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글로벌 마케팅의 새 무대 ‘숏폼·AI’
틱톡·메타, ‘참여와 데이터’로 효율 극대화 강조
김민혜 기자 minyang@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0-30 06:00   수정 2025.10.30 06:01

글로벌 플랫폼 마케팅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참여’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소비자 접점이 세분화되고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K-뷰티는 단순한 노출 경쟁을 넘어 효율 중심의 구조 전환기를 맞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숏폼 영상과 인공지능(AI) 분석이 결합한 새로운 인플루언스 마케팅 방식이 브랜드의 콘텐츠 운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한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9일 열린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컨퍼런스 ‘IMPACT 2025 : Engineering Influence’에서 새벽네시 이은솔 공동대표가  인삿말을 하고 있다. ⓒ화장품신문 김민혜 기자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9일 열린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컨퍼런스 ‘IMPACT 2025 : Engineering Influence’에선 소비자 행동과 시장 변화 등을 제대로 분석하고 효율적인 마케팅 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새벽네시가 주최·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플랫폼사는 물론 투자사, 소비재 브랜드 등 업계 관계자 1300여명이 참석했다.

새벽네시 이은솔 공동대표는 오프닝 세션에서 “지금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좋은 제품임을 증명하는 방식이 중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효율의 시대에는 콘텐츠보다 인벤토리, 즉 노출 구조의 설계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데이터 기반의 합리적 관리와 균형이 인플루언서 산업의 생산성과 투명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플랫폼 관계자들 역시 데이터 분석을 통한 효율화를 강조했다. 이후 진행된 세션에서 틱톡코리아 조미현 에이전시 파트너십 총괄은 ‘참여’ 중심의 확산 구조를, 메타코리아 김형준 클라이언트 파트너는 ‘데이터’ 기반의 효율 설계를 제시하며 마케팅의 본질을 ‘정확한 연결’로 재정의하며 글로벌 마케팅 효율 극대화 전략을 공유했다.


틱톡, 참여가 만드는 마케팅 효율의 전환

틱톡코리아 조미현 에이전시 파트너십 총괄. ⓒ화장품신문 김민혜 기자

틱톡코리아 조미현 총괄은 “디지털 마케팅의 경쟁력은 메시지보다 반응 구조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15초에서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이 일상이 된 지금, 소비자 참여를 이끌어내는 구조가 브랜드 성과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는 “틱톡의 하루 평균 시청 시간은 100분, 월 영상 업로드는 30억건을 넘는다”며 “기회가 많아진 만큼 효율적 연결을 설계하지 않으면 낭비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조 총괄은 숏폼의 본질을 ‘참여형 확산 구조’로 정의했다. 그는 “좋아요·댓글 중심의 반응은 옛날 말”이라며 “이제는 소비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며 브랜드 메시지를 확산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틱톡에서 유행한 ‘페드로(Pedro)’ 밈엔 여러 브랜드가 신속하게 올라탔다. 귀여운 동물이 반복적인 음악에 맞춰 원을 따라 춤추듯 도는 영상이 큰 인기를 얻자 다양한 패러디 영상들이 생겨났다. 라네즈는 캐릭터를 활용해 챌린지에 합류했고, 갤럭시워치와 도미노 피자도 제품이나 패키지 내 ‘원’을 활용해 밈을 적극적으로 선보여 주목도를 높였다. 조 총괄은 “제품 USP를 노출하는 것보다, 유저의 놀이 속에서 브랜드를 발견하게 만드는 것이 효율을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틱톡은 참여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조 총괄은 “제품을 인지시키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고려 단계(consideration)’ 고객을 공략하는 일”이라며 “숏폼은 감성 자극형 콘텐츠가 많아 실제 구매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선 데이터를 통해 행동 흐름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랜드 경험 방식 효율화에 대한 부분도 언급됐다. 조 총괄은 “광고와 판매의 경계가 사라지는 숏폼 시대가 됐다”며 “소비자가 콘텐츠를 즐기며 제품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결제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ROI(투자대비수익률) 개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틱톡의 판매 기능 자체가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를 경험하는 방식 전반을 효율화하는 것이 본질이라는 의미다. 그는 “광고비를 늘리는 대신, 소비자가 한 번의 터치로 구매할 수 있는 흐름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메타, AI로 정교화되는 소비자 여정 관리

메타코리아 김형준 클라이언트 파트너. ⓒ화장품신문 김민혜 기자 

메타 김형준 파트너는 최근 K-뷰티 수출 성과를 짚어보며 “미국은 여전히 K-뷰티의 기회의 땅”이라고 분석했다. 2024년 한국 화장품의 대미 수출은 100억 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내 수입 점유율도 프랑스를 제쳤다. “대부분 스킨케어 중심으로 달성된 성과라 향후 메이크업·기능성으로의 확장 여지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K-뷰티의 해외 마케팅을 세 세대로 구분했다. 1세대는 한류 콘텐츠 중심의 ‘스토리 마케팅’, 2세대는 숏폼·크리에이터 중심의 ‘바이럴 확산’, 3세대는 AI와 데이터 기반의 효율 관리 단계다. 3세대 시장에선 마케팅 예산의 크기보다 효율 격차가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김 파트너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중심의 단기 바이럴은 유사한 콘텐츠 난립으로 브랜드 메시지의 일관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행동 여정을 추적하면 같은 예산으로도 성과를 두 배 이상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효율 극대화를 위한 세 가지 축으로는 ‘디스커버리(Discovery)–액션(Action)–리텐션 트러스트(Retention Trust)’를 제시했다. AI 추천 알고리즘으로 소비자의 탐색 시간을 줄이고, AI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소비자 노출 효율을 높여 인지도 확보 비용을 줄이는 전략이다. 또한 “응답자의 80%가 SNS에서 본 브랜드 영상을 계기로 구매했다”며 구매 행동으로 이어지는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객 유지(Retention)단계에선 신뢰 확보가 핵심이다. 김 파트너는 “미국 소비자 40%가 브랜드 공식몰을 선호한다”며 “자사몰은 단순 판매 채널이 아니라 브랜드 신뢰를 유지하는 장치”라고 말했다. 그는 이메일 외 소통 창구가 부족한 미국 시장에선 SNS 플랫폼이 브랜드 커뮤니티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AI를 적극 활용하면 캠페인 효율은 관리가 아니라 학습의 영역이 된다”고 말했다. 자동 타깃팅과 예산 최적화로 반응이 높은 유저 그룹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고, 다국어 번역·고객 응대까지 AI가 지원하면서 운영 리소스를 감축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 협업 효율도 강조한 김 파트너는 “단순 협찬이 아니라 공동 광고 형태의 파트너십 광고를 운영하면 기존 팬층 외에도 신규 유저에게 동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방식을 병행한 브랜드들의 클릭률과 구매 단가 모두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등 대규모 소비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사전 인지도 캠페인과 당일 집중 캠페인을 병행하면 전환 효율이 두 배 이상 높다”며 예산 시기 조율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파트너는 “이제 브랜드의 성패는 단기 노출이 아니라 데이터에 근거한 효율 설계에 달려 있다”며 “AI와 숏폼, 크리에이터 마케팅은 결국 연결의 도구이며 이를 얼마나 정교하게 조합하느냐가 글로벌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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