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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의 아랫목은 '냉골’이다. 제약산업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우리는 1,300억 원의 현금 실탄과 30개의 개량신약 무기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생존'을 넘어 '판을 바꾸는 게임'을 시작할 것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올해를 개량신약 매출 비중 60%를 돌파하는 ‘제2의 도약기’로 선포했다. 지난 2일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는 전문지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2026년 경영 전략의 핵심을 '안전 속의 파격'으로 정의했다.
겉으로는 보수적인 '무차입 경영'과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면서도, 그 내면에는 누구보다 공격적인 'R&D 독자 노선'과 '글로벌 확장' 의지를 담고 있다. 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 등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과 글로벌 시장 확대를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매출 2,900억·순이익 400억... "이자만 받아도 이익 느는 '현금 부자'"
강 대표가 공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2,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 성장에 그쳤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는 '어닝 서프라이즈'에 가깝다. 영업이익은 약 500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024년(320억원)보다 대폭 늘어난 400억원 달성이 유력하다.
매출 정체에도 순이익이 급증한 비결은 '무차입 경영'과 '금융 수익'에 있다. 강 대표는 "은행 부채는 사실상 '제로'인 반면, 예금성 자산만 1,3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고금리 기조 속에서 막대한 이자 수익이 발생해 순이익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재무 건전성도 더욱 강화됐다. 2024년 17%였던 부채비율은 2025년 14%까지 낮아졌다. R&D 투자 비중은 11.3%에서 11.9%로 오히려 늘리며 미래를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았다.
"해외 매출 2,400만 달러 달성"... 알짜배기 수출로 실속 챙겨
해외 사업 역시 '실속' 위주로 재편됐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약 2,400만 달러(한화 약 320억원)를 기록했다.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의 저가 제네릭 경쟁은 지양하고, 수익성이 높은 개량신약과 항암제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결과다.
강 대표는 "중국과 인도가 장악한 저가 원료 시장에서는 승산이 없다"며 "우리가 기술 우위를 가진 제품을 제값 받고 파는 전략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외형 부풀리기식 수출이 아닌, 영업이익률을 우선시하는 '고마진 수출 전략'이 자리를 잡았음을 의미한다.
2025년에 확보한 막대한 유동성과 재무 안정성은 2026년 공격 경영의 '실탄'이 된다. 강 대표는 "작년에 비축한 체력을 바탕으로 올해는 매출 3,300억원, 15% 고성장에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약가 인하로 제네릭 시장 20% 증발"... '개량신약'이 유일한 방파제
하지만 올해 제약업계 발전 전망은 냉혹했다. 강 대표는 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 조치에 대해 "제네릭 위주 중소 제약사와 CSO(영업대행) 업체들은 매출이 20% 이상 급감하며 생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토종 제약사들이 자금난으로 R&D 동력을 잃고 다국적 제약사에 예속될 수 있다는 '필리핀식 몰락' 시나리오까지 언급하며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이 거센 파고를 넘기 위해 유나이티드제약이 꺼내 든 방패는 '개량신약'이다.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 3,300억 원 중 60% 이상을 개량신약으로 채우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강 대표는 “현재 17개의 개량신약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수년 내 이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며 “올해는 최근 발매된 순환기 복합제 ‘실로듀오서방정’과 ‘피타릭캡슐’을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삼아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올해 총 7종의 신제품을 선보인다. 1월 출시된 실로듀오를 시작으로 ▲아트맥콤비젤연질캡슐(4월) ▲아자프린정(5월) ▲세레테롤액티베어(6월) ▲페노듀오캡슐(7월) ▲페리플루주(8월) ▲에도반R정(11월) 등이 순차적으로 시장에 나온다.
회사는 매출액 대비 약 11.9%를 R&D에 투입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약 30여 개의 개량신약 및 신제제 개선 품목이 개발 단계에 있어, 매년 2개 이상의 신제품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제네릭 시장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이 담긴 개량신약만이 약가 방어와 수익성 보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사고 나면 끝"... '확장'보다 무서운 '안전 경영'
최근 제약업계가 타법인 투자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는 것과 달리, 강 대표는 철저한 '마이 웨이'를 선언했다. 그는 화장품, 의료기기 등 비주력 사업 확장에 대해 "자신 없는 분야를 벌렸다가 밑에서부터 썩어 들어오면 걷잡을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등 강화된 규제 환경을 언급하며 "지금은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안전 경영'이 최상의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보수적 기조는 탄탄한 재무제표로 증명된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사실상 무차입 상태를 유지하며 약 1,3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고금리 시대에 이자 비용 없이, 오히려 막대한 이자 수익을 창출하며 R&D 투자 재원을 스스로 조달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했다.
"남 좋은 일(L/O) 안 한다"... '1,300억 실탄'으로 독자 신약 완주
'곳간'을 걸어 잠근 유나이티드제약이 지갑을 여는 곳은 오직 '기술'이다. 강 대표는 이날 "기술 수출은 절대 없다"고 못 박았다. 다국적사에 기술을 넘겼다가 반환당하며 주가가 폭락하는 '바이오 벤처의 비극'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대신 서울대와의 합작법인 '유엔에스바이오'를 전진기지로 삼아 ▲차세대 P-CAB 제제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 ▲폐섬유화 치료 흡입제 등 '블록버스터급' 신약 개발을 끝까지 독자적으로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차세대 P-CAB 제제는 현재 신물질 26종 합성을 완료하고 비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는 소분자 및 장기지속형 제제 등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후보물질 최적화 단계에 있다. 폐섬유화 치료 흡입제는 현재 동물 효력시험에서 경구제 대비 우수한 성과를 확인하고 비임상 실시를 검토 중이다.
특히 주목할 분야는 '흡입제'다. 강 대표는 "디바이스와 약물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은 아시아에서 우리가 유일하다"며, 이를 무기로 폐암 치료제 등 고부가가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외부 라이선스 도입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것이 유나이티드제약의 철학”이라며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약가 인하 등의 위기를 공격적인 R&D와 수출 확대로 극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국·인도 피해 하이엔드로"... AI가 '수출 구원투수'
내수 시장의 한계를 돌파할 키워드는 '고급화'와 'AI'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올해 수출 목표를 3,000만 달러로 설정했다. 가격 경쟁력으로 밀어붙이는 중국·인도와의 정면승부는 피하고, 진입 장벽이 높은 개량신약과 항암제 위주의 '하이엔드 전략'을 구사한다.
여기에 'AI(인공지능)'가 지원 사격에 나섰다. 강 대표는 "과거에는 막대한 인력이 필요했던 해외 등록 서류 작업을 이제 AI가 순식간에 처리한다"며 "AI 기술 도입이 수출 행정의 혁신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또한 정부 과제를 통한 'AI 기반 신약 개발'도 진행 중이라며 디지털 헬스케어의 실질적 활용을 예고했다.
2026년의 유나이티드제약은 '모순의 조화'를 보여준다. 재무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보수적'이지만, 기술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급진적'이다. "현상 유지만 해도 잘하는 해"라는 강덕영 대표의 겸손한 전망 뒤에는, 1,300억원의 현금과 30개의 신무기를 장전하고 시장 재편을 노리는 노련한 승부사의 야심이 숨어 있다.
◼︎ 강덕영 대표이사 약력
학력
한국외국어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R.O.T.C 제 7기 육군소위 임관 (통역장교)
주요 수상
석탄산업훈장 수훈 (2006)
철탑산업훈장 수훈 (2015)
주요 저서
여명의 빛, 조선을 깨우다
복음의 빛, 한국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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