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글로벌 제약업계 10대 뉴스
메이저 제약사, 미국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 경쟁적 발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2-24 06:00   수정 2025.12.24 06:01


 

트럼프 대통령의 닦달 때문일까? 미국에서 제조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한 주요 제약사들의 대대적인 투자발표가 경쟁적으로 이어져 마치 제약회사들이 건설회사로 업종을 변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게 했다.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약가인하 행정명령으로 촉발된 주요 제약사들의 약가인하 발표가 줄을 이어 연중 화제의 중심에 자리매김했다.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의 소아 자폐증 유발 논란은 학계로부터 과학이 실종된 따가운 지적을 받으면서 고개를 가로젖게 했다. 글로벌 퍼스널케어 리더기업 킴벌리-클라크 코퍼레이션社가 존슨&존슨社의 컨슈머 헬스 사업부문이었다가 2023년 분사한 켄뷰社를 500억 달러 규모에 육박하는 금액에 인수키로 합의해 모처럼 빅딜 사례로 기록됐다. 화이자社와 노보 노디스크社가 미국 전문 제약기업 멧세라社 인수를 놓고 펼친 한판승부는 바꿔 말하면 멧세라 측이 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의 유망성을 방증하는 부분이어서 앞으로도 중요한 관심사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신약개발 실패 ‘백번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제약사들이 앞다퉈 인공지능(AI)을 접목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에 나서면서 R&D의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마찬가지로 차세대 비만 치료제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R&D와 M&A 양 측면에서 활기를 띄어 관심도가 비대화됐다. <편집자 주‧無順>

 1. 제약회사인가, 건설회사인가?
내 꿈은 내가 꾸고, 미국 환자들에게 사용될 의약품은 미국에서 생산한다!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미국 내에서 앞다퉈 제조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나섰다. 이 같은 움직임은 무역관세에 대처하고, 미국 내 세금감면 혜택에 올라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됐지만, “미국 제조업을 다시 강력하게”를 표방한 트럼프 대통령의 닦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인으로 꼽아볼 만해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전략적 전환이 오히려 의약품 생산비용과 약가의 동반상승이라는 독이 되어 되돌아오면서 접근성과 관련한 우려를 고조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 내 제조확대 밀어붙이기(push)가 약가에 대한 인플레이션 압력의 고조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주요 제약사들의 제조 인프라 투자확대는 2025년의 글로벌 제약업계를 특징지을 수 있는 키 트렌드의 하나이자 관전 포인트로 주목할 만해 보였다.

실제로 일라이 릴리社, 존슨&존슨社, 아스트라제네카社, 노바티스社, 머크&컴퍼니社, 로슈社, 암젠社,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 사노피社, 애브비社, UCB社,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社, 바이오젠社, 길리어드 사이언스社 등이 대규모 시설신축 또는 확충을 위한 투자계획을 앞다퉈 공개하면서 경쟁 아닌 경쟁을 펼쳤다.

이 중 일라이 릴리社는 2020년 이래 미국에서 의약품 제조와 관련해 총 5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게 됐다. 존슨&존슨社는 앞으로 4년 동안 미국 내에서 제조, 연구‧개발 및 기술 부문에 총 5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플랜을 3월 공표했다. 노바티스社는 미국에서 앞으로 5년 동안 총 230억 달러를 투자해 인프라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4월 공표했다. 로슈社도 앞으로 5년 동안 총 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같은 달 내놓았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가 5년여 동안 4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플랜을 5월 공개했고, 아스트라제네카社 또한 오는 2030년까지 앞으로 5년 동안 미국에서 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7월 공개했다.

 2. 트럼프 대통령 약가인하 행정명령 촉발 도미노 약가인하
2025년 내내 글로벌 제약사들의 약가인하 행보가 이어져 트럼프 대통령의 닦달 때문일까 하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게 했다.

여기서 전수조사 개념으로 언급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전반적인 분위기를 감지하기 위해 몇가지 사례들만 짚어보면 우선 일라이 릴리社는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발동되기 이전이었던 2월 25일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티어제파타이드)의 7.5mg 및 10mg 일회용 바이알을 월 499달러의 약가에 발매한다고 공표하면서 먼저 치고 나갔다.

