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5060, AI 시대 소비의 '새 중심축'
맥락 중심 AI 정보 설계·진단형 커머스 부상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2-29 06:00   수정 2025.12.29 06:01
ⓒ구글 바나나

기술의 진화가 소비자를 변화시키고 있다. 디지털에 익숙해진 5060 시니어 세대가 주류 소비층으로 올라섰고, 생성형 AI 확산으로 '초개인화'는 실패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 됐다.

28일 오픈서베이의 ‘2026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50대는 물론 60대까지 디지털 소비에 익숙한 세대로 성장하면서, 5060세대가 '주류' 소비층으로 편입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소비자 패턴 분석에서 시니어 세대를 전제로 한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픈서베이 조사 결과 '액티브 시니어'의 온라인 이용률은 2049 세대 못지않은 수준으로 올라왔다. 50대의 온라인 금융 업무 이용률은 89.5%, 온라인 구매 경험은 74.5%에 달했다. 50대 이상의 시니어층이 이미 디지털 소비 시장의 메인 고객이 됐다는 분석이다.

구매 과정의 주도권도 시니어층이 직접 쥐고 있었다. 50대 응답자의 81.0%가 온라인 쇼핑 시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구매를 결정한다’고 답했다. 자녀에게 결제를 맡기던 과거와 달리 검색부터 비교, 결제까지 소비 전 과정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며 '자기주도형 소비'의 실질적인 주체로 전환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소비 트렌드에서 시니어층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대부분의 소비자 조사가 20~59세를 전형적인 타깃으로 상정해 왔다면, 이제 그 범위가 60대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오픈서베이의 최근 조사에 참여한 최고령 응답자는 80대 중반이었다.

오픈서베이는 "온라인 시장의 큰손인 '액티브 시니어'는 스마트폰으로 쇼핑 하고, 은행 업무를 보며, 설문조사까지 능숙하게 참여한다"면서 "이는 단순히 인구 통계적 범위가 넓어지는 것을 넘어서 비즈니스가 주목해야 할 타깃의 중심축이 이동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연령 구조의 변화만큼이나 주목할 지점은, 기술이 소비자의 정보 탐색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오픈서베이는 두 번째 키워드로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검색 방식을 제시하며, 소비자들의 정보 탐색 중심축이 '검색(Search)'에서 '해결(Solving)'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특정 기능이나 정보를 찾는 질문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가장 적절한가'를 묻는 맥락 기반 질문이 빠르게 늘고 있다. 상황을 해석하고 결론을 제안받는 방식으로 질문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생성형 AI 이용 목적도 이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맛집·날씨처럼 가벼운 정보는 여전히 포털 검색으로 해결하지만, 업무와 학습처럼 깊이가 필요한 영역에선 챗지피티(ChatGPT)와 제미나이(Gemini) 사용 비중이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더 많은 검색 결과보다는 나에게 맞춰 정리된 요약과 해석이 의사 결정의 핵심 기준이 된 셈이다.

오픈서베이는 이런 변화를 감안해 기업의 정보 설계 방식도 전면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검색 결과에 단순 노출을 늘리는 전략에서 벗어나,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정보를 구조화하고 사용자의 맥락과 연결하는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지막 키워드는 '초개인화'다. 오픈서베이가 2023~2025년 데이터를 추적한 결과, 지금의 초개인화는 과거의 취향 과시형 개인화와 동기부터 달랐다.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에서 실패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자기 데이터를 근거로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Z세대의 52.7%는 MBTI나 성향 검사 결과를 소비 의사결정의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었다. 정보를 고르는 기준 역시 광고보다 '나와 유사한 경험을 한 사람의 후기(73.7%)'를 우선순위에 뒀다. 유명 인플루언서의 평판보다 나와 생활환경이나 고민이 비슷한 '준거 집단'의 선택을 더 신뢰하게 된 것이다.

AI는 이런 변화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는 핵심 도구로 꼽혔다. 조사에서 대학생의 92.4%는 생성형 AI를 이미 활용하고 있었고, 정해진 커리큘럼을 따라가기보다 과제와 시험 준비, 포트폴리오 작성 속도와 난이도를 스스로 조정하는 '온디맨드 개인화' 수단으로 쓰고 있었다.

이에 따라 초개인화 서비스는 단순히 과거 행동을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하는 수준을 넘어, 생활 패턴과 소비 여건, 가치관이 비슷한 집단의 데이터를 묶어 보여주는 방향으로 고도화돼야 한다고 오픈서베이는 강조했다.

오픈서베이는 기업에 '진단형 커머스'로의 전환을 제안하며 "앞으로는 누가 더 많은 상품을 보여 주느냐보다는 누가 개인의 맥락과 데이터를 깊이 이해하고 실패 가능성을 줄이는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느냐가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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