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 패러다임 전환… 혁신 신약 병용요법 시대 본격화
한국아스텔라스 미디어 세션 개최… 글로벌 항암 치료 변화와 환자 접근성 논의
김인호 교수 “면역항암제 기반 병용요법, 다양한 암종에서 치료 전략으로 확대”
이한길 교수 “타사 간 신약 병용요법 급여 사례 국내 사실상 전무”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3-13 06:00   수정 2026.03.13 06:01
김인호 교수와 이한길 교수가 미디어세선 말미에 QnA를 진행하고 있다.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최근 항암 치료 분야에서는 서로 다른 기전을 가진 혁신 신약을 함께 사용하는 병용요법이 빠르게 확산되며 글로벌 치료 패러다임이 단일요법에서 복합 치료 전략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다양한 혁신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항암 치료의 발전 속도는 크게 빨라졌고, 이러한 병용요법은 여러 암종에서 치료 반응률과 생존기간 개선 등 의미 있는 임상적 성과를 보여주며 주요 치료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달리 국내 제도 환경은 여전히 단일 약제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어 혁신 신약 병용요법의 임상적 가치와 환자 접근성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아스텔라스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12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에서 ‘혁신 신약 병용요법 시대,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개최했다. 이번 세션에서는 글로벌 항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혁신 신약 병용요법의 임상적 의미, 그리고 국내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정책적 과제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 공유됐다.

이날 세션에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이한길 교수가 연자로 참여했다. 김 교수는 임상 현장의 관점에서 항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혁신 신약 병용요법의 임상적 의미를 설명했으며, 이 교수는 보건경제 및 정책 측면에서 국내 급여 제도의 구조적 한계와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제도적 과제를 제시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가 한국아스텔라스 미디어 세션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항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 혁신 신약 병용요법 시대 도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는 최근 항암 치료 분야에서 혁신 신약 간 병용요법이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치료 옵션이 실제 환자 치료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환자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인호 교수는 한국아스텔라스 미디어 세션에서 ‘항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혁신 신약 병용요법’을 주제로 발표하며 최근 항암 치료 환경 변화와 요로상피암 치료에서의 병용요법 임상 성과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최근 30~40년 사이 항암제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면서 암 치료에서 약물치료의 역할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화학항암제 중심 치료에서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로 이어지는 발전 과정 속에서 환자들에게 이전보다 훨씬 큰 임상적 이득이 제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암 치료에서 병용요법은 두 가지 이상의 치료제를 함께 사용해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김 교수는 특히 면역항암제의 등장 이후 이러한 병용요법 연구가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면역항암제는 비교적 독성 관리가 가능한 치료제로 다른 약제와 병용했을 때 치료 효과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두 가지 치료제뿐 아니라 세 가지 이상 약제를 병용하는 임상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흐름은 특정 암종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암종에서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로상피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 그리고 파드셉·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
김 교수는 최근 병용요법의 임상적 성과가 두드러진 사례로 요로상피암 치료를 소개했다.
요로상피암은 신우, 요관, 방광 등 요로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국내에서도 발생 빈도가 적지 않은 암종이다.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환자 수 증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교수는 “전이성 요로상피암의 경우 오랜 기간 동안 백금 기반 화학요법이 표준 치료로 사용돼 왔다”며 “하지만 치료 효과와 부작용 측면에서 한계가 있어 새로운 치료 전략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돼 왔다”고 설명했다. 
아스텔 파드셉 김인호 교수
기존 백금 기반 항암요법의 경우 무진행 생존기간이 약 6개월, 전체 생존기간은 약 12개월 수준으로 치료 성과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치료 전략이 항체약물접합체(ADC)인 엔포투맙 베도틴(파드셉)과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의 병용요법이다.

김 교수는 약 9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EV-302 임상시험 결과를 소개했다.

이 연구에서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 파드셉·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을 비교 평가했다.

김 교수는 “임상 연구 결과 병용요법은 기존 치료 대비 사망 위험을 약 50%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였다”며 “생존기간 역시 기존 치료 대비 약 두 배 수준으로 개선되는 등 의미 있는 임상적 이득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무진행 생존기간과 객관적 반응률에서도 기존 치료 대비 개선된 결과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특히 객관적 반응률의 경우 약 68% 수준으로 환자 10명 중 약 7명에서 종양 크기가 의미 있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치료 효과뿐 아니라 안전성 측면에서도 관리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백금 기반 화학요법에서 흔히 나타나는 백혈구 감소나 감염 등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일부 피부 발진 등 ADC 관련 부작용이 보고됐지만 전반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실제 임상 현장에서 치료 경험이 축적되면서 부작용 관리도 점차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파드셉과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은 주요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도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 옵션으로 권고되고 있다.

