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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organ Healthcare Conference, JPMHC)를 10년간 직접 경험해 온 오름테라퓨틱 이승주 대표가 글로벌 바이오 투자 포럼의 구조와 실전 공략법을 제시했다. 성패는 발표 자체보다 임상 데이터의 완성도와 파트너십 전략, 사전 준비 역량에서 결정된다는 분석이다.
매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글로벌 바이오 자본과 기술이 교차하는 대표적인 투자 포럼이다. 기술이전과 전략적 파트너십, 인수합병(M&A)의 출발점으로 평가되며, 글로벌 빅파마를 비롯해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 투자은행, 벤처캐피털, 헤지펀드, 사업개발(BD) 조직이 한 도시에 집결한다.
행사 동안 샌프란시스코 전역에서는 메인 콘퍼런스 외에도 Biotech Showcase, BIO Partnering @JPM Week, RESI 등 다양한 위성 파트너링 프로그램이 동시에 열린다. JP모건에 따르면, 올해 BIO Partnering @JPM Week 플랫폼에는 2571명의 참가자와 1600개 이상의 기업이 등록했으며, 총 7577건의 파트너링 미팅이 진행됐다.
오름테라퓨틱 이승주 대표는 20일 대전 바이오헬스케어협회 교류회에서 “JPMHC는 학회도, 일반적인 파트너링 행사도 아닌 투자 포럼”이라며 “공식 발표보다 호텔 미팅룸과 리셉션에서 이뤄지는 1대1 미팅이 훨씬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JPMHC는 발표를 잘하는 자리가 아니라, 적절한 투자자와 파트너를 얼마나 많이 만나고 연결하느냐가 핵심인 행사”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최근 글로벌 바이오 투자 시장은 플랫폼이 아니라 임상 에셋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제는 기술의 가능성만으로는 투자 유치가 어렵고, 실제 임상 데이터를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에셋을 확보한 기업만이 글로벌 투자와 파트너십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중심’으로 설계된 구조…발표보다 미팅이 핵심
JPMHC 가장 큰 특징은 투자자 중심으로 설계된 구조다. 행사 운영과 발표 기업 선정에서 투자은행 리서치 애널리스트의 영향력이 크며, 투자자들은 콘퍼런스 발표와 1대1 미팅을 통해 투자 및 파트너십 후보를 선별한다.
메인 콘퍼런스는 샌프란시스코 유니언스퀘어 인근 호텔에서 열리며, 빅파마 CEO, 글로벌 투자기관, 투자은행, 바이오텍 경영진이 동시에 참석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글로벌 제약사 의사결정권자와 직접 접점을 만들 드문 기회다.
이 대표는 “JPMHC는 투자자, 빅파마, 투자은행이 모두 모이는 행사로,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의 전략과 경쟁력을 직접 검증받는 자리”라며 “특히 빅파마 CEO와 BD 책임자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한국 기업에게 JPMHC의 의미는 직접적인 투자 유치보다 BD 전략 측면에서 더 크다고 설명했다. 행사 구조가 미국 상장사와 미국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설계된 만큼, 한국 기업이 현장에서 재무적 투자(FI)를 유치하는 사례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JPMHC는 기본적으로 미국 상장사가 미국 투자자를 만나는 투자 포럼 성격이 강하다”며 “오히려 글로벌 제약사 BD 조직과 직접 접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BD 관점에서 훨씬 중요한 행사”라고 말했다.
