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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 화장품 문제가 K-뷰티 산업의 구조적 리스크로 확대되고 있다. 위조품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뿐 아니라, K-뷰티 신뢰와 수출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통관 단계에서 적발된 K-브랜드 위조물품은 총 11만7005점이었다. 이 가운데 화장품류가 4만1903점으로 전체의 35.9%를 차지, 품목별 비중은 가장 컸다.
정부는 위조 화장품으로 인한 실질적 피해액을 9억7000만 달러(1조1000억원)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 114억3100만 달러(약 16조6000억원)의 6.6% 수준이다.
업계에선 위조화장품으로 인한 피해가 금전적 손실을 넘어 산업의 장기적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화장품은 기능과 성분만으로 승부하는 상품이 아니라 안전성과 이미지, 국가 브랜드까지 겹쳐진 산업이기 때문에 한 번 신뢰가 흔들리면 회복이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아름다워 질 수 있다’는 환상을 매개로 하는 산업이어서 이미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한 번 신뢰가 깨지기 시작하면 제품이 좋아도 소비자가 다시 돌아오기 힘들다"고 밀했다.
이 관계자는 2010년대 중반 이후 한국 화장품이 중국에서 기세가 꺾였던 일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 선호가 줄어든 것은 단순히 한한령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잘 팔리자 한국 기업들이 유사한 제품을 쏟아내면서 '한국 화장품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인식이 축적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K-뷰티처럼 국가명이 붙어 소비되는 산업은 매우 드문데, 여기에 위조 화장품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면 장기적으로 산업 전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적재산권 보호 컨설팅 업체 아이피스페이스(IP SPACE) 문병훈 대표도 "화장품처럼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은 소비자들이 위조품이라는 걸 알고도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화장품은 ‘위조품이 많다’는 인식만으로도 브랜드 신뢰도가 빠르게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어 "최근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조품은 해외에 정식 진출도 안 된 브랜드를 도용해 전 세계 플랫폼으로 퍼지고 있다"며 "브랜드가 직접 피해를 입지 않더라도, 소비자 신뢰 자체가 무너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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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이러한 산업 리스크를 인식하고 위조 화장품 대응을 본격화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지식재산처, 관세청은 지난 23일 '위조 화장품 대응 관계기관 협의회'를 열고 민관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해외 위조 화장품 유통 실태 모니터링, 위조 방지 기술 도입 확대, 지식재산권 분쟁 대응 교육 강화, 통관 단계 정보 분석을 통한 차단 강화 방안 등이 논의됐다.
통관 단계 대응은 관세청이 맡는다. 관세청은 전자상거래 확대로 소량 직구 화물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위조 의심 화물에 대한 분석과 선별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민간 기업이 신고한 위조 의심 정보와 세관 단속을 연계하고, 브랜드·플랫폼과의 정보 공유를 통해 위조품 식별 정확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적발된 위조품의 97.7%가 중국발 화물이라는 점을 감안해 중국과의 양자 공조도 추진된다. 관세청은 이달 초 중국 세관당국과 국경 단계 지식재산권 보호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위조 화장품 정보를 상호 교환하는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위조 피해가 큰 국가를 대상으로 현지 유통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K-화장품 기업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만들어 제도 개선 요구를 수렴하는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아이피스페이스 김기덕 중국지사 대표는 위조 화장품 대응 전략과 관련해 “해외 플랫폼 침해 게시물 삭제부터 세관 등록, 현지 단속, 공동소송까지 기업 상황에 맞는 단계별 대응이 필요하다”며 “중소 브랜드도 정부 지원 사업을 활용하면 실질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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