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글로벌 제약사 재편 흐름 동참…미국 본사서 58명 감원
효율성 강화·수익성 확보 위한 재편, 환자 중심 혁신 전략 병행
화이자·바이엘·GSK 잇따른 구조조정과 맞물린 업계 공통 현상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9-04 06:00   수정 2025.09.04 06:01

노바티스가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하노버 본사에서 다시금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번 감원 규모는 58명으로, 미국 의료학술(Medical Affairs) 조직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회사는 “프로세스 개선, 효율성 제고, 그리고 자원의 최적 투입을 위해 조직 재편이 필요했다”며 “그 결과 일부 직무가 축소·변경·신설되는 불가피한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단순한 인력 감축을 넘어, 노바티스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효율 중심 운영 모델’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글로벌 제약업계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구조조정 흐름과 맞물리며, 향후 전략적 방향성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노바티스의 인력 구조조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심혈관 사업부 개편 과정에서 426명의 직원을 줄였으며, 그 배경에는 블록버스터 약물 엔트레스토(Entresto)의 특허만료 가능성과 새로운 심혈관 치료제의 성장세가 자리 잡고 있었다.

앞서 2024년 11월에도 면역질환 치료제 졸레어(Xolair)와 항암제 병용요법 타핀라(Tafinlar)·멕키니스트(Mekinist) 관련 영업조직에서 139명이 감원됐다. 불과 몇 달 간격으로 반복된 구조조정은 노바티스가 얼마나 치밀하게 비용 구조를 관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노바티스는 2022년 항암제와 일반의약품 부문을 통합하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회사의 최종 목표는 2027년까지 매출 대비 핵심 영업이익률 40%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다. 2025년 상반기에는 이미 42.1%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1%포인트 상승했다.

회사는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운영 방식을 지속적으로 조정해 혁신 의약품을 환자에게 신속히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감원과 재편은 단기적인 위기 대응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 전략과 직결돼 있다는 것.

이러한 행보를 보여주는 것은 노바티스만이 아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 전반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화이자(Pfizer)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수요 감소에 따라 2023년 말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당시 수천 명의 인력이 감축되었으며, 이는 연간 수십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한 조치였다.

GSK 역시 백신·항암제 포트폴리오에 집중하기 위해 일부 연구 조직을 정리하고, 유럽 현지 법인을 재편했다. 특히 ‘탈(脫)비핵심 사업’ 전략을 강조하며, 생산공정 자동화 투자와 인력 최적화를 병행했다.

바이엘(Bayer)는 농업·의약·소비자건강 부문을 아우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CEO 교체와 함께 R&D 및 관리직 인력을 줄이며 2026년까지 수십억 유로의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빅파마가 일제히 구조조정과 효율성 제고에 나서는 이유는 단순하다. 특허만료, R&D 경쟁 격화, 고물가·고금리 환경, 공급망 불안이라는 복합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기존의 비용 구조로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노바티스의 행보에는 차별화된 지점도 있다. 화이자와 바이엘이 ‘비용 절감’에 방점을 찍는 반면, 노바티스는 이를 ‘효율적 성장 기반 마련’으로 명시했다. 단기적 비용 절감을 넘어, 혁신 의약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집중과 R&D 투자 여력 확보가 목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노바티스는 항암제, 심혈관·면역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글로벌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유망한 바이오텍과의 협업·인수합병 움직임도 잦아졌다. 이는 단순히 인건비를 줄이려는 목적이 아니라, “효율화된 조직 구조 속에서 신약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바티스의 연이은 감원이 단기적으로는 내부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혁신 신약 집중 전략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도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들이 공통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현 상황에서, 노바티스의 선택은 업계 전반의 방향성을 반영하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결국 노바티스의 반복된 구조조정은 기업 내부 문제라기보다, 글로벌 제약산업이 직면한 공통 과제를 풀어가는 과정의 일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칼바람’ 속에서도 회사는 “환자에게 더 많은 혁신적 치료제를 제공하겠다”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하며, 구조조정의 명분을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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