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CFO 교체…코로나 특수 이후 M&A 이끈 데이브 덴턴 퇴장
바이오헤이븐·시젠·메트세라 인수 주도한 재무 수장 사임
후임 찾기 착수…세실 게강 글로벌 바이오사업 재무총괄이 임시 CFO 맡아
코로나 매출 감소·특허절벽·약가 정책 변화 속 비용절감 과제 지속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6-22 06:00   수정 2026.06.22 06:01

화이자가 최고재무책임자(CFO) 교체에 나선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규모 현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주도해 온 데이브 덴턴(Dave Denton) CFO가 회사를 떠나면서 향후 화이자의 재무 전략과 성장동력 확보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이자는 최근 데이브 덴턴 CFO가 오는 8월 15일 회사를 떠나 소비재 산업 분야의 새로운 직무를 맡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화이자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사업부 재무 담당 수석부사장인 세실 게강(Cecile Guegan)이 임시 CFO를 맡게 되며, 회사는 내부와 외부를 대상으로 정식 후임자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알버트 불라(Albert Bourla)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덴턴은 화이자의 재무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신뢰받는 리더였다”며 “최근 회사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업 거래들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불라 CEO는 바이오헤이븐(Biohaven), 씨젠(Seagen), 메트세라(Metsera) 인수 과정에서 보여준 리더십이 향후 화이자의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덴턴 CFO 역시 “화이자와 알버트 불라 CEO와 함께 회사 역사상 중요한 시기에 일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영광이었다”며 “회사는 매우 훌륭한 리더십 아래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사를 단순한 경영진 교체 이상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덴턴 CFO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화이자가 확보한 막대한 현금을 활용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전략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2022년 5월 화이자에 합류했다. 당시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Comirnaty) 판매를 통해 24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막대한 현금을 확보한 상태였다. 덴턴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 자금을 활용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성장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는 취임 직후부터 대형 거래를 주도했다. 화이자는 덴턴 취임 후 불과 일주일 만에 편두통 치료제 개발사 바이오헤이븐을 116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편두통 치료제 누르텍(Nurtec)과 광범위한 CGRP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며 신경과학 분야 경쟁력을 강화했다.

가장 상징적인 거래는 2023년 단행된 시젠 인수였다. 화이자는 약 430억 달러를 투입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문기업 시젠을 인수했고, 이를 통해 패드셉(Padcev), 애드세트리스(Adcetris) 등 주요 항암제를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이 거래를 화이자의 항암 사업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린 전략적 전환점으로 평가해 왔다.

최근에는 비만 치료제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행보도 이어졌다. 화이자는 2025년 메트세라를 약 100억 달러에 인수하며 비만 치료제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나섰다. 당시 거래 과정에서는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경쟁사와의 경쟁 구도도 부각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대형 거래들을 통해 덴턴 CFO는 화이자의 포스트 코로나 성장 전략을 설계한 핵심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2025년 보수는 960만 달러로 전년 810만 달러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덴턴의 임기 후반은 성장보다는 구조조정과 비용 효율화에 집중되는 시기였다. 코로나19 관련 매출이 감소하면서 화이자는 새로운 경영 환경에 직면했기 때문.

화이자는 2026년 매출 전망치를 595억~625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2025년 기록한 626억 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회사는 코로나19 제품 매출 감소와 주요 품목의 특허만료, 미국 약가 정책 변화 등이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이자는 대규모 비용 구조 재편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2027년까지 최대 77억 달러 규모의 순비용 절감을 목표로 사업 전반의 효율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기 CFO가 어떤 인물이 될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특수 이후의 성장 둔화 국면에서 화이자는 비용 절감과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젠 인수 효과의 본격적인 실현, 비만 치료제 시장 진출 확대, 특허절벽 대응 전략 등 향후 화이자의 주요 경영 과제들이 재무 전략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새 CFO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덴턴 CFO의 퇴임 소식이 전해진 직후 화이자 주가는 장 초반 약 3.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경영진 교체 자체보다 향후 화이자의 성장 전략과 재무 운영 방향에 더욱 주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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