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피부과 상담‧진료인력 저소득국의 9배
10만명당 피부과의사..저소득국 0.37명 vs. 고소득국 5.05명 양극화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9-21 06:00   수정 2026.09.21 06:01


 

“피부건강을 위한 접근성은 권리이지 결코 특권이 아닙니다.”

로레알 그룹 더마톨로지컬 뷰티 사업부문의 미리엄 코헨-웰그린 대표가 지적한 말이다.

국가별 피부과 상담‧진료를 위한 접근성을 분석한 결과 극심한 양극화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면 저소득 국가들의 피부과의사 수가 인구 10만명당 0.37명 꼴에 불과해 고소득 국가들의 10만명당 5.05명과 비교했을 때 커다란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전 세계 158개국 평균치를 환산한 결과를 보면 10만명당 2.66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피부과의사들의 분포가 도시지역에 밀집해 있어 심지어 고소득 국가에서조차 ‘피부과 사막’(dermatological deserts‧또는 피부과 무의촌)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 의사협회(JAM)가 발간하는 의학 학술지 ‘미국 의사협회誌 피부의학’(JAMA Dermatology) 9월호에 “피부과 상담‧진료 접근성의 국가간 격차” 제목으로 게재된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이 연구는 세계보건총회(WHA)의 ‘세계 공공보건 우선과제로서 피부질환에 관한 2025년 결의안’의 이행을 지원하고, 최적의 피부과 상담‧진료를 위한 과학적인 근거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에서 진행된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는 각국별 피부과의사들의 분포 현황과 피부과 상담‧진료 접근성을 어렵게 하는 장애요인, 교육‧훈련실태, 전문 서비스의 현주소 등을 파악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를 보면 충분한 수의 피부과의사들이 확보되어 있어 의료상의 니즈가 충족되고 있는 국가들은 6개국 가운데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선진국들의 피부과 의료인력 수는 저소득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거의 9배에 육박할 만큼 커다란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 세계 각국의 피부병 환자 수는 20억명을 상회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때문에 피부병은 세계 각국에서 가장 빈도높게 발생하고 있는 질병의 하나이자 장애를 유발하는 10대 원인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에 공개된 연구결과를 보면 74%에 해당하는 국가에서 피부건강이 정부의 우선순위 보건현안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80% 이상의 국가들이 최적의 피부과의사 비율로 추정된 10만명당 5.63명 기준선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 소재한 국가들의 경우 이 기준선을 충족한 경우는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부과 전문과목별 접근성을 보더라도 경제적으로 소외된 국가들의 경우 확연한 제한성이 수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실감케 했다.

90%의 국가들이 소아 피부과, 피부과 수술 및 피부병리과 등 전문과목별 접근성이 충분하게 확보되어 있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

비영리 인도주의 기구인 국제 피부과재단(IFD)의 부이사장으로 이번 연구를 총괄한 미국 하버드대학 의과대학의 에스더 프리먼 부교수(피부의학)는 “우리가 행동할 수 있는 지침으로 삼을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도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태어나서 거주하고 있는 곳이 피부건강 접근성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실태를 보면 피부건강 접근성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다름 아닌 태어나서 거주하고 있는 장소인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프리먼 교수는 안타까움을 드러내 보였다.

이 같은 격차를 확인한 만큼 이제 우리는 글로벌 공동체가 되어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연구결과를 보면 피부과 상담‧진료 접근성의 불평등은 고소득 국가와 저소득 국가 사이에만 존재하는 문제가 아니어서 고소득 국가들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볼 때 피부과의사들의 79%가 도시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국가들의 경우 이 수치는 91%에 달해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의 편중된 현실을 명확하게 드러내 보였다.

피부과 상담‧진료에 대한 접근성이 극도로 제한되어 있는 이른바 ‘피부과 사막’이 존재하는 이유를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이밖에도 42%의 국가들은 피부과 상담‧진료 접근성이 취약하거나 불충분한 것으로 평가됐다.

최빈국에 속하는 국가들의 경우 이 수치는 3분의 2 안팎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마디로 피부병으로 인한 고통이 가장 큰 곳은 피부과 상담‧진료 접권성이 가장 낮은 국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피부과의사들의 부족으로 인해 피부과 상담‧진료의 상당몫이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일차개원의, 간호사, 약사 및 지역사회 보건종사자(community health worker)들에게 맡겨지고 있는 현실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프리먼 교수는 “지역별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해 1차 의료인력의 질을 높이고, 인공지능(AI)과 원격의료를 활용해 소외된 환자들의 (백인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피부톤에 맞는 진단과 전문성 있는 진료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레알 더마톨로지컬 뷰티 사업부문의 미리엄 코헨-웰그린 대표는 “전 세계 더모코스메틱스 분야의 리더들이 역량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행동으로 이행해야 할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레알 그룹의 더마톨로지컬 뷰티 사업부문은 세계 각국에서 피부건강 접근성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사세를 집중하고 있는 한편으로 피부과의사들과 보건의료인력들을 지원해 변화를 이끌어 내고자 힘쓰고 있다고 코헨-웰그린 대표는 설명했다.

글로벌 피부건강 관측 연구를 지원해 오고 있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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