노보 노디스크社는 비용을 본인이 부담하고 적격한 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FDA의 허가를 취득한 진품(authentic) 2형 당뇨병 치료용 주사제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를 월 499달러에 공급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시한다고 8월 18일 공표했다.

사노피社 미국법인은 자사의 ‘인슐린 밸류 세이빙 프로그램’(Insulins Valyou Savings Program)을 확대시행한다고 9월 26일 공표했다. 미국에서 자사의 인슐린 제제를 사용하고 있고, 적합한 절차를 거쳐 처방전을 발급받은 전체 환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제품이든 월 35달러의 약가에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화이자社가 트럼프 정부와 역사적인 합의(historic agreement)에 도달했다고 9월 30일 공표했다. 이날 화이자 측은 지난 7월 31일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제약사들에 발송한 서한에서 제시된 4개 항목들에 대한 화답으로 이행할 조치들에 자발적으로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화이자가 발매 중인 1차 의료 치료제들의 대부분과 일부 전문의약품 브랜드 의약품들이 최대 85%, 평균 50% 정도까지 할인된 약가에 공급될 수 있게 됐다.

화이자社의 뒤를 이어 아스트라제네카社가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 정부와 합의를 도출했다고 10월 10일 공표했다. 미국 내 환자들을 위해 전문의약품의 약가를 낮추고 미국의 첨단 제약 혁신성을 보전하기 위한 합의에 도달했다는 것이 이날 발표내용의 요지였다. 일라이 릴리社와 노보 노디스크社가 비만 치료제들의 약가를 인하해 공급한다는 데 미국 정부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합의를 도출했다.

2025년에 이어진 글로벌 제약사들의 약가인하 결정이 2026년 들어서도 계속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3. 美,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자폐증 유발 논란 돌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22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신부의 타이레놀 복용이 태아 자폐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면서 사용제한을 권고하고 나서 논란이 촉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고열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소량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 같은 발표는 보건복지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장관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디 장관은 과거 백신 음모론을 제기해 논란을 빚었던 인물이다.

이에 의학계와 제약업계는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즉각 반박하는 입장을 드러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를 같이하는 수장이 이끌고 있는 FDA가 ‘타이레놀’과 유사제품들을 포함한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들의 상표 표기내용을 변경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고 같은 날 공표했다. 임신기간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소아의 자폐증,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의 신경계 질환 위험성 증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 입증자료들이 상표 표기내용에 새로 삽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은 임상적으로 필요할 경우 유럽 각국에서는 파라세타몰(paracetamol)이 임신기간 동안에도 통증을 완화시키거나 열(熱)을 낮추기 위해 변함없이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이튿날 공표하면서 분명하게 선을 긋고 나섰다. 파라세타몰은 주로 영연방권 국가 등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을 지칭할 때 사용되고 있는 용어이다.

미국 약사회(APhA)도 약의 전문가로서 본질적인 과학이 실종됐다는 요지가 담긴 입장을 같은 달 23일 표명하고 나섰다. 급기야 세계보건기구(WHO)가 임신기간 동안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증 유발의 상관 가능성을 확인한 결정적인 과학적 증거(conclusive scientific evidence)가 현재로선 부재하다는 입장을 이튿날 내놓고 나섰다. 이를 통해 WHO는 임신기간 동안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폐증 사이의 상관관계를 알아내고자 지난 10여년 동안 대규모 시험을 포함해 포괄적인 연구가 진행됐다고 상기시킨 뒤 그럼에서 불구, 현재로선 상관성이 일관되게 규명되지 못했다는 점을 분명하게 꼬집었다.

이렇듯 적어도 현재까지 전개된 양상을 보면 임신부의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소아의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내용으로 촉발된 논란은 뉴스라기보다 하나의 해프닝에 가까워 보인다.

