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누리X민텔] 노화 관리 , ‘안티에이징’서 ‘롱제비티’로
[화장품신문 창간33주년 특집] 효능 중심 K-뷰티, 새로운 성장 기회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9-04 06:00   수정 2025.09.04 06:01

글로벌 노화 관리 시장의 화두가 바뀌고 있다.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던 ‘안티에이징(Anti-aging)’이라는 용어는 점차 힘을 잃고 있으며, ‘슬로우에이징(Slow aging)’과 ‘롱제비티(Longevity)’ 같은 긍정적이고 과학적인 개념이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은 3일,  향후 2~3년간 시장이 단순한 외모 개선을 넘어 건강한 삶과 장수, 웰니스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APAC 지역 안티에이징 신제품 중 ‘슬로우 에이징’ 페이셜 스킨케어 비중 추이(2019~2024) ⓒ민텔

‘웰에이징’ ‘프로에이징’도 부상 

전통적으로 가장 널리 쓰였던 안티에이징은 점차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민텔에 따르면 인도 시장에서 2019년 20%였던 안티에이징 신제품 비중이 2024년 16%로 줄었다. 기능을 나타내는 표현도 단순 주름 개선이나 미백보다는 '콜라겐 증가' '탄력 강화' 등으로 세분화되는 추세다.

대신 소비자와 브랜드가 주목하는 개념은 '롱제비티(longevity)'다. 세포 수준의 관리, 웰니스, 수명 연장 등 보다 적극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을 강조한다. 실제로 인도 시장에선 최근 1년간 롱제비티 관련 소셜미디어 언급량이 급증했으며, 글로벌 브랜드들도 이 개념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민텔은 "롱제비티는 앞으로 2~3년간 글로벌 시장의 주요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슬로우 에이징'은 노화의 속도를 늦춘다는 개념으로, 예방 중심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하다. 식습관·수면·운동 등 전반적 라이프스타일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안티에이징 신제품 중 '슬로우 에이징' 관련 클레임이 2019년 0%에서 2024년 69%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비중은 작지만 새로운 개념들도 부상하고 있다. '웰에이징(well-aging)'이나 '프로에이징(pro-aging)'은 '나이듦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건강하게 관리한다'는 개념으로 통한다. 다만 실제로 신제품에 이 용어들이 사용되는 비율은 1% 미만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까지 소비자와 브랜드 모두에게 의미 전달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화장품신문이 창간 33주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국내 시장은 글로벌 시장과는 차이가 있었다. 슬로우 에이징과 함께 안티에이징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타깃 연령층에 따라 고연령층을 대상으로 할 경우 안티에이징을 많이 내세우고 있다. 이미 노화가 진행된 상황에서 ‘노화를 더디게 한다’는 슬로우 에이징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대신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제품들은 ‘미리 관리해 노화 속도를 늦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슬로우 에이징을 쓰는 편이다.  

민텔은 안티에이징을 대체할 새로운 용어들을 토대로, 앞으로 노화 관리 시장이 '포지티브 내러티브'로 전환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롱제비티는 신흥시장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세분화·개인화, AI 기반 혁신으로 확장

최근의 소비자는 단순히 주름만 완화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탄력 강화, 콜라겐 증가, 항염증, 항산화 등의 복합적인 효능을 원한다. 이에 따라 브랜드는 포뮬러를 더욱 정교하게 설계하고, 다양한 피부 고민을 겨냥한 제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민텔은 향후 2~3년간 노화 관리 시장이 기술적 진화를 동반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일 기능 개선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 요구에 따라 세분화와 개인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AI 기반 피부 진단과 맞춤형 포뮬러 개발이 차별화의 핵심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민텔은 세포·분자 수준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별 피부 상태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안하는 기술적 혁신이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방적이고 홀리스틱한 접근도 강화된다. 홀리스틱 뷰티는 피부는 물론 라이프 스타일 전체를 조율해 노화를 늦추고 건강하게 나이 들도록 돕는 것을 뜻한다. 민텔은 ‘보이기 위한 안티에이징’에서 벗어나 식습관,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라이프 스타일까지 포괄하는 ‘건강한 노화 관리’가 소비자 선택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노화 관리 개념은 스킨케어를 넘어 헤어케어, 보디케어, 색조화장품, 서플리먼트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민텔은 이러한 카테고리 다변화가 시장의 외연을 넓히며,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K-뷰티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텔 관계자는 "노화 관리 시장이 아시아태평양, 특히 한국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슬로우 에이징, 웰에이징 등의 개념은 기능과 효능 중심 K-뷰티와도 높은 친화성을 갖기 때문에 K-뷰티 기업에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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