김 교수는 “미국 NCCN 가이드라인과 유럽 가이드라인 모두 이 병용요법을 전이성 요로상피암의 주요 1차 치료 옵션으로 권고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표준 치료로 사용돼 온 백금 기반 화학요법 이후 등장한 중요한 치료 전략 중 하나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혁신 치료 혜택 환자 접근성 중요”
김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의 경험을 언급하며 환자 접근성 문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 옵션이 존재하더라도 환자가 실제 치료를 받을 수 없다면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경제적 부담 등으로 치료를 지속하지 못하는 사례도 임상 현장에서 경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 신약 병용요법이 앞으로 다양한 암종에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 개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이한길 교수가 한국아스텔라스 미디어 세션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타사 간 병용요법 급여 공백, 제도적 논의 시작해야”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이한길 교수는 최근 항암 치료 패러다임이 혁신 신약 간 병용요법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가운데, 국내 건강보험 제도가 이러한 치료 전략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로 다른 제약사의 혁신 신약을 함께 사용하는 ‘타사 간 신약 병용요법’의 경우 국내에서 건강보험 급여로 등재된 사례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적 보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한길 교수는 한국아스텔라스 미디어 세션에서 ‘혁신 신약 병용요법 시대,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제도적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며 국내 항암 치료 환경과 급여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최근 항암 치료에서는 단일요법보다 서로 다른 기전을 가진 신약을 병용하는 치료 전략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지난 10년간 도입된 항암 병용요법 치료제가 약 70건에 이르며 특히 최근 5년 동안 허가된 사례가 이전 5년에 비해 약 3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항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 면역항암제 중심 병용요법 증가
이 교수는 항암 치료에서 병용요법이 증가하는 이유로 치료 효과 개선과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 활용 가능성을 들었다.

특히 최근에는 면역항암제를 중심으로 한 병용요법이 주요 치료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신약 간 병용요법이 전체 항암 병용요법 가운데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교수는 “면역항암제는 다양한 치료제와 병용될 수 있는 백본(backbone) 역할을 하면서 앞으로도 신약 간 병용요법 개발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치료 전략이 임상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급여 제도가 이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급여 제도에서는 이러한 치료 전략을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가 존재한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항암 병용요법으로 급여 등재된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 동일 회사의 약제 조합이거나 특허가 만료된 약제가 포함된 경우”라며 “특허가 유지된 서로 다른 회사의 혁신 신약 간 병용요법이 가치 평가를 거쳐 급여 등재된 사례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단순히 급여 등재까지의 시간 차이 때문만은 아니며 제도적 구조에서도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타사 간 신약 병용요법 급여 등재가 어려운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 번째는 제도적 측면이다. 현재 공정거래법에 따라 서로 다른 제약사가 비용효과성 자료나 가격 관련 정보를 공유하거나 협의를 진행할 경우 담합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어 기업 간 협의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타사 간 병용요법에서는 약제 간 가치 기여도를 고려한 약가 조정이나 비용 분담 논의가 필요하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기업 간 직접적인 협의가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평가 체계의 한계다. 현재 국내 약가 평가 체계는 단일 약제 중심의 비용효과성 평가 구조로 설계돼 있어 신약 간 병용요법이 창출하는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병용요법의 임상적 효과는 개별 약제가 아닌 치료 전략 전체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현재 평가 구조에서는 이러한 가치 평가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해외도 동일한 고민… 다양한 제도적 해법 모색
이 교수는 이러한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해외에서도 유사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영국 보건경제연구소(OHE)와 캐나다 연구기관에서는 항암 신약 병용요법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 바 있다.

이들 연구에서는 병용요법 효과에 대한 각 약제의 기여도를 평가하는 ‘가치 배분(Value Attribution)’ 개념이 제안되기도 했다.

또한 약가 협상 구조의 문제도 지적됐다. 캐나다 연구에서는 병용요법 평가 과정에서 약가가 주요 병목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간 공동 협상 또는 중재 구조가 필요하다는 점이 제기됐다.

이 교수는 해외 정책 사례로 영국, 벨기에, 스웨덴의 제도를 소개했다.

영국에서는 NHS와 경쟁당국이 협력해 ‘세이프 하버(safe harbour)’ 개념을 도입해 기업 간 협상이 가능한 안전지대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제약사가 병용요법의 약가와 가치 배분을 논의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것.

벨기에는 ‘미러 프로시저(mirror procedure)’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예정으로 병용요법을 구성하는 약제들이 동시에 병렬적으로 평가를 받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또 스웨덴에서는 보험 당국이 병용요법에서의 예상 사용 패턴을 먼저 제시해 협상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도 이러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서는 타사 간 신약 병용요법 급여 문제에 대한 제도적 논의 자체가 아직 초기 단계”라며 “법적 제한과 제도 구조를 고려할 때 기업 자율 협의에만 맡기기보다는 정부 주도의 검토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산하에 ‘병용요법 소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기존 평가 기준으로는 신약 간 병용요법의 임상적 가치와 비용효과성을 충분히 평가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전문적인 논의를 위한 별도 검토 체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병용요법 확대 대비 제도 논의 필요
이 교수는 항암 치료에서 신약 병용요법 개발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허가 유지된 신약 간 병용요법의 국내 급여 사례가 없는 현실은 제도적 공백이 존재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향후 증가할 치료 전략에 대비해 지금부터 제도 개선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접근성 향상을 위해서는 적절한 가치 평가 체계와 함께 정부의 중재 역할이 중요하다”며 “관련 연구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통해 단계적으로 정책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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