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이찌산쿄가 글로벌 연구개발(R&D) 수장을 교체하며 차세대 성장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회사는 전 노바티스 최고의료책임자(CMO)였던 존 차이(John Tsai) 박사를 글로벌 R&D 총괄로 임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차이는 오는 4월 1일부로 직을 내려놓는 다케시타 켄(Ken Takeshita) 박사의 후임으로 합류한다.
존 차이 박사는 화이자, BMS, 암젠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고위 R&D 직책을 수행한 뒤 2018년 노바티스 CMO로 선임됐다. 노바티스 재직 기간 동안 약 160개 개발 프로젝트와 500건 이상의 임상시험을 이끌었으며, 15개 신약의 글로벌 승인으로 이어졌다고 다이이찌산쿄는 설명했다.
그는 2022년 노바티스의 조직 개편 과정에서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투자사 신코나(Syncona Investment Management)에서 파트너로 활동하며 다수의 바이오텍 설립과 운영을 지원했다. 2023년에는 심혈관 질환 치료제 개발사 포스필드 테라퓨틱스(Forcefield Therapeutics)의 수장으로도 임명된 바 있다.
다이이찌산쿄의 오쿠자와 히로유키(Hiroyuki Okuzawa) CEO는 이번 인사를 통해 과학·기술 기반 혁신을 가속화하고 향후 5개년 사업계획 실행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동시에 퇴임하는 다케시타 박사에 대해서는 글로벌 R&D 조직의 전환과 항체약물접합체(ADC) 포트폴리오 확장을 주도해온 공로를 언급했다.
다이이찌산쿄는 ADC 분야에서 업계 선도적 위치를 확보해왔다. 특히 HER2 표적 ADC ‘엔허투’는 글로벌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모든 개발이 순항한 것은 아니다. 회사는 최근 자사의 2세대 ADC 플랫폼을 활용한 차세대 후보물질의 내부 개발을 중단했으며,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 개발 중인 ‘다트로웨이(Datroway)’의 3상 주요 결과 발표 일정도 연기된 바 있다.
또 다른 변수는 B7-H3 표적 ADC ‘이피나타맙 데룩스테칸(ifinatamab deruxtecan)’이다. 다이이찌산쿄는 MSD와 공동 개발 중인 해당 후보물질과 관련해 간질성 폐질환(ILD)으로 인한 예기치 못한 사망 사례가 보고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보류(clinical hold)를 통보받았다. 이후 FDA는 보류 조치를 해제했으며, 양사는 고위험 ILD 환자 제외, 연구자 및 임상시험 인력에 대한 추가 교육 등 강화된 위험 관리 전략을 도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존 차이 박사의 합류는 다이이찌산쿄 R&D 전략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모색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ADC 중심의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임상 리스크 관리와 포트폴리오 균형을 재정립하는 과제가 병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이찌산쿄는 최근 수년간 ADC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항암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해왔다. 새로운 R&D 리더십 체제 하에서 기존 플랫폼의 고도화와 차세대 기술 도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