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치료, 생존 넘어 일상으로”…뇌전이 관리가 여는 ‘퀄리티 서바이벌’
[인터뷰] 여자현 교수 “CNS 조절, 인지·기억·판단 등 인간다운 삶 유지와 직결”
ADAURA, 수술 후 재발·사망 및 CNS 재발 위험 감소…FLAURA2, 전이성 1차 치료 근거 확대
다발성 뇌전이 환자도 치료 후 가족 결혼식 참석…내성 이후 치료제·급여 접근성은 과제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7-22 06:00   수정 2026.07.22 06:01
여자현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세계 뇌의 날을 맞아 약업닷컴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7월 22일은 세계신경학연맹(WFN)이 뇌 건강과 신경계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한 ‘세계 뇌의 날’이다. 그리고 폐암 진료 현장에서 뇌 건강은 중추신경계(CNS) 전이와 재발, 환자의 생존 및 일상 유지와 연결되는 치료 과제로 다뤄진다.

특히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표적치료제의 발전으로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환자가 늘면서 치료 목표도 달라지고 있다. 생존기간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수술 후 재발 위험을 낮추고, 뇌전이를 관리하며, 환자가 치료를 지속하면서 일상을 유지하도록 하는 이른바 ‘퀄리티 서바이벌(Quality Survival)’이 새로운 치료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다.

타그리소(오시머티닙)는 2016년 국내 도입 이후 전이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을 중심으로 사용되다 수술 후 보조요법과 국소 진행성 질환 등으로 치료 범위를 넓혀왔다. ADAURA 연구에서는 완전 절제된 조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재발 및 CNS 재발 위험 감소 근거를 확보했고, FLAURA2 연구에서는 전이성 1차 치료에서 항암화학요법 병용에 따른 장기 생존과 CNS 전이 환자의 치료 결과를 제시했다.

약업신문은 세계 뇌의 날과 타그리소 국내 도입 10주년을 맞아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여자현 교수를 만나 폐암에서 CNS 전이가 갖는 임상적 의미와 실제 치료 전략을 들었다.

여 교수는 뇌전이 관리를 단순히 영상검사에서 병변을 줄이는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뇌는 인지와 기억, 판단, 보행 등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만큼, CNS 조절은 환자의 삶의 질과 독립적인 일상을 지키는 문제라는 설명이다.

여 교수는 ADAURA와 FLAURA2를 통해 축적된 타그리소의 임상 근거를 설명하는 한편, 다발성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가 타그리소 기반 치료 후 가족의 결혼식에 참석하거나 혼자 외래를 방문할 수 있게 된 실제 진료 경험도 공유했다.

“뇌전이, 생존 넘어 인간다운 삶 좌우하는 문제”
EGFR 변이와 표적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은 과거보다 높아졌다. 폐암이 의심돼 조직검사를 시행한 뒤 결과가 나오기까지 환자가 직접 질환과 치료 정보를 찾아보고 진료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 여 교수의 설명이다.

