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의약품 가격 결정 구조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11월 중 발표될 ‘종합 약가제도 개편안’ 최대 쟁점으로 '이중약가제'가 떠오르고 있다.
기존 이중약가제도(위험분담제, RSA)가 가진 '투명성 부족'과 '신약 도입 지연'이라는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약가유연계약제'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투명성 논란에서 벗어나 전략적 유연성 확보
보건복지부가 '이중약가제도'라는 명칭 대신 '약가유연계약제'를 사용하는 것은 단순한 이름 바꾸기가 아니다. '이중'이라는 단어가 내포하는 '가격 불투명성'과 '이면 계약'의 부정적 이미지를 덜어내고, 약가 관리에 유연성을 부여한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특히 국내 약가가 해외 약가 책정의 참고 자료가 되는 것을 막아, 국제적인 통상 압력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RSA는 주로 '환급형'이나 '총액 제한형' 계약에 집중돼 있다. 약가유연계약제는 여기서 나아가 성과 기반 계약이나 공단이 부담할 상한액을 정해 놓는 'CAP 방식' 등 다양한 유연 계약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고가 신약의 불확실한 임상 효능에 따른 재정 위험을 정부와 제약사가 더욱 정교하게 분담하고, 제약사가 요구하는 혁신 가치를 일정 부분 인정하는 통로를 열어줄 수 있다.
신약 접근성 강화 및 '코리아 패싱' 방지책
현재 RSA는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이나 희귀 질환 치료제로 적용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어, 그 외 혁신 신약 국내 도입이 늦어지는 ‘코리아 패싱’ 원인이 돼 왔다. 약가유연계약제는 이 적용 범위를 혁신성이 인정되는 모든 신약으로 대폭 확대해, 글로벌 신약이 해외 출시 후 한국에 들어오는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내 개발 신약 수출 지원을 목적으로 2025년 3월 시행한 ‘별도계약제도(이중약가제)’ 적용 실적 0건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것은 요건이 너무 까다로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개편안은 이 요건을 대폭 완화하거나 사실상 없애고, 수출 가능성이 높은 국내 신약에 대해서는 국내 판매 약가와 무관하게 해외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길을 터주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필수 의약품 공급망 안정화...환자 안전의 최우선 가치
이중약가제의 또 다른 심각한 부작용은 제네릭 출시 후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 급락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제약사가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이다. 이는 만성질환 치료제나 필수 의약품 분야에서 환자들의 치료 연속성을 해치는 위협이 된다.
복지부는 이러한 필수의약품의 경우, 약가 인하 폭을 완화하거나 안정적인 공급을 지속할 경우 약가를 우대해 주는 '보호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이윤 보전을 통해 시장 철수 동기를 사전에 차단하고, 환자들이 익숙하고 검증된 약을 계속 복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행정 절차 간소화 및 예측 가능성 확보
신약이 국내에 도입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적정성 평가', 건강보험공단의 '약가 협상' 절차를 병렬적으로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트랙'을 공식 제도로 도입한다.
현재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용량-약가 연동제, 실거래가 인하 등 약가 사후 관리 제도들을 하나의 통합된 기준과 시점으로 운영하여 제약사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예측 불가능한 약가 변동 위험을 낮춰 경영 안정성을 높일 방침이다.
'약가유연계약제'는 단순히 신약 가격을 조정하는 것을 넘어, 공급망 안정화, 국제 통상 대응, 산업 혁신 지원이라는 거시적인 목표를 포괄하는 정책이다.
복지부는 이 대규모 개편안을 늦어도 11월 중 발표하고 상정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 시행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있다. 이 제도는 환자 건강 안전성 확보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지속 성장을 높이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01 | 디티앤씨알오, 임상사업부 신임 사장에 조두... |
| 02 | “인재 양성, 내게 맡겨라” SNU제약바이오인... |
| 03 | 2분기 화장품산업, 중견기업이 끌고갔다 |
| 04 | 비대면진료 법제화 앞두고 산업계·약계 정면... |
| 05 | 신풍제약, 3Q 누적 매출 1766억 원, 전년比 ... |
| 06 | 동성제약, 3Q 누적매출 681억 원·영업손실 3... |
| 07 | 베일 벗는 '약가유연계약제'...기존 보다 '... |
| 08 | GSK도 마일로이드 시장 합류…“T세포 다음은 ... |
| 09 | 미국 바이킹 테라 비만 치료제 임상 3상 본... |
| 10 | 중국, 화장품 감독 관리 국제화 추진 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