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약제비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급여적정성 재평가' 제도를 전면 개편하고, 2026년부터 새로운 평가 체계를 가동한다. 임상적 유용성이 입증되지 않은 약제는 과감히 급여에서 퇴출하고, 가치가 혼재된 약제는 사회적 요구도에 따라 본인부담률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보건복지부는 23일 열린 제8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2026년도 약제 급여적정성 재평가 개편 방안을 보고했다. 2020년부터 진행된 선별등재 이전 약제 대상의 1기 재평가가 완료됨에 따라, 그간의 성과를 토대로 제도를 한 단계 고도화한 것이다.
새로운 평가 체계는 '임상적 유용성'을 최우선으로 평가하여 유용성이 확인되지 않은 약제는 급여 대상에서 즉시 제외한다. 다만 임상 결과가 엇갈리는 등 유용성 판단이 혼재된 약제에 대해서는 '사회적 요구도'를 추가로 평가해, 본인부담률을 50% 또는 80%로 차등 적용하는 선별급여 방식을 도입하여 제도 운영의 유연성을 높였다.
이러한 개편 기준에 따라 2026년도 재평가 대상으로는 ▲은행엽엑스(뇌기능 장애 치료 등) ▲도베실산칼슘수화물(혈액순환 개선) ▲실리마린(밀크씨슬 추출물, 간질환 치료) 등 총 3개 성분이 최종 확정됐다. 특히 도베실산칼슘수화물은 과거 재평가로 급여에서 제외된 '빌베리'의 대체재로 쓰이며 급여 청구액이 2020년 대비 6배 이상 폭증해 집중 점검을 받게 됐다.
약제비 정비와 함께 서민들의 간병 부담을 덜기 위한 의료 현장의 규제 개선도 단행된다. 복지부는 비수도권 소재 상급종합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참여 병동 수 제한(기존 4개)을 전면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들은 기존보다 약 5배 많은 평균 20개 병동까지 통합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또한, 중증환자 전담병실의 참여 요건이었던 '통합병동 운영 비율' 요건도 비수도권 기관에는 면제하여, 지방의 중증환자들이 사적 간병인 고용 없이 질 높은 입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편, 국제 정세에 따른 고환율 장기화 상황을 고려한 적극행정 조치도 이뤄진다. 복지부는 2018년 이후 1100원대로 고정되었던 치료재료 환율 기준등급을 최근 3년 평균 환율(1365원)을 반영해 1300원대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조치로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별도산정 치료재료 약 2만 7천 개의 수가가 평균 2% 인상되며, 이르면 오는 4월 27일부터 현장에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