기술이전, 공동개발, 전략적 투자 등 대부분의 협력 논의는 JPMHC에서 시작돼 이후 후속 미팅과 데이터 검토를 거쳐 구체화되는 구조다. 이 대표는 “JPMHC에서 바로 딜이 성사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이후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논의가 이어진다”라며 “JPMHC는 계약을 체결하는 자리라기보다, 글로벌 파트너십 관계를 시작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최소 1년 준비”…사전 접촉과 데이터 축적이 성패 좌우
JPMHC에서 의미 있는 미팅을 확보하려면 장기간의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주요 투자자와 글로벌 제약사 임원들의 일정은 수개월 전부터 채워지기 때문에, 행사 직전에 접촉하는 방식으로는 실질적인 논의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 대표는 “최소 1년 전부터 준비하는 행사라고 보는 것이 맞다”며 “여름에 열리는 BIO International Convention(BIO USA)에서 먼저 만나고, 이후 임상 데이터 업데이트와 함께 JPMHC에서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는 흐름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요한 파트너와의 미팅은 가을부터 일정이 잡히기 시작하므로, 사전 관계 형성과 데이터 업데이트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행사 자체보다 그 전후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JPMHC에서 기업의 경쟁력은 단순한 기술 설명이 아니라, 짧은 시간 안에 핵심 가치를 전달하는 스토리라인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자는 행사 동안 수십개에서 수백개 기업을 동시에 검토하기 때문에, 명확하고 간결한 메시지가 필수적이라는 것.
이 대표는 “JPMHC에서는 30초, 1분, 3분, 5분 등 다양한 길이로 기업 전략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임상 개발 전략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와 제약사는 질환과 시장을 이미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 시장 설명보다 우리 기술이 어떻게 차별화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스토리라인과 임상 데이터가 미팅의 성과를 좌우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JPMHC 이후 후속 미팅, 데이터 공유, 전략적 논의를 통해 협력 가능성이 구체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행사 자체보다 이후 관계 발전 과정이 실제 성과를 결정하는 핵심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JPMHC는 투자 유치의 종착점이 아니라 글로벌 파트너십을 시작하는 출발점”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임상 데이터를 통해 기술의 유효성과 차별성을 입증해야 한며, 임상 데이터와 명확한 전략을 갖춘 기업만이 글로벌 파트너십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자본시장 회복 신호…투자와 딜 논의 재가동
올해 JPMHC에서 확인된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는 글로벌 바이오 자본시장의 회복 조짐이다. 실제 대표적인 바이오 투자 지표인 ‘SPDR S&P Biotech ETF(XBI)’는 2025년 들어 반등 흐름을 보이며 투자 심리 개선 신호를 나타냈다. 금리 상승과 투자 위축으로 장기간 침체됐던 바이오 투자 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IPO와 M&A에 대한 기대감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향후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 파이프라인 확보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술이전, 전략적 투자, 인수합병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특허 만료로 인해 파이프라인 보강이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라이선싱과 M&A를 통해 새로운 후보물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에서 ‘에셋’으로…투자 기준의 구조적 변화
또한 이번 JPMHC에서 가장 뚜렷하게 확인된 변화는 투자 기준의 전환이다. 과거에는 플랫폼 기술이나 신기술 자체만으로도 투자 유치가 가능했지만, 현재는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에셋 중심으로 투자 기준이 이동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20~2021년에는 플랫폼 기술만으로도 투자와 상장이 가능했던 시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플랫폼만으로는 투자 유치가 쉽지 않다”라며 “이제는 플랫폼이 아니라, 실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에셋이 투자와 딜의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글로벌 바이오 투자 시장이 기술 가능성 중심에서 임상 검증 중심으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투자자와 빅파마 모두 실제 임상 데이터를 통해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된 후보물질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임상 데이터를 통해 기술의 유효성과 차별성을 입증해야 한다”며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만이 글로벌 파트너십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상 개발 환경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임상시험 수행에서 중국의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개발 비용과 속도 측면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도 글로벌 임상시험 개시 약 30%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언급됐다.
이 대표는 “이제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기술 가능성을 설명하는 단계에서 임상 데이터로 가치를 증명하는 단계로 전환됐다”며 “임상 실행력과 파트너십 전략을 갖춘 기업만이 글로벌 투자와 딜로 이어질 수 있으며, JPMHC는 이러한 역량을 갖춘 기업만이 글로벌 무대에서 실질적인 투자와 파트너십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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