체 목표 등록 환자의 약 30%를 상한으로 설정했다.

이 대표는 당시 일부 모집 환자 가운데 CAPOX 투여 환자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후속 글로벌 임상 3상에는 한국도 참여할 예정이며, 국내 임상 전문가들과 협의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대표는 "공동 개발사와의 역할 분담으로 임상개발 의사결정에 제약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자체 개발하는 ADC와 추가 T세포 인게이저에서는 국내 연구진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퍼스트바이오, PK·PD 분석 고도화…반응 가능성 높은 환자군 발굴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는 HPK1 억제제 'FB849'의 최적 용량 설정과 환자군 선정 전략을 구체화했다. 약물이 표적을 얼마나 억제하는지 확인하는 약력학 바이오마커를 실제 항종양 활성 평가와 연결하는 방안이 핵심이었다.

HPK1은 T세포의 면역 활성화를 억제하는 신호전달 단백질이다. FB849는 HPK1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항종양 면역 반응을 강화하도록 설계된 경구용 저분자 신약 후보물질이다.

객석에서는 병용요법의 개발 가능성을 평가할 때 개별 약물의 단독 항종양 활성도 중요한 판단 근거라는 의견이 나왔다. 병용요법에서 FB849가 추가로 제공하는 치료 효과를 명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다.

김성곤 부사장은 "현재 용량 증량 단계에는 기존 면역항암제를 투여받지 않은 말기 암 환자가 대부분 포함돼 있다"며 "HPK1 억제제는 T세포가 충분히 활성화된 종양미세환경에서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어 환자군 선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님버스테라퓨틱스의 경쟁 HPK1 억제제 'NDI-101150' 사례도 소개했다. 이 약물은 투명세포 신세포암 환자 대상 임상 1/2상 단독요법에서 객관적반응률 13.6%(3/22)를 기록했다.

퍼스트바이오는 이러한 사례와 자체 중개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신세포암 등 반응 가능성이 높은 환자군에서 FB849의 단독 항종양 활성을 추가 평가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후속 백필링(backfilling)에서는 신세포암 등 반응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을 모집해 단독 효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백필링은 안전성이 확인된 용량군에 환자를 추가 등록해 안전성과 초기 유효성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약동학(PK)과 약력학(PD) 분석에 대한 제언도 나왔다. 이형기 교수는 약물의 혈중 농도 변화와 바이오마커 억제 효과 사이에 시간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정한 속도로 생성되는 단백질을 약물이 억제할 경우, 혈중 농도와 생체 반응이 동일한 시점에 변화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반복투여로 약물 농도가 항정상태에 도달한 이후 농도와 약효의 관계를 분석하면 더욱 명확한 용량-반응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 부사장은 현재 FB849의 약물 농도와 바이오마커 반응을 분석하고 있으며, 시간에 따른 두 지표의 관계를 더욱 정밀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FB849는 200mg 용량 증량 단계까지 진행됐으며, 100mg에서 확보한 인산화 SLP76(pSLP76) 억제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임상 용량을 검토하고 있다.

경구 투여 약물로서의 개발 가능성도 논의됐다. 김 부사장은 "비임상에서 경구 생체이용률이 여러 시험 동물종에서 약 60~70%로 나타났다"며 "사람에서도 1일 1회 투여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면역관문억제제 투여 이후 종양미세환경에서 HPK1 발현이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퍼스트바이오는 기존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발생한 환자뿐 아니라, 치료 초기부터 다른 기전의 면역항암제를 병용해 반응을 높이는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인투셀, ADC 독성 관리 정교화…B7-H3 발현 분석으로 환자 선별

인투셀은 B7-H3 표적 ADC 'ITC-6146RO'의 안전성 평가와 적응증 확대 전략을 공유했다. 강력한 항종양 활성을 가진 듀오카마이신 계열 페이로드의 독성을 관리하고, 적합한 치료 용량을 확보하는 방안에 논의가 집중됐다.

인투셀은 자체 개발한 OHPAS 링커와 페이로드 변형 기술(PMT)을 적용해 혈중 페이로드의 조기 방출과 정상세포의 비특이적 약물 유입을 줄이도록 ITC-6146RO를 설계했다.

객석에서는 PMT 적용에 따른 종양 선택성 개선이 실제 독성시험에서도 확인됐는지 질문했다. 특히 혈액학적 독성이 제한적으로 나타난 반면, 영장류 반복투여 독성시험에서 장기 독성이 확인된 원인과 관리 방안에 관심이 모였다.

전은주 개발센터장은 "듀오카마이신 자체를 평가했을 때 혈액학적 독성과 신장 독성이 주요 문제로 확인됐다"며 "ITC-6146RO에서는 혈액학적 독성은 개선했지만 다른 조직에서 나타나는 독성은 추가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이노몰거스 원숭이 반복투여 독성시험에서는 3mg/kg 투여군에서 특별한 이상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6mg/kg 투여군에서는 사망 개체가 발생했다. 일부 개체에서는 심장과 폐 등에서도 독성 소견이 관찰됐다.

이에 따라 적절한 치료 용량과 안전역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장기 독성이 B7-H3 발현에 따른 표적 의존적 독성인지, 페이로드의 비특이적 노출과 관련된 독성인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이형기 교수는 PMT 기술이 실제 생체 내 독성을 얼마나 개선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비교 평가의 중요성을 짚었다.

전 센터장은 "PMT를 적용했을 때 종양세포 선택성이 개선되는 결과는 시험관 내 실험에서 확인했다"며 "이러한 변화가 실제 생체 내 독성 감소로 이어지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환자 선별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B7-H3 발현 수준과 치료 반응의 관계를 임상에서 확인해 적합한 환자군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전 센터장은 "현재는 B7-H3 발현 수준에 제한을 두지 않고 환자를 모집하고 있지만, 임상시험에서 면역조직화학염색(IHC)을 통해 B7-H3 발현 정도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B7-H3 표적 치료제에서 항원 발현량과 임상 반응 사이의 상관관계가 뚜렷하지 않았던 사례도 고려하고 있다. 인투셀은 자체 임상 데이터를 축적해 적합한 환자군을 확인할 계획이다.

현재 ITC-6146RO의 임상 1a상 용량 증량이 진행 중이다. 전 센터장은 "ITC-6146RO는 인투셀이 처음으로 임상에 진입시킨 후보물질"이라며 "용량 증량이 완료되면 어떤 암종으로 확장할지 결정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임상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패널토론에서는 투여 간격과 글로벌 임상 설계, 바이오마커 기반 용량 최적화, 정상조직 독성 관리와 환자 선별 등 각 기업의 개발 과제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해법이 논의됐다. 기업들은 후속 임상 설계와 적응증 확대 과정에서 의료진의 의견을 반영하고, 임상 현장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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