 4. 킴벌리-클라크, J&J서 분사 켄뷰 487억弗 인수
글로벌 퍼스널케어 리더기업의 한곳으로 잘 알려진 킴벌리-클라크 코퍼레이션社가 존슨&존슨社의 컨슈머 헬스 사업부문이었다가 지난 2023년 분사되었던 켄뷰社(Kenvue)를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11월 3일 전격적으로 공표했다.

켄뷰 측이 발행한 보통주 전체를 현금 및 주식거래를 통해 인수키로 했다는 것이다. 킴벌리-클라크는 인수에 합의하면서 켄뷰의 기업가치를 약 487억 달러 상당으로 평가했다.

양사의 합의는 켄뷰 측이 3월 2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고, 2024년 10월 자사에 지분투자를 단행한 행동주의 투자기업 CEO를 이사회 신임이사로 발령한 데 이어 같은 달 뉴저지주 북부도시 서밋에 들어선 새로운 글로벌 본사를 완공하고 테이프-커팅식까지 개최한 바 있음을 상기할 때 예상밖의 깜짝뉴스가 아닐 수 없어 보였다.

양사가 합의를 도출함에 따라 2곳의 아이콘격 미국기업들이 통합을 단행하면서 상호보완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양사가 보유한 상호보완적인 제품 포트폴리오 가운데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운 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항상 사용하는 100억 달러대 브랜드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양사가 통합을 단행하면 2025 회계연도에 약 320억 달러의 연간 매출액과 70억 달러 안팎의 조정 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5. 美 멧세라, 화이자와 100억弗 조건 인수합의 공표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차세대 비만‧대사계 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 제약기업 멧세라社(Metsera)가 화이자社와 수정된(amended) 인수 합의를 도출했다고 11월 7일 공표했다.

화이자가 멧세라 측이 발행한 주식 한 주당 현금 최대 86.25달러, 총 100억 달러 상당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는 것. 당초 화이자는 지난 9월 최초 인수에 합의할 당시 멧세라 측이 발행한 보통주 전체를 한 주당 현금 47.50달러, 총 49억 달러 상당을 지급하는 조건과 함께 차후 도출될 3가지 임상‧허가 성과와 관련해서 한 주당 현금 최대 22.50달러 상당의 양도 불가 조건부 가격청구권 지급을 약속한 바 있다.

이로써 화이자의 멧세라 인수는 일단락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발표가 나오기까지 거센 소용돌이가 일면서 2025년의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핫이슈의 하나로 부각됐다.

당초 화이자는 지난 9월 22일 멧세라를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노보 노디스크 측이 10월 30일 기습적인 역제안을 제시하면서 비만 치료제의 입도선매와 관련해서 오고간 M&A 논의는 급격하게 방향이 틀어졌다.

이에 화이자는 멧세라(Metsera)와 이 회사의 이사회, 그리고 노보 노디스크를 상대로 거듭 소송을 제기하면서 멧세라 측의 계약 위반, 신의 성실의 의무 위반 및 불법 간섭 등의 문제점들을 꼬집었다. 화이자는 이에 따라 소장(訴狀)에서 멧세라 측이 인수합의를 해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임시제한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노보 노디스크 또한 이에 굴하지 않고 멧세라 인수를 관철시키기 위해 조건이 상향된 인수제안을 재차 제시했음을 11월 4일 확인했고, 멧세라 측도 화이자에 의해 제기된 소송과 관련한 입장을 11월 5일 내놓으면서 노보 노디스크 측을 편드는 듯한 의중을 은연중 드러내 보였다.

이 같은 산통을 치른 끝에 멧세라는 마침내 화이자 측과 수정된 내용의 인수 합의를 도출했다고 11월 7일 공표하기에 이르면서 갈등이 일단락됐다. 한가지 분명해 보이는 것은 유망한 비만 치료제의 입도선매를 놓고 화이자와 노보 노디스크, 멧세라 사이에 한바탕 치러진 M&A 관련 삼각갈등이 바꿔 말하면 멧세라 측이 개발을 진행해 온 비만 치료제가 그 만큼 큰 기대감을 한몸에 받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다.

