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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댑터 발현은 바이러스의 확산을 지원하고, gH 리타게팅은 외부 어댑터 없는 초기 진입을 가능하게 합니다. 두 기술을 하나의 바이러스에 적용해 초기 감염부터 이후 확산까지 이어지도록 했습니다.”
젠셀메드가 종양용해성 단순포진바이러스(oHSV-1)의 세포 진입 경로를 재설계한 복막 전이암 치료 후보물질 ‘GCM-101’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Nectin-1 의존적 자연 진입은 제한하고 EpCAM 발현 종양세포를 선택적으로 감염시키는 ‘이중 리타게팅(Double-retargeting)’ 기술이 핵심이다.
젠셀메드 권희충 대표는 18일 인천에서 열린 ‘Biologics Manufacturing Korea 2026(BMK 2026)’에서 ‘리타게팅 HSV 벡터를 이용한 복막암 치료용 종양용해 유전자치료제 개발’을 주제로 GCM-101의 작용기전과 비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권 대표는 “종양용해 HSV는 종양세포에서 복제하고 퍼지면서 암세포를 직접 용해하고 항종양 면역까지 유도할 수 있다”며 “핵심은 바이러스가 원래 가진 넓은 감염 범위를 어떻게 종양세포 쪽으로 정교하게 돌리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HSV 진입 경로 다시 설계…‘탈표적화+리타게팅’ 결합
야생형 HSV-1은 Nectin-1과 HVEM 등 세포 표면 수용체를 이용해 다양한 세포에 진입한다. 전통적인 종양용해 HSV 개발에서는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특정 바이러스 유전자를 제거하는 약독화 전략을 사용해왔다. 다만 약독화 정도에 따라 바이러스 복제능과 종양용해 효능도 낮아질 수 있다.
젠셀메드는 바이러스의 자연적인 감염 경로와 종양 표적 진입을 분리했다. 먼저 gD에 변이를 도입해 Nectin-1 의존적 자연 진입을 제한하는 탈표적화(detargeting)를 적용했다. 이후 바이러스가 EpCAM 등 종양항원을 인식하도록 새로운 진입 경로를 부여하는 리타게팅(retargeting)을 결합했다.
권 대표는 “SMART 플랫폼의 기본 개념은 탈표적화와 리타게팅을 분리하는 것”이라며 “바이러스의 종양용해 능력은 유지하면서 자연적인 진입은 제한하고, 종양 관련 표면항원으로 진입 방향을 다시 설정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GCM-101에는 두 종류의 리타게팅 방식이 동시에 적용됐다. 첫 번째는 바이러스가 anti-EpCAM scFv-HVEM 어댑터를 자체 발현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감염된 암세포에서 만들어진 어댑터가 바이러스와 주변 EpCAM 양성 암세포를 연결해 세포 간 확산을 돕는다.
두 번째는 바이러스 외피 당단백질 gH에 EpCAM을 인식하는 단일사슬 항체 절편(scFv)을 직접 삽입하는 방식이다. 바이러스 자체가 EpCAM을 인식할 수 있어 외부에서 별도의 어댑터를 넣지 않아도 최초 종양세포 감염이 가능하다.
쉽게 말하면, gH 리타게팅이 바이러스가 처음 EpCAM 양성 종양세포에 들어가는 ‘진입’을 담당하고, 바이러스가 만들어내는 어댑터는 감염 이후 주변 종양세포로 퍼지는 ‘확산’을 담당한다. 두 기능을 한 바이러스에 넣은 것이 이중 리타게팅의 핵심이다.
권 대표는 “어댑터만으로는 감염 이후 확산은 가능하지만 최초 진입에 한계가 있었다”며 “gH 리타게팅을 추가해 어댑터 없이 초기 감염을 시작하고, 이후 어댑터가 세포 간 확산을 이어가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hTERT 프로모터로 ICP6 발현을 조절해 암세포 선택적 복제를 유도하고, UL56·LAT 결손으로 신경독성을 낮추는 안전성 설계도 적용했다.
ICP6는 HSV가 증식하는 데 필요한 DNA 합성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다. 젠셀메드는 많은 암세포에서 활성이 높은 hTERT 프로모터가 ICP6 발현을 조절하도록 설계해, 바이러스 복제가 정상세포보다 암세포에서 우선적으로 일어나도록 했다.
플랫폼은 다중 항원 표적으로도 확장 가능하다. 발표에서는 gH를 통해 EpCAM을 표적하면서 MSLN과 HER2를 각각 인식하는 어댑터를 추가한 삼중 리타게팅 구조도 소개됐다. 동일한 바이러스 백본에서 scFv를 교체·추가해 여러 종양항원을 동시에 겨냥하는 방식이다.
