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AHA? 백신 강국서 또 하루 멀어져 간다
지난해 백신 매출 팬데믹 이래 최저..관세 핵심 ‘리쇼어링’과 거꾸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3-26 06:00   수정 2026.03.26 06:01


 

미국에서 소아 대상 백신 필수 예방접종 일정표상의 일부 백신 제외가 추진되고 있는 데다 州 차원에서 백신 접종 의무화가 약화됨에 따라 자국 내 백신 수요가 잠식되고,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제조기반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백신업계가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상화된 백신 수요에 적응한 가운데 백신 접종률이 뒷걸음치고 관련정책의 기조가 변경됨에 따라 미국 내 백신 업계의 생산량 뿐 아니라 매출 전망, 장기적인 투자 인센티브 등이 토대부터 약화되면서 위험에 직면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비즈니스 정보 서비스업체 글로벌데이터社는 지난 17일 이 같은 지적을 내놓았다.

글로벌데이터社의 카티아 제바르 제약산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관련법안이 공개되고, MAHA(Make America Healthy Again) 캠페인이 계속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백신 접종률과 백신 생산수요를 예측할 수 있을 뿐”이라면서 “감소일로를 지속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45개 백신 제품들이 전국에 산재한 32개 제조시설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FDA의 허가를 취득한 백신 제품들의 전 세계 제조량에서 36% 정도의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글로벌데이터 측의 전언이다.

글로벌데이터의 ‘제조사별 의약품 생산 데이터베이스’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백신 생산량은 글로벌 평균치를 5배 이상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꿔 말하면 백신 공급이 미국에서 얼마나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예측 가능한 백신 예방접종 수요와 관련해서 미국 백신 제조업체들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나 편중되어 있는지를 방증하는 통계수치인 셈이다.

하지만 제바르 애널리스트는 “11개 백신 가운데 7개가 소아 대상 백신 필수 예방접종 일정표상에서 제외될 예정”이라면서 “생산수요가 크게 감소할 위험에 직면해 있고, 그 같은 위험성을 개별 州 차원에서 보면 한층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예로 플로리다州의 경우 지난 12월 소아 대상 필수 예방접종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다른 州들도 플로리다州의 선례를 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의 MAHA 연대그룹이 고조되고 있는 백신 회의론을 이용해 예방접종 의무화의 완화를 밀어붙이고 있고, 이로 인해 생산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제바르 애널리스트는 덧붙였다.

글로벌데이터의 지역별 전망 자료를 보더라도 2025년에 미국에서 제조된 백신 제품들의 매출은 ‘코로나19’ 팬데믹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지난 2022년부터 2025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7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비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수요가 계절 접종으로 전환된 데에 기인한 결과로 분석됐다.

또한 미국 전역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백신 접종률의 감소 또한 이 같은 급감 추세에 상당부분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됐다.

한편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소아들의 92.5%가 홍염, 유행성 이하선염(또는 볼거리) 및 풍진(MMR) 백신을 접종받은 것으로 보고되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95%를 하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플로리다州의 경우 백신 접종 의무화의 완화가 아직 시행에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불구, 소아들의 MMR 백신 접종률이 88%로 더욱 낮게 나타나 경악스러움이 앞서게 했다.(staggeringly)

제바르 애널리스트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같은 백신 접종률의 뒷걸음질 추세가 지난해와 최근 백악관에서 연이어 관세 인상 행정명령을 쏟아낸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관세 인상 행정명령이 미국 내 의약품 제조의 강화를 취지의 하나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제바르 애널리스트는 “소아 대상 백신 필수 에방접종의 일부 제외가 관세정책이 한 목표로 지지하고 있는 의약품 생산의 리쇼어링(reshoring)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쇼어링’이란 해외로 나갔던 기업이나 제조 부문이 자국 내로 되돌아오는 것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백신 접종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공중보건 정책의 전환이 강행될 경우 미국 내 제조업의 성장을 원하는 열망에 대못을 박는 격(nail in the coffin)이 될 것이라고 제바르 애널리스트는 비유했다.

결과적으로 생산수요가 줄어들고, 매출이 감소하고, 개발 인센티브가 약화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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