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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판매 확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약사단체가 제도 도입 당시의 정책 환경이 달라졌다며 오히려 제도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정책보고서를 내놨다.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 정책연구팀은 8일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명분의 재검토'를 주제로 한 정책보고서를 발표하고, 공공심야약국 확대와 편의점 24시간 영업 감소, 지사제 안전성 이슈 등을 근거로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보다 제도의 축소·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2012년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판매 허용의 핵심 명분이었던 '심야·공휴일 의약품 접근성 개선'이라는 정책 환경이 현재는 상당 부분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우선 약국 기반 야간·휴일 약료 인프라가 크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정부 지원 공공심야약국은 64개소에서 220개소로 늘었고, 소아 야간·휴일 진료기관과 연계한 약국도 2017년 38개소에서 2025년 254개소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제도 도입 당시 전제였던 '24시간 편의점' 환경은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GS25의 심야 미영업 점포 비율이 지속 증가했고, 이마트24는 심야 영업을 점주 자율에 맡기면서 전체 점포의 약 80%가 야간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또 '약국 접근성의 역설'이라는 개념도 제시했다. 국민이 야간·휴일 의약품 접근에 불편을 느끼는 것은 약국 접근성이 절대적으로 낮아서라기보다, 평소 약국 접근성이 높아 기대 수준이 커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한 정책은 편의점 판매 확대보다 공공심야약국과 휴일지킴이약국 등 약국 기반 야간·휴일 약료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최근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성분 지사제의 소아·청소년 적응증 삭제 사례를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그동안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요구 품목으로 꾸준히 거론됐던 지사제가 원료 중 납 검출 문제로 안전성 재평가를 거쳐 소아 사용이 제한된 것은 일반의약품의 안전성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경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약사의 복약지도가 없는 판매 채널 확대는 안전관리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편의점 위해의약품 판매차단시스템은 품목 단위 판매 차단만 가능할 뿐 구매자 연령이나 실제 복용 대상자를 확인할 수 없고, '19세 미만 사용 금지'와 같은 조건부 안전조치를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래소비자행동 조사 결과를 인용해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의 판매 준수사항 위반율이 최근 4년간 매년 95% 안팎에 달했으며, 동일 품목 분할 결제를 통한 수량 제한 우회와 무인 판매 등이 지속 확인됐다고 밝혔다. 위반에 대한 제재 역시 과태료 중심에 그쳐 관리 실효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약준모는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 논의를 중단하고, 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안전상비의약품 제도를 축소·재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공공심야약국 확대와 휴일지킴이약국 정보 접근성 강화, 취약지역 약료 인프라 보완 등을 우선 추진하고, 24시간 영업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판매업소 관리와 판매 규정 위반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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