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인하, 도매 구조조정 신호탄"…유통 내부서 '단합론' 확산
내부 자성·단합 요구 속 대응 전략 마련 필요성 제기
김홍기 감사 "도매 위상 제고 위해 전문가 육성·마진 제도화 필요"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2-05 06:00   수정 2026.02.05 06:01
남상규 자문위원(왼쪽)과 현준재 부회장이 정기총회 기타 토의에서 업계 대응과 단합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약가 제도 개편을 둘러싼 위기감이 의약품 유통업계 내부에서도 본격적으로 분출됐다.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자칫 도매업계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외부 환경 탓에 앞서 업계 내부의 단합과 대응 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공식 석상에서 제기됐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 제64회 정기총회에서는 약가 제도 개편을 둘러싼 업계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남상규 자문위원은 “현재 약가 제도 개편과 관련한 논의는 제약협회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여파는 향후 유통협회 회원사들에게 상당히 큰 영향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실질적인 당사자인 유통업계가 다소 강 건너 불 보듯 바라보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남 자문위원은 “우리도 오늘 이 자리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제약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호영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장.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이에 대해 박호영 회장은 “지금 지적된 부분이 바로 우리 업계의 한계점”이라며 “제약·약사회·유통은 계약을 중심으로 삼각 편대를 이루고 있고, 어느 한 축이라도 무너지면 전체가 기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유통업계가 의약품 공급망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점을 언급하며 “그 순기능을 이제는 데이터와 논리로 분명하게 제시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번 약가 제도 개편안은 태풍을 넘어 메가톤급 쓰나미와 같다”며 “이미 올 것은 왔고, 이제는 어떻게 대응하느냐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누가 앞에 나서느냐보다 업계가 하나로 뭉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회원사들의 결집을 거듭 호소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감사보고에서도 구조적인 진단과 정책 제안으로 이어졌다.

김홍기 감사는 “제약사의 유통 마진 인하와 거점 도매 선정, 반품·입찰·온라인 쇼핑몰 문제 등 도매 유통업계에는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은 미국이나 일본 사례에서 보듯 도매업계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 감사는 의약품 도매업이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물류 기능뿐 아니라 정보·금융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음에도 산업적 중요성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부 환경만 탓하기보다 우리 스스로 국민 건강을 위해 혁신을 다해 왔는지 점검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대응 방향으로 △도매 전문가 육성 정책 설명회 개최 △유통 마진 제도화를 위한 연구 추진을 제시하며, 집행부와 회원사의 적극적인 참여와 내부 단합을 강조했다.

현준재 부회장 역시 “과거 판매 중단이나 사입 중단 등 강도 높은 조치가 시도됐지만, 단합이 충분하지 않아 흐지부지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협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회원사들이 단합돼 있다는 것을 보여줄 상징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부회장은 회원사 100% 서명 참여와 임직원 동참 방안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협회는 이번 총회에서 2026년도 예산 18억8494만원을 확정하고, ‘유통 마진 법제화 연구용역’에 5000만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실제 금융·행정 비용을 데이터화해 정부를 설득할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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