IL-12·FLT3L·PH20 탑재…복막 전이암 ‘3대 장벽’ 동시 공략
GCM-101은 암세포를 직접 감염·용해하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면역활성화와 종양 기질 조절 기능까지 결합했다.
젠셀메드는 복막 전이암 치료의 주요 장벽으로 △혈액-복막 장벽(Blood-Peritoneal Barrier, BPB) △면역억제성 종양미세환경(TME) △치밀한 종양 기질을 제시하고, 세 요소를 동시에 겨냥하도록 GCM-101을 설계했다.
우선 GCM-101을 복강 내(IP)로 직접 투여해 전신투여 약물이 복막 병변에 충분한 농도로 도달하기 어려운 혈액-복막 장벽을 우회한다.
여기에 IL-12와 FLT3L을 발현시켜 종양 내 면역반응을 강화한다. IL-12는 T세포와 NK세포 활성화를 유도하고, FLT3L은 수지상세포 계열의 증식·분화와 종양 내 유입을 촉진한다. 면역억제성 종양미세환경을 면역활성 환경으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PH20 히알루로니다제도 탑재했다. PH20은 히알루론산이 풍부한 종양 기질을 분해해 바이러스 확산과 면역세포 침투를 돕는다.
권 대표는 “복막 전이암에는 혈액-복막 장벽, 면역억제성 미세환경, 치밀한 기질이라는 세 가지 치료 장벽이 있다”며 “복강 내 직접투여와 IL-12·FLT3L 면역활성, PH20을 통한 기질 분해로 세 장벽을 동시에 공략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SKOV3 모델서 GCM-101 단독 78일…베바시주맙 병용 92일
비임상에서는 백금계 항암제 저항성 SKOV3 난소암 이종이식 모델에서 GCM-101의 항종양 효능을 평가했다.
대조군의 중앙생존기간은 28일이었다. 베바시주맙 단독군은 29일,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병용군은 47일이었다. GCM-101 단독군의 중앙생존기간은 78일, GCM-101과 베바시주맙 병용군은 92일을 기록했다.
국소 투여가 원격 종양에 미치는 영향도 평가했다. 양측성 종양 모델에서 한쪽 종양에만 GCM-101을 투여한 결과 투여 종양 부피는 83% 감소했고, 바이러스를 직접 투여하지 않은 반대편 종양도 75% 감소했다.
이른바 압스코팔(abscopal) 반응이다. 국소 치료가 전신 항종양 면역반응을 유도해 떨어져 있는 비투여 종양까지 억제하는 현상을 뜻한다.
권 대표는 “한쪽 종양에만 바이러스를 투여했는데 반대편 비투여 종양에서도 75% 감소가 나타났다”며 “국소 투여가 비투여 종양까지 억제하는 전신 항종양 면역반응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Anti-PD-1 저항성 종양 모델에서도 GCM-101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에 따른 항종양 반응 개선 데이터를 제시했다. 면역반응이 제한적인 종양을 면역활성 환경으로 바꿔 면역관문억제제 반응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고용량·반복투여서 내약성·생체분포 확인…2028년 IND 목표
비임상에서는 정맥(IV), 복강 내(IP), 뇌내(IC) 등 다양한 투여경로에서 고용량 GCM-101의 내약성과 생체분포를 평가했다.
정맥 및 뇌내 투여에서는 야생형 바이러스 대조군보다 약 30~100배 높은 용량의 GCM-101에서도 100% 생존이 유지됐다. 복강 내 5회 반복투여에서는 1회당 1×10⁸ PFU를 투여한 뒤 바이러스의 체내 분포를 추적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투여 14일 차에는 뇌·폐·간·비장·신장·혈액 등에서 바이러스 유전체 신호가 검출되지 않았다. 28일 차까지 모든 동물이 생존했고 뚜렷한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권 대표는 “여러 투여경로와 반복투여 조건에서 내약성과 생체분포를 평가했다”며 “확보한 비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상 진입을 위한 독성·안전성 평가와 생산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젠셀메드는 2027년까지 비임상 효능평가와 바이러스·세포 특성 분석, GMP 생산 준비를 진행하고, 2027~2028년 독성·안전성 평가와 임상용 생산을 이어갈 계획이다. 2028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2029년 국내 임상 1/2상 진입이 목표다.
글로벌 임상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와 기술이전도 추진한다. 권 대표는 “GCM-101의 글로벌 임상개발을 위해 연구 협력과 라이선스아웃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GCM-101을 시작으로 SMART 플랫폼을 다양한 종양항원과 질환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Biologics Manufacturing Korea 2026’은 글로벌 바이오헬스 콘퍼런스 전문기업 IMAPAC이 주최하는 바이오의약품 제조 전문 행사다. 올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샤페론, 피노바이오, 인투셀, 아스텔라스 등 국내외 기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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