멧세라 인수를 관철시킨 화이자가 차후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이어갈 행보를 예의주시해야 할 이유이다.

 6. EU, 세마글루타이드 희귀 안과질환 상관성 결론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산하 안전성관리위원회(PRAC)는 세마글루타이드 제제들의 비 동맥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 발생 위험성 증가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진행한 결과를 6월 6일 공개했다.

앞서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산하 안전성관리위원회(PRAC)가 세마글루타이드 제제들의 비 동맥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 위험성 증가 여부에 관한 검토를 개시한다고 1월 17일 공표한 바 있다.

비 동맥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은 시력손실을 유발할 수 있는 희귀 안과질환을 말한다.

안전성관리위는 6월 6일 비 임상시험, 임상시험, 시판 후 조사 및 의학 문헌 등 확보되어 있는 전체 자료를 대상으로 검토를 진행한 끝에 비 동맥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이 세마글루타이드 제제를 사용할 때 매우 드물게 수반될 수 있는 부작용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세마글루타이드 제제를 사용한 환자 10,000명당 최대 1명 정도의 비율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안전성관리위는 대규모 역학조사 자료를 검토한 결과 성인 2형 당뇨병 환자들이 세마글루타이드 제제를 사용할 경우 같은 제제를 사용하지 않은 대조그룹과 비교했을 때 비 동맥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2배 정도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상관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안전성관리위는 세마글루타이드 제제들의 제품정보에 “매우 드문”(very rare) 빈도로 수반될 수 있는 부작용으로 비 동맥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토록 하는 내용을 새로 삽입하도록 권고했다.

 7. 노보 노디스크, 연내 9,000명 대규모 인력감원
노보 노디스크社는 전체 임직원들의 11.5%에 해당하는 9,000여명을 감원하고, 이 중 5,000명은 덴마크 본사에서 단행될 것이라는 인력감원案을 9월 10일 공표했다.

오는 2026년 말까지 80억 크로네(약 13억 달러)의 연간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공개된 이 같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계획은 마지아르 마이크 두스트다르 회장이 8월 취임한 후 불과 한달여 만에 2025년 매출성장 전망을 하향조정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충격을 더했다.

또한 2025년 한해 동안 주요 제약사들의 구조조정 발표이 이어졌지만, 감원규모 측면에서 볼 때 노보 노디스크가 공개한 내용은 단연 큰 규모의 것이어서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할 만해 보였다. 12월 31일부로 발효될 대규모 인력감원은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社와 전개하고 있는 치열한 경쟁의 심화와 미국 내 조제약국(compounding pharmacy)들의 복제약 유통, 매출성장 둔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나온 조치로 풀이됐다.

노보 노디스크는 인력감원에 그치지 않고 미국시장 마케팅을 총괄해 온 고위임원을 교체하는 등 리더십 교체, 사업재편, 전략변화 및 비용구조 최적화 등을 추진하면서 부쩍 녹록지 않아진 비만 치료제 및 항당뇨제 시장에 대응하는 데 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8. 알쯔하이머 치료제 각국서 앞다퉈 승인
알쯔하이머 치료제의 고공행진을 견인하고 있는 ‘레켐비’(레카네맙)와 ‘키순라’(도나네맙)가 세계 각국에서 앞다퉈 허가관문을 통과하면서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시켰다.

에자이社 및 바이오젠社는 아밀로이드-베타(Aβ) 모노클로날 항체 ‘레켐비’가 마침내 EU 집행위원회의 허가를 취득했다고 4월 15일 공표했다. 이로써 ‘레켐비’는 알쯔하이머의 기저원인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최초의 치료제로 유럽시장에서 발매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뒤이어 일라이 릴리社는 자사의 알쯔하이머 치료제 ‘키순라’가 호주 의료제품관리국(TGA)의 허가를 취득했다고 5월 21일 공표했다. 호주에서 알쯔하이머 환자들을 위한 아밀로이드 표적 치료제가 허가를 취득한 것은 ‘키순라’가 처음이었다.

