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가 이끄는 130조 시장…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 산업 판도 바꾼다"
글로벌 시장 규모 2034년 953억 달러(약 136조3000억원) 규모 전망
국내 킴리아 수입액 3년 만 24배 증가…큐로셀 림카토주 첫 국산 CAR-T 허가 기대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0-30 06:00   수정 2025.10.30 06:01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가 제약바이오 산업의 핵심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CAR-T 치료제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며, 기술과 규제의 장벽을 동시에 넘어 본격적인 확산 국면에 들어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제약산업전략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 기술 및 규제 동향 브리프’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 분야의 최신 기술과 규제 변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국내 연구자와 기업이 연구개발과 인허가 전략을 수립하는 데 참고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보고서는 “글로벌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항암) 시장이 고속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면서 “CAR-T를 비롯한 면역세포 기반 치료제의 적응증 확장과 임상 성공 사례가 증가하고,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 기술 개발도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정밀의료 수요 확대와 병원 기반 생산 플랫폼의 확산이 맞물리며 상용화 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다”라며 “기존 항암제 대비 높은 반응률과 재발 억제 효과가 시장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치료 응용 분야의 확장, 줄기세포 공학의 융합, 제조공정 자동화 기술의 발전을 향후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규제 완화와 기술 진보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지금이, 연구자와 기업 모두에게 면역세포치료제 산업화의 전환점을 선점할 결정적 시기라고 평가했다.

세포유전자치료제 제품별 매출 현황(‘23~’24, 백만 달러).©식품의약품안전처·제약산업전략연구원·한국보건산업진흥원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 기술 및 규제 동향 브리프’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119억 달러(약 17조원)에서 연평균 23.2%씩 성장해, 2034년에는 약 953억 달러(약 136조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매출 구조를 보면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전체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CAR-T 치료제만 보더라도 2023년 69.2%, 2024년 66.1%를 기록했다.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 전체 비중은 각각 73.6%, 70.5%로 나타났다.

제품별로는 길리어드의 ‘예스카타(Yescarta)’가 약 16억 달러 매출로 선두를 차지했다. ‘카빅티(Carvykti)’, ‘브레얀지(Breyanzi)’, ‘테카르투스(Tecartus)’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노바티스의 ‘킴리아(Kymriah)’와 ‘졸겐스마(Zolgensma)’, BMS의 ‘아베크마(Abecma)’ 등은 매출이 정체되거나 다소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혈액암 중심 적응증의 포화, 후속 파이프라인 간 경쟁 심화, 리얼월드데이터(RWD)에 기반한 성과 격차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 FDA가 CAR-T 치료제에 적용하던 위해관리계획(REMS) 요건을 완화한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혈액암 치료에서 축적된 임상 경험과 표준 진료지침을 근거로 접근성 강화를 결정했자. 

운전 제한 기간은 8주에서 2주로, 치료 후 인증 의료기관 인근 체류 의무는 4주에서 2주로 단축됐다. 이 조치는 병원과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CAR-T 치료 확산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CAR-T 치료가 고형암 및 병용요법으로 확장되면 면역항암 세포치료제 시장의 구조 자체가 재편될 것”이라며 “2025년 이후는 임상 성과뿐 아니라 생산 효율성과 상용화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킴리아 수입실적.©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국내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그 중심에는 킴리아가 있다.

식약처 의약품안전나라 자료에 따르면, 킴리아의 수입실적은 2021년 117만 달러에서 2022년 2275만 달러, 2023년 2809만 달러로 급증했다. 불과 3년 만에 약 24배 성장한 수치다. 

이는 국내 의료기관에서 CAR-T 치료제 투여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고가 치료제임에도 불구하고 의료 현장에서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성장의 배경으로 △CAR-T 치료제의 임상적 유효성 입증 △건강보험 급여 적용 논의 확대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한 투여 인프라 확충을 꼽는다. 특히 최근 첨단재생의료 제도 정비와 함께 국내 기업의 자가 CAR-T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제품이 주도하던 국내 시장에도 점진적인 구조 변화가 일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산 CAR-T 치료제 탄생이 가시화되고 있다. 큐로셀의 ‘림카토주(성분명 안발셀, anbal-cel)’가 가장 먼저 상용화가 기대되는 파이프라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림카토주는 국내에서 개발된 최초 CAR-T 치료제로, 올해 식약처 허가가 유력하다. 적응증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이며, 이미 임상 2상이 완료됐다. 또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데 이어 ‘허가-평가-협상 병행 2호’로 선정, 신속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재 림카토주는 ‘치료목적 사용승인 제도’를 통해 일부 중증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투여되고 있다. 이 제도는 생명이 위급하거나 대체 치료 수단이 없는 환자에게 임상 중인 의약품을 정식 허가 이전에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림카토주는 이를 통해 임상시험 외 환경에서도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실질적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에서는 다수의 바이오기업이 CAR-T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며 연구 저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앱클론(AT101), 티카로스(TC011), 유틸렉스(EU307), 셀랩메드(CLM-103) 등 주요 기업들이 모두 CAR-T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 혈액암을 적응증으로 한 임상 1상 또는 1/2상 단계에서 초기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진행 중이다.

특히 앱클론은 CD19을 표적으로 한 CAR-T 치료제 AT101을 통해 재발성·불응성 B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수행하고 있다. 티카로스는 CD19·CD22 이중표적 CAR-T 기술을 기반으로 내성 극복형 차세대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10여 년간의 기술 축적을 통해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 특히 CAR-T 치료제가 기존 항암 치료의 한계를 넘어선 혁신적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며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13개 제품이 승인돼 최대 80%의 완전관해율을 보였고, 2025년 FDA의 REMS 요건 해제는 기술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신뢰를 입증한 전환점이 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는 정밀의료, 의료비 절감, 접근성 향상을 핵심 가치로 성장할 것”이라며 “고형암 효율성 확보와 장기 안전성 검증 등 과제를 해결한다면. 21세기 바이오의약품 산업을 대표할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별 면역세포유전자치료제 승인 현황.©‘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 기술 및 규제 동향 브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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