여 교수는 “과거와 비교하면 환자들의 질환과 치료에 대한 이해도가 확실히 높아졌다”며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인터넷이나 생성형 인공지능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오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젊은 환자 가운데 체감상 절반 정도는 폐암에도 표적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고 내원한다”며 “EGFR이라는 정확한 용어를 알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표적치료 대상인지 먼저 묻는 환자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검사와 표적치료가 보편화되면서 조직검사 직후 곧바로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 대한 이해도 높아졌다.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처럼 추가 비용이 필요한 정밀 유전자 검사의 필요성도 설명을 들으면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EGFR 변이 여부와 함께 진단 단계에서 확인해야 할 요소가 뇌전이 여부다. 폐암은 뇌로 전이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신경학적 증상이 없더라도 병기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뇌 MRI를 통해 전이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여 교수는 “폐암 환자는 처음 병기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뇌 MRI를 시행한다”며 “폐암은 뇌전이가 흔한 암이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전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하면 환자들도 대부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뇌전이 여부는 병기와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원격 전이가 없는 초기 폐암으로 판단했던 환자에게서 뇌전이가 확인되면 전이성 질환으로 분류돼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전이성 환자에서는 뇌전이 유무와 정도에 따라 치료를 강화할 것인지, 환자의 편의성과 삶의 질을 우선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치료를 선택할 것인지 판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는 뇌전이 병변의 수와 크기, 신경학적 증상, 환자의 연령과 전신 상태, 치료 독성을 감당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여 교수는 “강화 치료로 생존기간 연장을 기대할 수 있더라도 독성이 환자의 삶의 질을 지나치게 떨어뜨리거나 예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 다른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며 “필요한 경우 뇌 병변은 국소치료로 조절하고 전신치료는 타그리소 단독요법처럼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치료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생존기간 연장과 삶의 질 사이의 균형을 고려해 환자 개개인에게 적합한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뇌전이 증상은 병변의 위치와 크기, 병변 수, 주변 뇌부종 여부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작은 병변이 여러 곳에 퍼져 있으면 뚜렷한 신경학적 증상이 없을 수 있다. 반면 병변이 크거나 뇌부종을 유발하면 두통, 어지럼증, 복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소뇌에 병변이 생기면 균형을 잡기 어렵거나 보행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여 교수는 “갑자기 걷기 어려워지거나 균형을 잃어 병원을 찾았다가 뇌 MRI에서 전이가 발견되고, 원발암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폐암으로 진단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뇌전이가 폐암의 첫 증상으로 나타나 신경외과를 먼저 방문한 뒤 폐암이 확인되는 경우도 경험한다”고 말했다.

장기 생존 환자가 늘어나면서 뇌전이 관리의 목표도 달라지고 있다. 뇌전이가 조절되지 않으면 생존기간뿐 아니라 환자가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기간도 줄어들 수 있다.

여 교수는 “뇌는 인지, 기억, 판단 등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는 핵심 기관”이라며 “뇌전이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것은 단순히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삶의 질과 존엄성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1·2세대 EGFR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때는 흉부를 비롯한 전신 병변이 조절되더라도 뇌 병변이 계속 진행하는 사례가 있었다. 전뇌 방사선치료는 인지기능 저하 등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고 반복 시행에도 제약이 있다.

여 교수는 타그리소를 비롯한 3세대 EGFR 표적치료제가 CNS 조절 능력을 바탕으로 환자가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을 늘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타그리소 도입 10년…전이성 치료에서 수술 후 재발 관리까지
여 교수는 타그리소의 등장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여러 병기에 걸쳐 치료 환경을 변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초기에는 전이성 환자를 중심으로 사용됐지만 수술 후 보조요법까지 적응증이 확대되면서 조기부터 전이성 단계까지 타그리소 기반 치료를 고려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여 교수는 “타그리소의 등장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전 병기의 치료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며 “처음에는 전이성 환자를 중심으로 사용됐지만 수술 후 보조요법까지 적응증이 확대되면서 현재는 1B기부터 4기까지 다양한 병기의 환자가 타그리소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과거 1·2세대 EGFR-TKI도 조기 폐암의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임상적 유효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해 치료지침에 포함되지 못했다. 반면 타그리소는 ADAURA 연구를 통해 완전 절제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 근거를 확보했다.

여 교수는 “기존에는 1~3기 폐암에서 완치를 목표로 수술과 항암·방사선치료를 시행했지만 실제 재발 위험은 적지 않았다”며 “눈에 보이는 병변을 모두 제거했더라도 미세 잔존암으로 인해 재발하는 환자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과거 수술 후에는 세포독성 항암제를 일정 기간 투여하는 보조요법이 사용됐지만 항암제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은 세포가 남을 수 있었다. 살아남은 암세포가 시간이 지나 다시 증식하면 재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ADAURA는 완전 종양 절제술을 받은 1B~3A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타그리소와 위약의 수술 후 보조요법 효과를 비교한 글로벌 이중맹검 무작위 3상 연구다.

연구 결과, 타그리소군 339명의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은 위약군 343명보다 73% 낮게 나타났다. 전체생존기간 분석에서는 타그리소군의 사망 위험이 위약군보다 51% 감소했다. CNS와 관련해서도 타그리소군의 중추신경계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76% 낮게 나타났다.

