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글로벌로 확산하며 가품의 위험과 피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의 위조품은 제품 디자인과 상표를 정교하게 도용하고, 정품과 비슷한 가격에 내놓아 소비자들이 이를 가려내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브랜드들은 소비자가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위조품 판매자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지식재산처가 공조해 해외에서 제조된 위조품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는 유통망 단속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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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메디큐브, 위조품 판매 차단 나서
가히는 21일 자사 제품을 모방한 위조 화장품 유통과 관련해 전방위 대응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식약처가 적발한 위조 화장품 사례 중 하나로 가히의 대표 제품인 '멀티밤'이 포함된 데 따른 것이다.
가히는 홈페이지에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위조품 주의 안내문을 게재하고, 구매 시 반드시 '정품 인증 QR코드'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멀티밤 정품은 패키지 윗면에 QR코드가 부착돼 있어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손쉽게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가히는 월마트, 이베이, 테무 등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위조품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 소송도 불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월마트와 이베이 등에서 가히 위조품을 판매한 업체 40여 곳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가히는 이 가운데 37곳의 판매자 계정과 판매대금 계좌를 동결시켰으며, 손해배상을 명하는 승소 판결을 받아 현재 배상금 회수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3월에도 위조품 판매업체 12곳을 상대로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가히 관계자는 "위조 화장품은 브랜드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그치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성분으로 소비자의 피부 건강과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며 "해외에서 유통되는 위조품은 K-뷰티 전반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철저한 국내외 모니터링과 법적 대응을 강화해 소비자 피해를 막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메디큐브도 가품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에서 판매된 제품의 안전성 논란이 불거졌는데, 문제가 된 제품의 공식 수출 이력이 확인되지 않아 가품일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은 지난 7월 31일 메디큐브의 'PDRN 핑크 콜라겐 캡슐 크림'을 판매하는 3개 업체에 판매 중단을 지시하고 제품 검사에 들어갔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검사 결과에선 현지 유통업체 비너스 뷰티가 판매한 두 배치의 샘플에서 화장품 사용이 금지된 수단4호가 미량 검출됐다. 다만 에이피알 싱가포르 법인과 리로라 인터내셔널이 제출한 샘플에선 해당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 문제가 없는 배치는 판매를 재개할 수 있도록 했다.
에이피알은 지난 3일 공식 입장문에서 "해당 배치번호의 제품이 싱가포르로 공식 수출된 이력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비너스 뷰티는 당사의 싱가포르 공식 공급 및 유통 경로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제품들이 위조품 판매자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5월에는 'PDRN 핑크 펩타이드 앰플', '콜라겐 나이트 랩핑 마스크', '딥 비타C 캡슐크림' 등의 중국산 가품이 국내외 오픈마켓에서 유통돼 소비자 피해가 접수됐다. 판매자들은 공식몰의 제품 사진을 도용해 정품 판매처처럼 위장했지만, 배송된 제품에는 '콜라겐'이 '골라겐'으로 적혀 있거나 존재하지 않는 책임판매업자 주소가 기재돼 있었다.
메디큐브는 공식 홈페이지에 "최근 당사 제품의 중국산 위조 제품 및 비공식 판매 채널이 확인되고 있다"며 "제품은 반드시 공식 판매처를 통해 정품을 구매해 주시기 바란다"고 안내하고 있다. 제품 상자의 QR코드를 통한 정품 확인 방법과 공식 구매 경로를 알리고, 위조품 판매 사이트에 대한 차단 요청과 광고·결제 중단, 법적 조치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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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지식재산처 공조…위조품 유통망 적발
최근 정부 단속에서도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를 모방한 가품이 대량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지식재산처는 지난 17일 중국산 위조상품을 국내에 반입해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판매한 유통 브로커를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 식약처와 지재처 특별사법경찰이 공조수사를 벌인 첫 사례다.
이번 수사에서 적발된 위조 화장품은 셀라딕스, 가히, 조선미녀 등 국내 브랜드와 에스티로더, SK-II 등 해외 브랜드 제품 28종, 3만3281개다. 이 가운데 2만7550개가 이미 유통됐고 5731개는 압수됐다. 중국 제조업자가 국제특송이나 해외 택배로 제품을 국내 물류창고에 보내면, 국내 브로커가 쿠팡과 네이버 등에서 들어온 주문에 따라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방식으로 유통됐다.
가품은 포장재와 용기 형태, 색감 등이 정품과 달랐으며 책임판매업자명이 잘못 적히거나 실제 생산 이력이 없는 로트번호가 표시된 제품도 있었다.
김진휘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은 "압수한 기능성 화장품 12종을 정밀 검사한 결과 기능성 성분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며 "제조 과정에서 품질검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아 소비자가 기대하는 기능성 효과와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위조 화장품 유통을 막기 위한 관계기관 공조를 이어가고 있다. 식약처·지재처·관세청은 지난 1월 '위조 화장품 대응 관계기관 협의회'를 열고 해외 유통 모니터링과 통관 단계 차단, 국내 유통 단속 방안을 논의했다. 3월에는 합동 설명회를 열어 기관별 지원 정책을 공개하고 위조 화장품 제보센터 운영과 해외 현지 단속 지원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5월에는 민간 기관과 함께 해외직구 위조 의심 화장품 안전검사에 나섰으며, 6월에는 대한화장품협회까지 참여한 4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위조 화장품 유통정보를 공유하고 온라인 유통 실태조사와 기업 교육 등을 함께 추진하며, 반기마다 민관 협의체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재처와 수사 협력을 강화해 가짜 상품의 유통·판매 행위를 적극 단속할 것"이라며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는 공식 판매처를 이용하고, 위·변조가 의심되는 경우 정품 제조·판매업체에 문의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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