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장수 시대’를 맞아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아름답게 오래 사는 것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뷰티 산업에선 노화 관련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약업신문 자매지 화장품 신문이 창간 33주년을 맞아 설문 조사한 결과 국내 뷰티 업계도 노화 관리 화장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으나 이에 대한 대비는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화에 대한 인식, 노화 관련 제품 개발 계획, 노화 관련 용어 등에 대해 조사한 이번 설문조사엔 뷰티 관련 전문가 및 종사자 240명이 참여했다.
향후 2년 내 피부 노화 관리 화장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응답자의 91.7%가 높게 봤다. 57.1%는 ‘매우 높다’, 34.6%는 ‘다소 높다’고 답했다.
그러나 관련 투자 수준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절반 이상이 관망 상태에 머물러 있다.
기술 투자와 직접 관련이 있는 응답자 173명 중 49.1%는 “트렌드는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구체적 계획이 없다”고 답했고, 12.7%는 “검토는 하나 우선순위는 낮다”고 밝혔다. ‘적극적으로 연구 중’이라는 응답은 30.1%, ‘추가 투자 계획이 있는 경우’는 8.1%였다.
현재 피부 노화 관련 제품을 아예 생산하지 않는 곳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17.7%는 ‘해당 제품이 없다’고 밝혔으며, 4%는 ‘축소했다’고 했다. 29.7%는 ‘현재 비중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확장했다’(48.6%)는 응답은 절반 이하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화장품 산업의 외형은 매우 커졌지만 기초 체력은 약해지고 있다”면서 “노화 등 긴 호흡이 필요한 연구나 제품 개발에는 한발 물러서 있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성신여대 뷰티융합대학원 김주덕 원장은 31일 “수출은 몇 년째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화장품 산업 구조는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근본적인 기술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K-뷰티 수출 붐에 한몫하고 있는 뷰티 인디브랜드와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연구소를 갖추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장기 프로젝트엔 투자할 여력이 없다. 소비자들이 당장 필요하고 이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을 재빠르게 만들어 수출하는 현재의 공식으로는 K-뷰티 붐을 오래 지속시키기가 힘들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18일부터 25일까지 8일 동안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등 공공기관 및 대한화장품 협회 등 관련 단체 회원, 브랜드사·OEM·ODM 등 화장품 기업 종사자, 대학교 뷰티관련학과 교수, 화장품 전문 유통 채널 및 마케팅사 종사자, 화장품 기업 출입 기자 등이 참여했다. 구글폼으로 설문지를 보내 회신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연령대는 20대 15.0%, 30대 29.2%, 40대 31.3%, 50대 17.9%, 60세 이상 8.8%였다. 응답자 240명 중 노화 관련 제품을 직접 기획 제작하는 응답자는 173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