여 교수는 “타그리소는 ADAURA 연구를 통해 1B~3A기 환자의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낮추고 전체생존기간을 개선했다”며 “수술 후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 잔존암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함으로써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완치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조기 폐암의 치료 목표가 수술 성공 여부만으로 끝나지 않고, 수술 이후 재발하지 않은 상태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지까지 확장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CNS 재발은 환자의 독립적인 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수술 후 보조요법 단계부터 관리해야 할 재발 유형으로 다뤄지고 있다.

FLAURA2, 전이성 1차 치료의 선택 범위 확대
전이성 질환에서는 FLAURA와 FLAURA2 연구가 타그리소 기반 1차 치료의 근거를 제시했다.

FLAURA2는 기존 치료 경험이 없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EGFR 변이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과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비교한 글로벌 공개형 무작위 3상 연구다.

최종 전체생존기간 분석에서 병용요법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47.5개월로 단독요법군의 37.6개월보다 약 10개월 길었다. 병용요법은 단독요법과 비교해 사망 위험을 23% 낮췄다.

3년 시점 생존율은 병용요법군 63%, 단독요법군 51%였으며, 4년 시점에는 각각 49%와 41%였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병용요법군 25.5개월, 단독요법군 16.7개월로 나타났다. 병용요법은 질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8% 낮췄다.

기저 CNS 전이가 있는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병용요법군 24.9개월, 단독요법군 13.8개월이었다. 독립적 중앙검토에 따른 CNS 질환 진행 또는 사망 위험비는 0.58로 나타났으며, 95% 신뢰구간은 0.33~1.01, p값은 0.0548이었다.

여 교수는 “4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질환 진행을 최대한 늦춰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중요한 치료 목표”라며 “진단 당시부터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가 적지 않고 치료 과정에서도 뇌전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CNS 조절은 4기 폐암 치료 전략의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병용요법이 장기 생존과 무진행생존기간 개선 결과를 제시했지만 모든 환자에게 병용요법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항암화학요법이 추가되면서 3등급 이상 이상반응 발생은 단독요법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신 상태가 양호하고 적극적인 질환 조절이 필요한 환자는 병용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반대로 고령이거나 독성 부담이 크고 치료 편의성과 삶의 질을 우선해야 하는 환자에게는 타그리소 단독요법이 선택될 수 있다. 뇌전이 병변의 증상과 위치에 따라 방사선수술 등 국소치료를 함께 고려할 수도 있다.

여 교수는 “타그리소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약제”라며 “주요 임상 3상 연구에서 치료 단계별 생존 혜택을 확인했고, 생존기간을 연장하면서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이라고 말했다.

여자현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다발성 뇌전이 환자도 가족 곁으로…치료 후 일상 회복
여 교수가 소개한 첫 번째 사례는 진단 당시 뇌 MRI에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전이 병변이 발견된 60대 여성 환자였다. 뇌전이는 광범위했지만 신경학적 증상은 거의 없었다.

의료진은 전뇌 방사선치료 시행 여부를 검토했다. 그러나 환자가 비교적 젊고 전신 상태가 양호했으며 뇌전이로 인한 증상도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 전뇌 방사선치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인지기능 저하와 반복 시행의 제약도 판단에 포함됐다.

의료진은 전뇌 방사선치료를 바로 시행하지 않고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했다.

여 교수는 “첫 번째 반응 평가에서 뇌전이 병변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크게 감소했다”며 “환자는 예정돼 있던 아들의 결혼식에도 문제없이 참석했고, 치료 후 감사의 뜻을 전했던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경험을 통해 현재는 뇌전이가 광범위하더라도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라면 전뇌 방사선치료를 서두르기보다 CNS 침투력을 갖춘 3세대 EGFR 표적치료제를 먼저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모든 다발성 뇌전이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칙은 아니다. 병변의 크기와 위치, 신경학적 증상, 뇌부종,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전신치료와 국소치료의 순서 및 병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두 번째 사례는 심한 어지럼증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60대 남성 환자다. 처음에는 뇌경색이 의심됐지만 검사 과정에서 뇌전이가 먼저 확인됐다. 이후 원발암을 추적한 결과 폐암과 EGFR 엑손 19 결손 변이가 발견됐다.

