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도 마일로이드 시장 합류…“T세포 다음은 이쪽이다”
사노피·릴리·노바티스와 같은 길로…마일로이드 엔게이저 시장 본격 합류
5천만 달러 선급금 ‘초대형 베팅’…LTZ 기술로 마일로이드 기반 항암전략 강화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1-20 06:00   수정 2025.11.20 06:01

GSK가 면역항암제 기술 분야에서 주목받는 마일로이드 세포 엔게이저(myeloid cell engager) 기술 확보를 위해 LTZ 테라퓨틱스(LTZ Therapeutics)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5000만 달러 규모의 선급금과 비공개 금액의 개발·허가·상업화 성과금(milestone payment)으로 구성되며, GSK는 이를 통해 최대 4개의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

마일로이드 세포 엔게이저는 이미 상업적으로 자리 잡은 T세포 엔게이저(T-cell engager)와 유사한 이중항체 기반 치료 플랫폼이지만, 면역세포 중 T세포가 아니라 종양 미세환경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마일로이드 세포를 활성화한다는 점이 핵심 차이점이다. LTZ는 종양 미세환경에서 면역반응을 억제하거나 촉진하는 마일로이드 세포를 정밀 타깃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계약은 GSK가 해당 기술을 혈액암 및 고형암 치료제 개발에 적용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평가된다.

LTZ는 최근 CD79B를 표적해 식작용(phagocytosis)을 유도하는 마일로이드 세포 엔게이저의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CD79B는 종양세포 제거 과정에서 마일로이드 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표적이다. 그러나 이번 계약은 LTZ가 공개하지 않은 4개의 전임상 자산에 대한 글로벌 권리를 포함하며, GSK는 해당 프로그램을 초기 단계부터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GSK가 최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항암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의 일환이다. GSK는 계약 체결 몇 주 전에도 시딘디비아(Syndivia)에 최대 2억 6800만 파운드(약 3억 5200만 달러)를 지급하고 전임상 단계의 전립선암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글로벌 권리를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한소(Hansoh)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신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초기 항암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GSK의 이번 투자로 마일로이드 세포 엔게이저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해당 기술은 최근 빅파마의 관심이 급증한 분야로, 화이자(Pfizer)는 2022년 드렌 바이오(Dren Bio)와 항암 마일로이드 엔게이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2500만 달러를 지급했다. 이어 2024년에는 노바티스(Novartis)가 드렌에 1억 5000만 달러를 선급금으로 제공해 자체 협력 계약을 마련했다. 사노피(Sanofi)는 6억 달러 규모의 계약으로 DR-0201 치료제 권리를 확보하며 해당 분야에 본격 진입했다.

특히 사노피의 DR-0201 사례는 마일로이드 세포 엔게이저 기술의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DR-0201은 처음에는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이후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까지 임상 적용 범위가 확장됐다. 이는 CAR-T 치료에서 관찰된 B세포 제거가 자가면역질환의 면역 균형 회복에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며, DR-0201은 식작용을 통해 동일한 치료 효과를 내는 기전을 기반으로 한다.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올해 7월 LTZ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마일로이드 세포 엔게이저 영역에 진입했다. LTZ는 2022년 출범한 기업으로 전 제넨테크(Genentech) 연구진이 대거 참여해 주목받았으며, 2023년과 2024년에 연속으로 투자 유치를 진행하며 초기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구축했다.

이번 GSK-LTZ 계약은 항암제 개발 기술이 T세포 중심에서 더 다양한 면역세포 접근으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구축된 협력으로, 전임상 자산 확보를 통해 향후 다수의 신규 항암 기전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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