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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디케어를 통한 GLP-1 비만치료제 접근성 확대가 시행 초기부터 빠른 환자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 등 비만치료제 기업들과 체결한 ‘최혜국(Most Favored Nation·MFN)’ 약가 협상의 일환으로 시작된 메디케어 ‘GLP-1 브리지(Bridge)’ 프로그램에 출범 두 달 만에 50만~60만명의 고령자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가입 속도를 토대로 한 증권가 분석에서는 브리지 프로그램에서 연간 15억~18억달러 규모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특히 현재 미국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릴리는 이 가운데 연간 9억~12억달러의 매출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 등 비만치료제 기업들과 체결한 MFN 약가 협상의 일환으로 지난 7월 1일 메디케어 GLP-1 브리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고령자는 체중감량 치료제를 월 50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
백악관이 지난달 31일 9개 중견 바이오제약기업과 새로운 MFN 협약을 체결하면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프로그램 출범 이후 50만명 이상의 고령자가 브리지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이들이 GLP-1 치료제 이용을 통해 절감한 비용은 총 2억1600만달러에 달했다.
메흐메트 오즈(Mehmet Oz)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 행정관이 별도의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수치는 이보다 많았다. 오즈 행정관은 프로그램 출범 후 불과 두 달 동안 이미 60만명의 고령자가 브리지 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의약품을 이용하기 위해 가입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초기 가입 속도가 실제 GLP-1 비만치료제 매출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제프리스의 아카시 테와리(Akash Tewari)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31일 투자자 노트를 통해 현재까지 나타난 프로그램 이용 규모를 연환산하면 브리지 프로그램에서 약 15억~18억달러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비만치료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릴리가 현재 시장 지위를 브리지 프로그램에서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릴리에 돌아가는 연환산 매출만 9억~12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계산이다.
브리지 프로그램의 잠재 환자 규모와 비교하면 초기 침투 속도도 빠른 편이다.
테와리가 인용한 미국 보건정책 연구기관 KFF 추정치에 따르면 브리지 프로그램 이용 자격을 갖춘 메디케어 가입자는 약 380만명이다. 현재와 같은 가입 속도가 이어진다면 향후 1~2개월 안에 전체 적격 환자의 약 25%가 프로그램에 진입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초기의 빠른 성장 속도가 이후에는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매출 추산의 기준이 된 가격은 GLP-1 제조사들이 CMS에 제공하는 월 245달러의 순가격이다. 테와리는 이를 현재까지 나타난 환자 유입 규모와 결합해 브리지 프로그램의 연환산 매출을 산출했다.
프로그램 가입이 실제 지속적인 처방과 투약으로 연결되는지도 중요한 변수다.
테와리는 아직 환자들의 장기적인 복약 지속성을 판단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초기 지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백악관이 발표한 총 2억1600만달러의 비용 절감액과 오즈 행정관이 공개한 60만명의 가입자 수를 토대로 계산하면 지난 두 달 동안 1인당 약 1.85회의 처방 조제가 이뤄진 것으로 추산된다. 테와리는 이를 초기 단계에서 환자의 실제 치료 전환과 복약 지속성이 비교적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다만 계산 방식에는 변수가 있다.
백악관이 비용 절감액을 계산할 때 사용한 기준 가격이 정부에 제공되는 월 245달러가 아니라 연방정부의 소비자 직접판매 플랫폼인 ‘TrumpRx’에서 제시되는 월 350달러였다면, 이를 토대로 역산되는 실제 처방 조제 건수는 상당히 감소할 수 있다.
월 245달러는 제조사가 정부에 제공하는 가격이지 환자에게 직접 적용되는 가격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공개된 가입자와 비용 절감액만으로 프로그램 참여자의 실제 투약 지속성을 정확하게 판단하기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브리지 프로그램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의 미국 비만치료제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까지 브리지 프로그램에서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가 각각 어느 정도의 점유율을 확보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전체 미국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릴리가 젭바운드(Zepbound, 국내 제품명 마운자로)를 앞세워 약 60%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경구용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릴리의 파운데요(Foundayo)가 출시 초기 상대적으로 느린 출발을 보인 반면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위고비(Wegovy)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전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여전히 릴리의 우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브리지 프로그램 출범 이후 위고비의 전체 처방 추이도 주목된다. 기존 주사제와 새롭게 출시된 경구제를 합산한 위고비의 전체 처방 건수는 7월 1일 브리지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비교적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테와리는 이러한 흐름을 근거로 미국 전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나타나는 릴리의 점유율을 브리지 프로그램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보다 무게를 실었다. 릴리가 전체 시장에서 확보하고 있는 약 60%의 점유율을 브리지에서도 유지한다는 가정이 연환산 9억~12억달러의 릴리 매출 전망으로 이어진 셈이다.
향후 시장 규모는 브리지 프로그램의 실제 적격 환자 범위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KFF가 추산한 브리지 프로그램 적격 메디케어 환자는 약 380만명이지만 릴리가 자체적으로 제시한 잠재 환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 릴리는 메디케어를 통해 비만치료제에 접근할 수 있는 잠재 환자 규모를 최대 2000만명 수준으로 보고 있다.
데이비드 릭스(David Ricks) 릴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열린 회사의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메디케어 브리지 프로그램 도입으로 미국에서 자사의 비만치료제에 대한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인구가 3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나타나고 있는 50만~60만명 수준의 초기 이용자 규모는 향후 브리지 시장의 전체 잠재력을 판단하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적격 환자 규모를 둘러싼 추정치는 차이가 크다. 보건정책 연구기관인 KFF가 약 380만명을 제시한 것과 달리 릴리는 최대 2000만명의 잠재 환자를 제시하고 있다.
테와리는 브리지 프로그램이 실제 확보할 수 있는 시장 잠재력은 두 추정치 사이 어딘가에 위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브리지 프로그램의 초기 성적은 GLP-1 비만치료제의 가격과 보험 접근성이 확대될 경우 실제 환자 수요가 빠르게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그램 시작 두 달 만에 최대 60만명이 가입한 가운데 향후 실제 처방 지속률과 적격 환자 침투율,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 간 점유율이 브리지 프로그램의 시장 규모를 결정하는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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