환자는 타그리소 치료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걷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치료 후에는 혼자 외래를 방문할 수 있을 만큼 회복했다. 어지럼증이 일부 남아 있었지만 집중력과 일상 기능은 치료 전보다 개선됐다.

첫 번째 사례가 가족의 중요한 순간에 참여한 경험을 보여준다면, 두 번째 사례는 신경학적 기능과 독립적인 생활의 회복을 보여준다. 두 사례 모두 CNS 조절이 영상학적 종양 반응을 넘어 환자의 일상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여 교수는 표적치료 후 질환이 빠르게 조절되면서 수주 안에도 환자의 전신 상태가 호전되는 사례를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진행성 폐암 환자는 암 자체로 인해 체중 감소와 피로, 식욕 저하를 겪을 수 있다. 이러한 소모성 증상이 지속되면 직장이나 사회생활을 중단할 뿐 아니라 후속 치료를 받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다.

여 교수는 “환자들은 항암치료를 받으면 오히려 더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치료를 통해 암 자체가 조절되면서 얻는 이점이 더 큰 경우가 많다”며 “처음에는 전신 상태가 좋지 않아 적극적인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도 표적치료 후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후속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호전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치료 후 직장에 복귀하거나 일상을 유지하고, 가족의 결혼식과 같은 중요한 순간에 참여하는 것도 치료 결과의 일부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여 교수는 이를 ‘퀄리티 서바이벌’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직장을 선택할 때 연봉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을 함께 고려하는 것처럼, 암 치료에서도 단순한 생존기간뿐 아니라 환자가 생존하는 동안 어떤 삶을 이어갈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여 교수는 “퀄리티 서바이벌은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며 “암 치료에서도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살아 있는 시간을 얼마나 건강하고 의미 있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환자가 치료 초기에는 암으로 인해 일상을 잠시 멈추지만 질환이 조절된 후 다시 직장에 복귀하는 등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며 “표적치료는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넘어 환자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그 일상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도록 돕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성 이후 치료제와 급여 접근성은 남은 과제
치료 환경이 달라졌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여 교수는 타그리소 치료 후 내성이 발생했을 때 표적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차세대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타그리소에 내성이 발생하면 주사 항암치료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 주사 치료는 병원 방문과 투여에 긴 시간이 소요되고, 치료 후 피로가 며칠간 이어질 수 있어 환자의 삶의 질과 일상 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여 교수는 “타그리소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EGFR 표적치료제가 개발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며 “내성 이후에도 표적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면 환자의 생존기간뿐 아니라 삶의 질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제 개발과 함께 건강보험 급여 및 치료 접근성 개선도 과제로 꼽았다. 효과가 확인된 치료라도 비용이나 급여 문제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줄이고, 환자가 자신의 상태에 적합한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여 교수는 “효과가 입증된 치료를 비용이나 급여 문제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줄어들기를 바란다”며 “치료 선택지가 확대되고 더 많은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 급여와 치료 접근성이 함께 개선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단만으로 절망하지 말고, 주어진 시간을 자신의 일상으로 채우길”
여 교수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치료 환경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발성 뇌전이가 확인되더라도 환자의 상태와 유전자 변이, 뇌 병변의 특성에 따라 표적치료를 포함한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 교수는 “과거에는 다발성 뇌전이가 확인되면 생존기간이 매우 짧고 예후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치료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며 “뇌전이가 있더라도 특히 신경학적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EGFR 표적치료제를 통해 질환을 충분히 조절하거나 병변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의 치료 효과를 경험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단만으로 절망하기보다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면서 현재 가능한 최선의 치료를 받았으면 한다”며 “새로운 치료법도 계속 개발되고 있는 만큼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암 진단 이후 죽음 자체에만 집중하기보다 현재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당부도 전했다.

여 교수는 “암 진단은 누구에게나 큰 두려움을 주지만 폐암 진단 이후 죽음 자체에만 지나치게 집중하기보다 현재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더 초점을 맞췄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의 발전으로 많은 환자가 이전보다 오랫동안 자신의 일상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며 “의료진과 함께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면서 주어진 시간을 의미 있게 채워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것뿐 아니라 삶의 질을 유지하며 자신의 일상을 살아가는 것 역시 중요한 치료 목표라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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