일라이 릴리社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키순라’가 마침내 EU 집행위원회의 허가를 취득했다고 9월 25일 공표했다. 초기 증후성 알쯔하이머 치료제로 발매를 승인받았다.

한편 에자이社는 알쯔하이머 치료제 ‘레켐비’(레카네맙)가 캐나다에서 허가를 취득했다고 10월 27일 공표했다. 캐나다에서 알쯔하이머의 기저원인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초기 알쯔하이머 치료제가 발매를 승인받은 것은 ‘레켐비’가 최초였다.

 9.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접목 전략적 제휴 릴레이
연구단계에서 임상개발을 거쳐 환자들에게 공급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는 평균 15년에 육박하는 기간이 소요되어 온 것이 글로벌 제약업계의 현실이다.

이와 관련, 인공지능(AI) 기술은 환자들에게 유익성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연구‧개발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개선하고자 하는 제약사들의 야심을 충족시키는 데 기여하면서 갈수록 대세로 떠오르고 있고, 그 같은 추이는 2025년 들어 한층 더 가속화됐다. 대량의 의학자료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연구자들과 임상의사들이 치료표적이나 개발 중인 치료제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낼 가능성이 가장 높은 환자그룹을 식별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켜 주는 등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관련사례들을 살펴보면 미국 매사추세츠州 보스턴에 소재한 생명공학기업 포스트이러社(PostEra)가 화이자社와 구축한 제휴관계를 확대키로 했다고 1월 7일 공표했다. 포스트이러社는 전임상 단계의 신약발굴을 가속화하기 위해 기계학습(ML)과 인공지능 플랫폼을 적용하는 데 특화된 생명공학기업이다. 미국 매사추세츠州 캠브리지에 소재한 인공지능 및 로봇공학 통합 약물‧혁신소재 발굴 특화 글로벌 테크놀로지 전문기업 크리스탈파이社(XtalPi)가 화이자社와 구축한 연구 제휴관계를 확대한다고 6월 29일 공표했다.

미국 매사추세츠州 보스턴에 소재한 생명공학기업 슈퍼루미날 메디슨社(Superluminal Medicines)가 심대사계 질환 및 비만과 관련해서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G단백질 결합 수용체(GPCRs) 표적들을 겨냥한 저분자 치료제들의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일라이 릴리社와 제휴계약을 체결했다고 8월 14일 공표했다. 슈퍼루미날 메디슨社는 인공지능/기계학습(ML), 단백질 역학 및 구조생물학 등을 결합해 가장 도전적인 G단백질 결합 수용체들을 신속하게 규명하는 데 사세를 집중하고 있는 약물발굴 전문 생명공학기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州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생명공학기업 알젠 바이오테크놀로지스社(Algen Biotechnologies)는 아스트라제네카社와 다중표적 제휴에 합의했다고 10월 6일 공표했다. 알젠 바이오테크놀로지스社는 첨단 CRISPR 유전자 조절 및 인공지능 기반 약물발굴을 이용해 차세대 치료제들의 개발을 탐색하는 데 사세를 집중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社가 인공지능 선도기업 엔비디아社(NVIDIA)와 제휴함에 따라 제약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가동하는 제약사로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고 10월 28일 공표했다. 이 슈퍼컴퍼는 엔디비다의 젠슨 황 회장이 개념을 소개한 ‘인공지능 팩토리’(AI factory)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10. The Tide is High! 차세대 비만 치료제 확보 경쟁 “후끈”
The Tide(Tirzepatide‧Semaglutide) is High♬

2025년에도 비만 치료제들이 고공행진을 지속한 가운데 차세대 비만 치료제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전략적 제휴가 연중 활발하게 전개되어 단연 주목할 만해 보였다.

