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열풍 속에서도 커지는 '럭셔리 뷰티 시장'

루이비통도 진출… 립스틱 22만원 초고가 전략

▲ 루이비통이 오는 29일 출시하는 ‘LV 루즈’(왼쪽)와 프라다 뷰티가 지난 22일 출시한 핸드크림. ⓒ각 사

명품 패션 브랜드들이 뷰티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럭셔리 뷰티 수요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루이비통이 뷰티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루이비통의 첫 뷰티 컬렉션인 '라 보떼 루이 비통(La Beauté Louis Vuitton)'은 국내에선 오는 29일 첫 선을 보인다. 루이비통 뷰티는 세계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팻 맥그라스(Pat McGrath)가 맡았다.

이번 컬렉션은 립스틱·립밤·아이섀도 등 3개 카테고리로 구성됐다. 립스틱인 ‘LV 루즈’는 루이비통 이니셜 LV가 로마 숫자 55를 의미한다는 점에 착안해 총 55가지 색상으로 선보인다. 립밤 ‘LV 밤’은 10가지 색상으로, 아이섀도 팔레트 ‘LV 옴브레’는 4가지 색으로 구성된 8종이 출시된다.

립스틱 1개 가격은 160 달러(약 22만원), 아이섀도 팔래트는 250 달러(약 35만원)다. 에르메스 립스틱이 9만8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루이비통 뷰티는 기존 명품 뷰티 브랜드들 중에서도 최고가 수준이다.

럭셔리 패션 하우스의 뷰티 진출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셀린느는 지난해 '셀린느 보떼' 라인을 선보였다. 11월 립스틱 '루주 트리옹프(Rouge Triomphe)' 1개 색상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2월엔 15가지 컬러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셀린느 립스틱의 가격대는 9만7000원으로, 루이비통 제품보다는 낮으나 럭셔리 뷰티 라인에선 높은 가격대로 평가받는다.

이보다 앞서 국내에 진출한 프라다 뷰티 역시 점차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2023년 첫선을 보였던 프라다 뷰티 라인은 지난해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열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인천공항 면세점 등에 차례로 입점하며 국내 확장에 나섰다. 라인업은 스킨케어 향수 메이크업까지 포진돼 있다. 립스틱 한 개의 가격은 6만원. 지난 22일 프라다 뷰티는 핸드크림을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출시하기도 했다. 핸드크림의 가격대는 8만원이다.

돌체앤가바나는 색조와 향수 중심이던 기존 라인업을 지난 3월 스킨케어까지 확장하며 뷰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돌체앤가바나는 2026년까지 뷰티 부문 매출을 현재의 세 배 수준인 약 3억 유로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해 지난해 약 1억5000만 유로 규모의 투자도 확보한 상태다.

마르니는 글로벌 뷰티 기업 코티(Coty)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부터 향수 및 메이크업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아직 제품 출시 전 단계지만, 브랜드 세계관을 뷰티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브랜드 측은 밝혔다.  

이처럼 명품 브랜드들이 고가의 럭셔리 뷰티 라인을 출시하는 이유는 뷰티 사업이 단기 수익성과 브랜드 접점 확장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전략적 카테고리기 때문이다.

럭셔리 뷰티 브랜드와 제품을 수입 유통하는 신세계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최근 경기 둔화에도 럭셔리 뷰티 카테고리 매출은 오히려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고가이되 접근 가능한' 럭셔리 뷰티 수요가 탄탄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돌체앤가바나 뷰티는 향수와 메이크업 라인의 인기에 힘입어 매출이 157% 늘었고, 이탈리아 헤어케어 브랜드 다비네스(Davines)는 '에너자이징 샴푸'(12만원대)가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올해 매출이 42% 증가했다.

특히 고가 니치향수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엑스니힐로(EX NIHILO)는 올해 국내 매출이 전년 대비 120% 증가했으며, 메모 파리(MEMO PARIS) 역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