2025년에 이루어진 비만 치료제 관련 연구‧개발 성과들을 일부 살펴보면 덴마크의 펩타이드 기반 의약품 발굴‧개발 특화 생명공학기업 질란 파마社(Zealand Pharma A/S)가 임상 1b상 시험의 파트 2 부분에서 산출된 긍정적인 임상결과를 6월 18일 공개했다. 시험에서 28주차에 평가한 결과 다피글루타이드를 투여한 피험자들의 경우 착수시점에 비해 평균 11.6%의 체중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라이 릴리社가 개발을 진행 중인 경구용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임상 3상 ‘ATTAIN-2 시험’에서 도출된 긍정적인 주요결과들을 8월 26일 공개했다. 시험에서 일차적 목표를 적용해 평가한 결과를 보면 식사와 물 섭취를 제한하지 않으면서 오르포글리프론 36mg을 1일 1회 복용한 피험자 그룹의 경우 체중이 평균 10.5%(22.9파운드‧약 10.38k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플라시보 대조그룹의 2.2%(5.1파운드‧약 2.3kg)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분석됐다.

노보 노디스크社가 임상 3상 ‘REDEFINE 1 시험’의 한 하위분석에서 도출된 자료를 9월 16일 공개했다. 카그릴린타이드(cagrilintide)는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호르몬의 일종인 아밀린(amylin)의 메커니즘을 모방하고, 현재 허가를 취득해 사용 중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기반 비만 치료제들과 작용기전을 달리하는 장기지속형 아밀린 유사체이다.

특히 비만을 관리하기 위해 개발이 진행 중인 장기지속형 아밀린 유사체 단독요법의 효능을 평가한 임상 3상 시험에서 도출된 자료가 공개된 것은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였다.

미국 뉴욕 소재 차세대 비만‧대사계 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 제약기업 멧세라社(Metsera)가 개발 중인 동종계열 최초 超장기지속형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 후보물질 ‘MET-097i’의 임상시험 결과를 10월 29일 공표해 주목할 만해 보였다. 공개된 내용을 보면 ‘VESPER-1 시험’에 참여해 ‘MET-097i’ 1.2mg을 피하주사제로 투여받은 피험자 그룹의 경우 28주 투여 후 체중이 평균 최대 14.1%까지 감소한 것으로 입증됐다.

일라이 릴리社가 임상 3상 ‘TRIUMPH-4 시험’에서 도출된 긍정적인 주요결과들을 12월 11일 공개했다. 시험에서 도출된 결과를 보면 레타트루타이드를 투여한 피험자 그룹은 체중이 최대 평균 28.7%(71.2파운드‧약 32.3kg)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유망한 비만 치료제를 확보하기 위한 제약사간 전략적 제휴 또한 활기를 띄었다. 몇가지 예를 살펴보면 애브비社가 잠재적 동종계열 최고, 장기지속형 애밀린 유사체의 일종인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GUB014295’의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구브라 A/S社(Gubra A/S)와 라이센스 제휴에 합의했다고 3월 3일 공표했다.

로슈社가 덴마크의 펩타이드 기반 의약품 발굴‧개발 전문 생명공학기업 질란 파마社(Zealand Pharma A/S)와 독점적 제휴‧라이센싱 합의를 도출했다고 3월 12일 공표했다. 양사는 질란 파마 측이 보유한 아밀린 유사체 페트렐린타이드(petrelintide)를 단독요법제 뿐 아니라 로슈 측이 개발 중인 선도 인크레틴 자산 ‘CT-388’과 병용요법제로 공동개발‧발매를 진행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노보 노디스크社가 미국 캘리포니아州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G-단백질 결합 수용체(GPCR) 약물발굴 탐색 전문 생명공학기업 셉터나社(Septerna)와 글로벌 독점적 제휴 및 라이센스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5월 14일 공표했다. 양사는 비만, 2형 당뇨병 및 기타 심대사계 질환들을 치료하기 위한 경구용 저분자 약물들의 발굴, 개발 및 발매를 진행하기 위해 합의를 도출했다.

화이자社는 중국 제약기업 야오파마社(YaoPharma‧葯友制葯)와 글로벌 독점적 제휴 및 라이센스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월 9일 공표했다. 양사는 지속적인 체중관리제로 현재 호주에서 임상 1상 단계의 개발이 진행 중인 체중관리용 저분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GLP-1) 수용체 작용제 ‘YP05002’의 개발, 제조 및 발매를 진행하고자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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